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만큼 참았다. K리그 팬들이 말이다. 특히 울산 팬들의 분노는 기자로서도 감히 짐작기 어렵다(10일 문수경기장에서 확인할 생각이다). 대한축구협회(축협)의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을 둘러싼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이미 많은 언론인들과 방송인, 몇몇 관계자들이 지적하고 있는, 협회의 감독 선임 과정에 말을 보태진 않으려 한다. 굳이 기자가 졸필을 써가며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축협이 리그를 대하는 태도다. 본격적인 논란은 협회가 치열한 선두 경쟁 중인 울산 HD 호랑이의 홍명보 감독을 사실상 강탈하면서 시작됐다. 최종적으론 홍 감독의 선택이 있었다지만, 애초에 한창 시즌 중인 리그 감독을 빼오겠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다. 협회의 이 폭력적 발상은 사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전북 팬들 중엔 2012시즌, 최강희 감독을 한차례 빼앗긴 바 있다. 외국인 감독 후보군을 활용한 언론 플레이, 불투명한 선임 과정, 석연찮은 설명……데자뷔라기 보다는 재연에 가까워 보인다. 취임 기자 회견에서 전북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까지 리그로 돌아간 최 감독의 후임은 우연히도 홍 감독이었다. 협회가 리그, 리그 팬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이임생 이사
분노한 독자들이 계시다면 먼저 사과드린다. 혹시라도 대한축구협회(축협) 관계자분들이 실수로 누르기를 바라면서 제목을 썼다. 기사 제목이다 보니 조금 줄여서 오해가 있었다. 대한축구협회의 해체에 준하는 쇄신을 응원한다. 언론사를 표방하면서 어떻게 이런 수준 낮은 말장난을 칠 수 있냐고 묻거든, 고개를 들어 축협을 보게 하라. 카타르 월드컵 16강을 자축하는 의미로 (16강을 못 가게 할 뻔했던 이들을) 용서했다. (1차 가해가 없었던 피해자들의) 2차 가해를 막기 위해 가해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차라리 말장난이었으면 했다. 상상을 초월할 만큼 거대한 사건이며, 이미 많은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었기에 얼마간 신중히 사태의 추이를 지켜봤다. 그러나 반전은 없었기에 작은 목소리나마 보태야 한다고 판단했다. 본 사설의 주제가 생략됐지만 축구팬들은 모두 알고 있으리라 믿고 적었다. 지난 28일 있었던 기습적인 승부조작범 사면 이야기다. 축협은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열고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은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등 100명을 사면하기로 의결했다. 명분은 축구계 대통합이다. 영구 제명된 가해자들을 여전히 축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