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이 ‘동해안 더비’에서 승리하며 리그에 적수가 없음을 재확인시켰다.
8일 오후 6시 포항 스틸야드에서는 ‘하나원큐 K리그1 2023’ 21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 현대의 경기가 펼쳐졌다. 스틸야드가 시즌 2번째 매진을 기록할만큼 팬들의 관심을 모은 경기였다. 울산은 전반에 터진 주민규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내면서 1:0으로 승리, 포항 홈 팬들을 침묵시켰다.
통산 176번째 맞대결이자 리그 1, 2위 팀 간의 격돌이었다. 김기동 감독과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 맞붙은 양 팀의 전적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까지 포함하면 9전 3승 3무 3패로 팽팽했다.
리그 2위인 홈 팀 포항은 홈 6연승(FA컵 포함)을 노렸다. 부상에서 복귀한 고영준이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백성동도 벤치에서 출격을 대기했다. 김승대와 김인성은 좌우 측면에 포진해 최전방 제카를 지원했다.
최근 4연승의 울산은 선두를 굳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리그 득점 1위 주민규와 바코가 동시에 나선 공격진에 7경기만에 선발로 출전한 루빅손도 힘을 보탰다. 3선은 김민혁과 박용우가 배치됐고, 원 소속팀에 복귀한 김지현과 이동경은 교체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반 분위기의 선순환을 만든 팀은 울산이었다. 울산은 전반 6분 조현우 골키퍼가 포항 김인성과의 1:1 찬스에서 슈퍼세이브를 해내면서 실점 위기를 넘겼다. 위기를 넘기자 기회가 찾아왔다. 전반 23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설영우의 크로스가 주민규의 감각적인 위치 선정 후 간결한 터치 골로 완성됐다. 주민규의 시즌 11호이자 득점 단독 선두를 알리는 골이었고, 울산은 1:0으로 앞서나갔다. 실점한 포항은 전반 남은 시간 고영준의 슈팅과 김준호의 프리킥 기회를 통해 만회골을 노렸지만, 울산 조현우 골키퍼의 선방에 재차 막혔다.
후반 포항은 백성동 교체 인으로 반격을 예고했다. 울산도 이청용을 투입함으로써 리드하고 있는 경기의 템포 조절에 나섰다.
후반 포항의 반격은 거셌지만, 울산의 조현우 골키퍼의 선방은 후반에도 빛을 발했다. 후반 15분 고영준의 크로스에 이은 백성동의 다이렉트 슈팅을 막아낸 조현우 골키퍼는 후반 17분 제카의 헤더마저 선방해 내면서 무실점을 지켜냈다.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한 루빅손의 활동량도 돋보였다. 포항 완델손의 돌파를 허용하지 않으면서, 울산의 왼쪽 측면으로부터의 시작되는 공격 루트를 사전에 차단했다.
운도 따라줬다. 후반 26분 포항 그랜트의 중거리 슈팅이 수비수 맞고 굴절되면서 울산 골문으로 향했지만, 골대를 맞으면서 실점 위기를 넘겼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29분 바코와 주민규를 빼고 김지현과 조현택을 투입하면서 승리 굳히기에 돌입했다. 후반 36분에는 정승현 교체 카드로 중앙수비수 3명을 동시 가동하는 철통 방어 전략을 펼쳤다.
포항은 후반 터프한 수비를 펼치면서 울산의 추가 득점 시도는 막아냈다. 그러나 한찬희, 김용환 교체카드가 성공하지 못하고, 이호재-제카의 높이는 울산 수비진에 막히면서 1점의 벽을 깨지 못했다. 경기는 전반 선제골을 지켜낸 울산의 1:0 승리였다.
리그 5연승을 질주한 울산은 승점 53점을 기록하면서 1위 독주체제를 더욱 공고히 했다. 2위 포항과의 승점 차는 16점으로 조기 우승을 통한 리그 2연패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올 시즌 포항과의 라이벌전도 1승 1무로 주도권을 쥐었다.
울산을 꺾지 못한 포항은 스틸야드 5연승이 중단됐다. 울산과의 승점 차가 더 벌어지면서 남은 리그 경기에서 우승 추격에 더욱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김기동 감독의 ‘동해안 더비’ 성적도 6승 3무 7패의 열세로 전환됐다.
두 팀은 이틀을 쉬고 22라운드 주중 경기를 치른다. 울산은 12일(수) 홈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한다. 9라운드 인천 원정에서는 1:0으로 승리한 바 있다. 같은날 포항은 수원 원정에 나선다. 포항도 수원과의 9라운드 맞대결 승리로 시즌 상대전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