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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의 코너플래그] 라스트 댄스

K리그의 한 해가 최종전까지 이르렀습니다. 축구 팬들에게는 아쉬움이 가득한 마무리의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매년 반복되지만 이 순간은 언제나 특별한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경기장마다 응원가와 함성이 가득했던 그라운드는 이제 조용히 라스트 댄스, 마지막 춤사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라스트 댄스’라는 표현은 미국 문화에서 기인합니다. 미국의 중고등학교 졸업생들은 졸업식이 다가오면 마지막 무도회, 이른바 ‘프롬 파티(Prom party)’를 엽니다. 졸업식을 마친 학생들은 이제 각자의 길로 흩어지지만, 그전에 함께하고 싶은 이성에게 마지막 춤을 청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주어집니다. 그 춤은 단순한 춤이 아니라, 졸업 후에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를 상대와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 나누는 자리입니다. 스포츠에서는 이 ‘라스트 댄스’가 단순히 기회를 잡는 것을 넘어 선수로서의 마지막을 의미하는 상징적인 단어로 사용됩니다.

 

오늘은 선수의 프로필을 먼저 공개합니다. 

 

울산 HD FC(2023.12~)

 

울산현대축구단 (2022.1~2023.12)

 

FC 서울 (2015.3~2022.1)

 

알 샤밥 (사우디아라비아 / (2014.10~2015.2)

 

제20회 브라질 월드컵 국가대표 (2014)

 

왓포드 FC (잉글랜드) 임대 (2014.2~2014.5)

 

스페인 비고시 명예대사 (2013.4)

 

셀타 데 비고 (스페인) 임대 (2012.9~2013.6)

 

제30회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 국가대표 (2012)

 

아스날 FC (잉글랜드 / 2011.8~2014.6)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국가대표 (2010)

 

제19회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국가대표 (2010)

 

AS 모나코 FC (모나코 / 2008.9~2011.8)

 

제29회 베이징 올림픽 남자 축구 국가대표 (2008)

 

동아시아연맹 축구선수권대회 국가대표 (2008.2)

 

AFC 아시안컵 국가대표 (2007.6)

 

제15회 도하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국가대표 (2006)

 

제18회 독일 월드컵 국가대표 (2006)

 

FC 서울 (2005~2008.9)

 

아시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국가대표 (2004)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국가대표 (2003~2005)

 

그렇습니다. 여러분들이 아시는 울산 HD 호랑이 소속의 박주영 선수입니다. 

 

지난 11월 10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FC 서울과 울산 HD의 경기가 열렸습니다. 이날 플레잉 코치인 박주영 선수가 전반 32분경 녹색 그라운드를 밟았습니다. FC 서울에서의 코치직 제안을 고사하고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울산 HD로 이적한 박주영 선수의 선수로서의 마지막 경기의 첫 발자국이었습니다. 2000년대 한국 축구의 한 획을 그은 그의 '라스트 댄스'는 그 자체로 뜻깊은 순간이었습니다. 

 

그라운드를 졸업한 그는 이제 그 만의 길로 향할 것입니다. 하지만 팬들과 함께 나눈 마지막 순간은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박주영 선수가 걸어온 희로애락의 순간을 떠올리며 우리는 그에게 진심 어린 박수를 보냅니다. 그의 경력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무대가 그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른 그라운드에서 새로운 역할로 다시 만나게 될 그를 기대하며 응원의 마음을 보탭니다. 이제 그의 마지막 춤은 마무리되었지만, 이별은 곧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하니까요.

 

축구라는 이름 아래, 무대 밖에서도 또 다른 방식으로 빛날 박주영 선수의 다음을 함께 응원해 봅니다.

 

#. 에필로그

 

*축구에서 ‘사랑’은 다양한 이름을 지닙니다. 

 

 ‘사랑’에는 여러 이름들이 있습니다. 기쁨, 즐거움, 희망과 같은 밝은 이름도 있지만, 그리움, 아쉬움과 같은 이름도 있습니다. 모두 사랑하기에 붙여진 이름들입니다. 그라운드 위에서 땀을 흘리며 얻은 기쁨과 즐거움, 그리고 팀을 향한 팬들의 희망이 사랑의 한 형태라면, 선수와 팬 모두에게 남겨지는 그리움과 아쉬움 또한 사랑에 속하는 감정일 것입니다. 플레이 하나하나에 평가를 받는 선수들의 숙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의 팬으로서, 그의 플레이를 사랑했던 박주영 선수의 '라스트 댄스'가 더 감동적이었던 이유입니다.

 

*박주영 선수의 은퇴경기날은 2012 런던올림픽의 주역인 박주영, 이청용, 기성용 선수가 한 자리에서 경기를 한 날이기도 합니다. 감회가 새로운 현장이었습니다. 

 

*수원FC위민스의 심서연 선수의 '라스트 댄스'도 있었습니다. 심서연 선수의 앞으로의 행보에도 응원하며 좋은 모습 기대하겠습니다. 

 

오늘은 '사람별하트'에 수록된 시 <꽃이란>을 보냅니다. 

 

<꽃이란>

 

                                     김승현

 

1.

 

시들지 않는 꽃은 

 

꽃이 아니다

 

떨어지지 않는 꽃도

 

꽃이 아니다

 

영원할 것 같던 아름다움도

 

꽃이기에

 

아름답게 시들고 떨어져야 한다

 

너도 그래야 한다

 

나도 그래야 한다

 

너도나도 꽃이기에

 

향기롭게 그렇게

 

2.

 

가끔은, 아쉽겠지만,

 

꼭 시들어야 꽃이 떨어지라는 법도 없다

 

센 바람에 나부끼다 떨어지기도

 

가지와 가지, 줄기와 줄기에 부딪히다 떨어지기도

 

종달새 지저귀다 놀란 날개짓에 투욱 떨어지기도

 

너도 그렇다

 

나도 그렇다

 

너도나도 꽃이기에

 

아쉬워도 그렇게

 

김승현 논설위원

 

제주 태생, 글과 축구를 사랑하는 예술인.

 

시집 『사람별하트』 저자

 

現) 아인스하나(주) 이사

 

現) (사)한국문인협회 제주지부 청년문학위원

 

現) 스토리에이지(주) 편집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