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수원FC 서포터즈 <리얼크루>와 수원FC 구단 사무국이 만나 오해를 풀었다고 했다. 수원시 담당자의 공식적 사과가 있었고, 그 뒤 최순호 단장과 사무국장, 서포터즈 운영진 등이 편한 자리에서 소통했다는 소식이다. 모든 것이 잘 끝난 것처럼 보였지만, 여러 일이 동시에 얽히다 보니 본질이 조금 흐려졌다. 그래서 기자는 한 가지, 바로 이번 사태의 '본질'을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간단히 사건부터 정리해보자. 리얼크루와 수원FC를 운영하는 수원시의 마찰은 지난 시즌 단장 교체설부터 시작됐다. 수원시는 김호곤 단장 재계약 불발에 대해 팬들을 이해시키는데 실패했다. 신임 최순호 단장이 소통을 약속하고 나서기까지, 리얼크루는 팬들을 대표해 1인시위, 트럭시위 등을 통해 강한 불만을 표했다. 여기까지 읽은 축구팬들은, '뭐야, 흔한 K리그 팬과 구단과의 마찰이잖아?'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 실제 그랬다. 세계 어디든 구단과 팬들의 사이가 마냥 좋겠는가. 하지만 그 과정에서 리얼크루가 격분할 만한 포인트가 분명히 존재한다. 바로 '어용 단체' 발언이다. '
정치는 선택이라는 말이 있다. 명분과 실리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둘 다 얻으면 최상이지만 쉽지 않다. 안타깝게도 정치권은 종종 둘 모두를 놓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곤 한다. 명분도 실리도 없는 설익은 인사로 잘 굴러가는 시민구단들의 바퀴에 굳이 펑크를 내기 직전인 강원도와 수원시의 경우다. 강원 FC와 수원 FC는 시민구단이다. 도지사와 시장이 구단주다. 선거에서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운영의 지속성이 조금이라도 흔들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그 진폭을 최소화 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존경할만한 구단주라 하겠다. 그러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인력 존중이다. 정치인들에게 정치라는 영역이 있듯이, 축구인들에게도 축구라는 전문 영역이 있다. 한 우물을 파온 전문성에 대한 신뢰와 축구인들 간의 네트워크, 팬들과의 소통 등 모든 것들을 망라한다.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구단주라는 지위에 오르면서 축구단의 인사권한을 부여받았지만, 그것을 신중히 사용해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최근 강원 FC의 축구 발전에 비전을 가지고 있던 이영표 대표이사의 재계약이 불발돼며 거대한 진동이 감지됐다. 약팀이던 수원 FC가 1부에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뒷받침한 김호곤 단장도 그
수원FC 서포터 리얼크루가 수원 시청 앞에서 김호곤 단장 재계약을 지지하는 광고트럭 퍼포먼스를 벌였다. 리얼크루는 27일 수원시청 앞에 '우리는 김호곤 단장의 재계약을 원한다'는 전광판이 달린 트럭을 보냈다. 앞서 김 단장은 지난 2019년 수원FC 단장직을 맡아 1부 승격, 파이널 A 진입 등 굵직한 성과를 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승우를 영입해 스포트라이트를 끌어모으는가 하면, 수원FC위민은 지소연 영입에 성공해 인천 현대제철의 독주를 흔드는 중이다. 그러나 올해가 계약만료인 김 단장의 재계약 소식은 좀처럼 들려오지 않았다. 오히려 일각선 구단의 재계약 요청에도 불구하고, 수원시청서 정치적 이유로 다른 내정자가 있다는 풍문까지 돌자 결국 팬들이 행동에 나선 상황이다. 리얼크루 소속 한 수원FC 팬은 27일 본지 통화에서 "김 단장이 부임 이후 선수단, 시설, 이벤트 등 많은 성과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가져다 줬다"라면서 "많은 수원FC 팬들이 이정도 성과에도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납득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과거 냈던 성명서에 게재된 대로 가능한 수단을 총 동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