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푸르고 차가웠던 울산 팬들의 분노
"아 이런말 해도 돼나 모르겠는데……" 10일 문수경기장에서 수첩과 녹음기를 들이댈 때마다 들은 문구다. 놀랍게도 마치 사전에 짠 것처럼 관중 셋 중 하나는 이렇게 운을 뗐다. 뒤이어 나온 내용도 비슷했다. '욕이 절로 나온다'였다. 홍명보 감독 사태에 대한 팬들의 느낌이다. 이날 문수를 찾은 취재진의 관심사는 크게 두 가지였다. 한 가지는 홍 감독의 입장 발표였고, 다른 하나는 울산 팬들의 반응이었다. 부슬비 속에 경기장을 찾은 울산의 팬들은 겉보기엔 여느 리그 일정과 다를 게 없었다. 모두 축구라는 축제를 즐기러 왔고, 좋아하는 팀을 응원하러 왔으며, 구단에서 마련한 다양한 이벤트를 만끽했다. 궂은 날씨, 평일 저녁 경기임에도 푸른색으로 경기장을 메웠다. 하지만 기자가 질문을 던지면 알 수 있었다. 팬들의 마음속엔 홍 감독과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차가운 분노가 자리했다. "차라리 (구단에 남겠다는)말이나 하지 않았으면 모르겠는데, 이건 사람대 사람으로 아주 무시를 당한 것과 같습니다" "뒤통수를 크게 맞은 기분이고, 욕 말고는 할 말이 많지 않네요" "팬
- 울산=김순백 기자
- 2024-07-11 0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