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란검정의 돛대가 잠시 부러졌다. 수많은 위기에도 절대 가라앉지 않을 것 같았던 인천이 결국 K리그2로 침몰했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10일 열린 2024 하나은행 K리그1 37라운드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는 대전하나시티즌에 1:2로 패했다. 같은시간 전북 현대 모터즈가 대구FC를 꺾으며 인천은 다음 시즌 다이렉트 강등이 확정됐다.
인천의 강등은 조금 더 특별하다. 유일하게 단 한 차례도 2부로 내려간적 없는 시민구단이다. 재정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와중에 늘 위기속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생존왕이다.
이번 시즌 역대급 강등 전쟁에선 그 생존왕조차 살아남는 데 실패했다. 거함 전북까지 내려와 벌어진 난장 속에서도 인천은 마지막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았지만, 지난 라운드가 두고두고 아쉬울 만 하다. 2점차의 11위 전북과의 맞대결이 허무한 무승부로 끝났다.

이날 경기에서도 이른 시간 대전의 마사와 안톤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일찌감치 끌려갔다. 전반 막판 제르소가 한 골을 만회하며 악착같이 따라갔지만 거기까지였다. 인천으로선 신들린듯한 선방을 펼친 대전 골키퍼 이창근이 야속할 만 하다.
경기 뒤 흥분한 대전 응원단의 함성을 뒤로하고 인천 선수단은 고개를 떨궜다. 팬들은 눈물을 흘리면서도 박수를 보냈다. 팀을 오랜시간 이끌었던 김도혁과 무고사는 눈물을 보였다.
팬들 앞에서 주장 이명주는 "내년에 꼭 우리가 있어야 할 자리로 돌려놓겠다"라고 약속했다.

한편, 인천은 다이렉트 승격 FC안양과 자리를 바꾼다. 인천의 강등으로 K리그1에서 강등을 경험해본 적 없는 팀은 이번에 승강 플레이오프로 향하는 전북과 울산 HD 호랑이, FC 서울, 포항 스틸러스 단 네 팀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