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만큼 참았다. K리그 팬들이 말이다. 특히 울산 팬들의 분노는 기자로서도 감히 짐작기 어렵다(10일 문수경기장에서 확인할 생각이다). 대한축구협회(축협)의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을 둘러싼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이미 많은 언론인들과 방송인, 몇몇 관계자들이 지적하고 있는, 협회의 감독 선임 과정에 말을 보태진 않으려 한다. 굳이 기자가 졸필을 써가며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축협이 리그를 대하는 태도다. 본격적인 논란은 협회가 치열한 선두 경쟁 중인 울산 HD 호랑이의 홍명보 감독을 사실상 강탈하면서 시작됐다. 최종적으론 홍 감독의 선택이 있었다지만, 애초에 한창 시즌 중인 리그 감독을 빼오겠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다. 협회의 이 폭력적 발상은 사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전북 팬들 중엔 2012시즌, 최강희 감독을 한차례 빼앗긴 바 있다. 외국인 감독 후보군을 활용한 언론 플레이, 불투명한 선임 과정, 석연찮은 설명……데자뷔라기 보다는 재연에 가까워 보인다. 취임 기자 회견에서 전북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까지 리그로 돌아간 최 감독의 후임은 우연히도 홍 감독이었다. 협회가 리그, 리그 팬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이임생 이사
위스키 같은 매치다. 매년 숙성을 거듭하면서 그 향기가 깊어진다. 12일 열렸던 울산 현대 호랑이와 포항 스틸러스의 157번째 라이벌 전, '동해안 더비' 이야기다. 정규리그를 우승하며 자신들의 시대를 선언한 울산과, 모든 악조건을 돌파하면서 FA컵을 들고 돌아온 두 챔피언의 격돌이었다. 한국 프로축구사에 존재하는 가장 유서 깊은 전쟁은 동해안 더비다. 관점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겠으나 1984년을 그 시작으로 본다. 그럼에도 한때 리그를 대표하는 빅 매치는 수도권에서 벌어지는 FC서울과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슈퍼매치'였다. 이제는 꽤 많이 알려졌지만 동해안 더비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크게 다뤄지지 않았다. 매체 주목도부터 관중 수까지, 동해안 더비는 그 그늘에 가려져 있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무시무시한 기세로 리그를 집어삼킨 울산과, 경이로운 저력을 매번 보여주며 끝없이 선두를 위협한 포항의 선전은 동해안 더비로 단숨에 스포트라이트를 끌어왔다. 그 배경엔 더비의 중요성을 실감한 양 팀 프런트의 꾸준한 홍보 노력, 축구의 신이 손을 쓰기라도 한 듯한 극적인 순간들, 그리고 양 팀 팬들의 뜨거운 지지가 있었다.
분노한 독자들이 계시다면 먼저 사과드린다. 혹시라도 대한축구협회(축협) 관계자분들이 실수로 누르기를 바라면서 제목을 썼다. 기사 제목이다 보니 조금 줄여서 오해가 있었다. 대한축구협회의 해체에 준하는 쇄신을 응원한다. 언론사를 표방하면서 어떻게 이런 수준 낮은 말장난을 칠 수 있냐고 묻거든, 고개를 들어 축협을 보게 하라. 카타르 월드컵 16강을 자축하는 의미로 (16강을 못 가게 할 뻔했던 이들을) 용서했다. (1차 가해가 없었던 피해자들의) 2차 가해를 막기 위해 가해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차라리 말장난이었으면 했다. 상상을 초월할 만큼 거대한 사건이며, 이미 많은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었기에 얼마간 신중히 사태의 추이를 지켜봤다. 그러나 반전은 없었기에 작은 목소리나마 보태야 한다고 판단했다. 본 사설의 주제가 생략됐지만 축구팬들은 모두 알고 있으리라 믿고 적었다. 지난 28일 있었던 기습적인 승부조작범 사면 이야기다. 축협은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열고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은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등 100명을 사면하기로 의결했다. 명분은 축구계 대통합이다. 영구 제명된 가해자들을 여전히 축구
주말에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수원FC 서포터즈 <리얼크루>와 수원FC 구단 사무국이 만나 오해를 풀었다고 했다. 수원시 담당자의 공식적 사과가 있었고, 그 뒤 최순호 단장과 사무국장, 서포터즈 운영진 등이 편한 자리에서 소통했다는 소식이다. 모든 것이 잘 끝난 것처럼 보였지만, 여러 일이 동시에 얽히다 보니 본질이 조금 흐려졌다. 그래서 기자는 한 가지, 바로 이번 사태의 '본질'을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간단히 사건부터 정리해보자. 리얼크루와 수원FC를 운영하는 수원시의 마찰은 지난 시즌 단장 교체설부터 시작됐다. 수원시는 김호곤 단장 재계약 불발에 대해 팬들을 이해시키는데 실패했다. 신임 최순호 단장이 소통을 약속하고 나서기까지, 리얼크루는 팬들을 대표해 1인시위, 트럭시위 등을 통해 강한 불만을 표했다. 여기까지 읽은 축구팬들은, '뭐야, 흔한 K리그 팬과 구단과의 마찰이잖아?'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 실제 그랬다. 세계 어디든 구단과 팬들의 사이가 마냥 좋겠는가. 하지만 그 과정에서 리얼크루가 격분할 만한 포인트가 분명히 존재한다. 바로 '어용 단체' 발언이다. '
올스타전이 K리그 최고의 축제다운 즐거움을 선사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경기 전 제기된 우려들, 뜻밖의 기상악화까지 생각하면 여러모로 '기대 이상'이다. 13일 열린 팀K리그와 토트넘 홋스퍼의 '쿠팡플레이 시리즈' 이벤트 경기에서 성공 요인, 그리고 아쉬웠던 점들을 <풋볼먼데이>가 꼽아봤다. 성공 요인 1 : 프로다웠던 선수들, 그리고 경기내용 수많은 리그 팬들은 3년 전의 유벤투스 초청 경기에 좋지 않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날 경기는 K리그 올스타의 훌륭했던 경기력, 한 사람을 제외한 유벤투스 스타들의 멋진 플레이와 좋은 팬 서비스를 남기지 못했다. '크리스티아노 호날두 노쇼'라는 여러모로 뒷맛이 나쁜 기억만 새겼다. 해외 유명 팀 초청경기가 안고 있을 수밖에 없는 위험요소가 좋지 않은 방식으로 터져버린 선례였다. 토트넘은 달랐다. 손흥민의 존재 여부도 영향이 있었겠지만, 여유 있는 일정으로 입국해 훈련하고 관광을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가 시작되자 최선을 다하면서도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토트넘의 맷 도허티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국은 휴가로 또 오고 싶은 곳"이라는 멘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