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빛이 시리다. 생사결의 밤이다.
리그의 31번째 달빛더비는 광주FC가 상위 스플릿 진출을 확정할 수 있는 기회이자, 대구FC가 강등권 탈출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생존전이다.
광주와 대구가 10월 4일 하나은행 K리그1 2025 32라운드에서 만난다.
리그1 스플릿 라운드까지 단 2경기만 남은 가운데 중위권 팀들이 살얼음판 위를 걷고 있다. 특히 광주FC가 그 중심에 서 있다. 광주는 11승9무11패(승점 42)로 6위에 올라와 있다.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이날 경기는, 홈팀 광주가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5위로 도약해 상위 스플릿에 진출할 수도, 반대로 7위로 가라앉아 하위 스플릿으로 확정될 수도 있는 아슬아슬한 상황서 열린다. 남은 두 경기에 운명이 달렸다.
광주는 시즌 내내 저조한 득점력(32골)이라는 약점을 안고 있었다. 그나마 아사니가 꾸준히 제 몫을 해내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아사니는 17경기에서 8골을 기록, 개인 통산 커리어 하이였던 2023년 시즌 기록을 넘어섰다. 그러나 최근 그가 팀을 떠나면서 공백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아사니가 빠진 이후 5경기에서 광주는 2승 2무 1패를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흐름을 보였지만, 경기당 평균 득점은 1점으로 떨어졌다. 특히 29라운드 수원전에서 다득점을 기록했을 뿐, 나머지 4경기에서는 1득점에 그쳤다. 남은 두 경기에서 이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광주의 상위 스플릿 진출 여부를 결정짓는 관건이다.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선수는 헤이스다. 헤이스는 2년 만에 친정팀으로 복귀해 올 시즌 8골 1도움을 기록하며 광주의 공격을 책임졌다. 또한, 30경기 출전, 3031분 소화로 팀 내 철강왕에 등극하며 공수에서 헌신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아사니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헤이스의 골 결정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아울러 수비진의 안정감은 광주의 또 다른 무기이다. 광주는 35실점으로 리그 4위에 오를 만큼 수비가 단단하다. 특히 변준수의 성장이 돋보인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주전 센터백으로 자리 잡은 그는 올 시즌 팀내 최다 패스를 기록하며 수비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원정팀 대구가 현재 리그 최하위에 머물고 있으며, 강등권 경쟁팀인 제주와의 격차는 단 8점 차다. 이번라운드는 11위 제주와의 격차를 좁힐 절호의 기회다. 이번 라운드를 기점으로 파이널 라운드에서 반전 드라마를 완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제주가 직전 경기에서 4명의 선수가 퇴장당하며 주축 전력(이창민, 송주훈, 안태현, 김동준)이 대거 이탈한 상황이다. 이번라운드 상대가 1위 전북이라는 점에서 제주가 승리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처럼 대구가 반전 드라마를 쓰기 위해 선수가 필요한 가운데 한 선수의 부활이 중요하다. 바로 부주장 정치인이다.
정치인은 2023시즌을 앞두고 김천 상무로 입대하면서 서서히 잠재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김천 소속으로 15경기에 나서 2골 1도움을 기록했다. 전역 후 하반기는 3골 3도움으로 강등권 탈출에 힘을 쏟기도 했다.
가능성을 보여준 정치인이 세징야, 에드가 노쇠화를 메꿔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재까지 아쉬움을 보여주고 있다. 성적은 24경기에 나서 3골 1도움에 불과하다. 정치인의 부활은 단순히 개인 기록 향상을 넘어 팀 전체의 분위기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이번 달빛더비는 그에게 시즌의 명예회복을 위한 마지막 기회다.
통합전적은 11승 9무 10패(광주기준)로 매우 팽팽했다. 최근 10번의 맞대결은 3승 4무 3패로 동률을 이뤘다. 이번 달빛더비는 광주의 상위 스플릿 진출 여부와 대구의 강등권 탈출 희망이 맞부딪히는 경기인 만큼,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