
수원이 정규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다 꺼진 듯 보였던 잔류의 불씨를 살려냈다.
8일 오후 3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는 ‘하나원큐 K리그1 2023’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포항 스틸러스의 33라운드 경기가 펼쳐졌다. 정규라운드 마지막 경기로 치러진 경기에서 수원은 전반 터진 김주찬의 결승골을 지켜내며 강호 포항에 1:0으로 승리, 5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구단 역사상 최초로 강등 위기에 처한 수원에겐 쉽지 않은 경기였다. 수원은 김병수 감독 경질 후 염기훈 대행체제로 치른 32라운드 경기에서도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다. 최근 5연패에 홈에서도 3연패였고, 포항과의 시즌 상대전적도 1무 1패로 열세였다. 카즈키-이종성-김보경이 2경기 연속 중원을 책임진 가운데 바사니와 뮬리치가 오랜만에 선발로 출전해 김주찬과 호흡을 맞췄다.
포항의 상황은 수원과 상반됐다. 최근 10경기 무패를 달리면서 리그 1위 울산에 승점 8점 차로 따라붙었다. 원정 7경기 연속 무패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연승을 달리면서 트레블(리그, ACL, FA컵 우승)을 향한 항해를 순조롭게 이어가고 있었다. 김기동 감독은 시즌아웃된 완델손의 왼쪽 측면을 박승욱으로 대체한 가운데 박찬용-하창래-신광훈으로 포백을 구성했다. 2선 고영준의 빈자리에는 김종우가 나섰고, 최전방에는 이호재가 선발로 출전해 시즌 7호골을 노렸다.
전반 초반 수원은 라인을 내려 수비에 집중하며 역습을 노리는 신중한 경기를 펼쳤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볼 점유율은 포항이 높게 가져갔다. 그러나 전반 13분 김종우의 헤더가 첫 번째 유효 슈팅일만큼 수원의 수비망을 시원하게 돌파해내지 못했다.
수세적인 경기운영을 펼치던 수원의 공격 활로는 영건 김주찬이 뚫어냈다. 김주찬은 전반 22분 바사니가 가슴으로 연계한 패스를, 지체없는 감아차기 슈팅골로 완성시킴으로써 수원의 리드를 가져왔다. 김주찬의 시즌 3호골이었고, 수원은 1:0으로 앞서나갔다. 기세를 올린 수원은 이후에도 역습을 통해 추가 득점을 노렸지만, 뮬리치와 바사니의 마무리 슈팅이 포항 수비진에 막혔다.
후반 포항은 제카와 김인성을 투입하며 반격을 예고했다. 그러나 강등과 5연패 탈출이 급선무인 수원의 공세가 더 매서웠다. 후반 시작 후 3분 동안 뮬리치와 박대원이 3차례나 유효 슈팅을 만들어내면서 포항 골문을 위협했다. 포항도 후반 9분 오베르단의 크로스가 수원 수비진과 골키퍼 사이를 갈랐지만, 김승대가 슈팅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면서 동점 기회를 놓쳤다. 후반 13분에도 홍윤상에게 골키퍼와의 1:1 찬스가 주어졌지만, 슈팅이 골대를 외면했다. 설상가상 포항은 오베르단의 부상 이슈마저 발생했다.
수원은 포항의 공세를 잘 막아내며 1점차 리드를 지켜나갔다. 고승범, 전진우와 아코스티, 안병준 카드를 순차적으로 사용하면서 공격진의 활력도 끊임없이 유지했다. 후반 추가시간 이종성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경기 막바지 위기를 맞이했지만, 포항이 남은 시간 동점골을 터뜨리지 못하면서 승리를 지켜냈다. 포항은 후반 30분 김승대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불운과 후반 41분 홍윤상의 슈팅이 양형모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면서 무릎을 꿇었다. 수원과 포항의 시즌 3번째 맞대결은 수원의 1:0 승리로 종료됐다.
5연패 끝 승리를 거머쥔 수원은 승점 25점을 달성하며 이날 패한 11위 강원(승점 26점)에 승점 1점차로 따라붙었다. 파이널 B(7~12위)에서 치러지는 남은 5경기를 통해 최하위 탈출과 승강 플레이오프(10~11위) 자리를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수원에 덜미를 잡힌 포항은 리그와 ACL, FA컵을 통해 이어온 13경기 연속 무패행진이 종료됐다. 인천과 무승부를 기록한 울산과의 승점 차(9점)가 더 벌어지면서 리그 우승 도전의 여정은 더욱 험난해졌다.
33라운드 경기를 마지막으로 ‘하나원큐 K리그1 2023’의 정규라운드가 종료됐다. 우승팀과 강등팀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가운데 K리그는 2주간의 A매치 휴식기를 가진다. 파이널 A(1~6위)와 파이널 B(7~12위)로 나뉘어서 치러지는 스플릿 라운드 경기는 10/21(토) 재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