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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천안에 찾아든 ‘축구의 봄’ 

3299명 입장…역습만 나서도 ‘환호성’
부산에 2:3 패배…첫승은 다음 기회에

1일 천안시티FC의 K리그2 합류 후 첫 홈경기가 열린 천안종합운동장 서측. ⓒ풋볼먼데이

 

유관순 열사의 자취가 짙게 남은 충청남도 천안시민들에게 3월 1일은 꽤나 특별한 날이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또 다시 천안시민들은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특별한 1일을 맞이했다. 조금은 쌀쌀한 봄날, 천안시티FC(천안)의 K리그 ‘입학식’이 있는 날이었다.

 

12시. 천안종합운동장 주변에 사람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냈다. 천안의 프로 첫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서다.

 

천안의 전신인 천안시청축구단은 지난 2008년부터 실업축구 내셔널 리그의 멤버였다. 이후 지난 2020년 부터는 K3리그에서 천안시축구단이라는 이름으로 참가했다.

 

2019년 천안시가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를 유치하면서 프로화를 추진, 올해 그 결실을 맺었다. K리그2 막내 구단으로 합류하면서 천안은 일화가 떠난 뒤 약 20여년만에 프로축구단의 연고지가 됐다.

 

관중들은 대체로 기대에 차 있었다. 구단 버스가 나타나자 선수들이 내릴까 싶어 발길을 멈추고 기다리기도 했다.

 

"천안시청 시절에도 몇 번 와서 봤었는데, 오늘은 사람이 (K3에 있을 때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정말 많이 온 것 같습니다. 기대가 됩니다."

 

관중석엔 재고가 동난 유니폼 대신 천안의 상징 하늘색 머플러를 목에 맨 관중들이 많았다. 구단샵 직원은 "머플러와 사인볼이 가장 많이 팔렸다"라고 귀띔했다.

 

이후 그라운드 안에서 진행되는 식전 행사는 한순간 한순간이 역사였다. 구단주인 박상돈 천안시장이 인사하고, 상대팀 부산의 구단주이기도 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도 선수들을 격려했다. 천안의 첫 선수소개가 이어졌다. 천안의 서포터즈 제피로스는 장내 아나운서가 자신들을 호명하자 "나의사랑 천안"을 K리그2 첫 외침으로 삼았다.

 

경기가 시작되고 관중들은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집중했다. 초반 부산이 기세를 올리자 관중석 곳곳에선 탄식이 흘렀다. 여기저기서 '훈수' 섞인 응원도 들렸다.

 

전반 초반 부산이 2골을 넣으면서 얼어붙었던 천안 관중석의 분위기는 곧 풀렸다. 천안 모따가 전반 28분 김주환의 크로스를 머리로 방향을 바꾸며 추격골을 넣었다. 천안의 리그 합류 첫 골을 관중들이 엄청난 함성으로 반겼다.

 

1일 천안시티FC의 K리그2 합류 후 첫 홈경기가 열린 천안종합운동장. 서포터 '제피로스'의 응원. ⓒ풋볼먼데이

 

이후에도 천안의 홈 관중들은 천안이 역습에만 나서도 박수와 환성으로 응원했다. 2대3으로 뒤지고 있는 천안이 맹공을 퍼붓자 "잘 하고 있다. 이렇게만 하자"며 격려했다.

 

천안은 이날 부산에 패하며 첫 승은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하지만 이날 모인 3299명의 관중들은 천안에 온 '축구의 봄'을 만끽했다.

 

"졌지만 너무 재미있게 봤어요. 앞으로도 시간이 되면 와서 계속 응원할 것 같아요. 모따가 너무 잘해요."(천안시 불당동, 이 모씨(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