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에게 있어 최고의 자산은 무엇일까요.
뛰어난 기술이나 탁월한 전술적 이해력도 중요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경기에 임할 수 있는 건강한 몸과 마음입니다. 축구라는 스포츠는 육체적, 정신적 집중을 요구하며, 그만큼 선수들이 부상을 입었을 때 이는 곧바로 성적과 커리어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오늘은 '부상'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려 합니다.
모든 선수들이 부상 없이 건강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부상은 선수에게 있어 항상 붙어있는 검은 그림자처럼 애증의 관계라 할 수 있습니다. 부상이 자주 생기는 부위는 선수의 욕망이 집중된 곳이기도 합니다. 가장 많이 사용된 곳, 가장 약한 곳, 그래서 이겨내야 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전(前) 울산 HD 호랑이의 설영우 선수처럼 습관적인 어깨 탈구 부상을 겪는 경우도 있지만, 축구는 주로 하체를 사용하는 스포츠이기에 발목, 무릎, 종아리, 햄스트링 부위에서 부상이 자주 발생합니다. 박지성 전북 현대 모터즈 테크니컬 디렉터가 33세라는 이른 나이에 선수 생활을 은퇴한 이유 중 하나도 무릎 부상이 큰 원인입니다. 경기장에서의 왕성한 움직임과 열정은 그의 장점이었지만, 결국 그것이 부상의 원인이 되었고, 이로 인해 그는 이른 은퇴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부상에서 회복하는 과정은 일반적인 상황과는 다르게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예를 들어, 1개월의 부상 진단이 나왔다면, 그 기간은 일상생활이 가능한 수준의 회복 시간에 불과합니다. 부상 이전의 컨디션을 만들기 위해선 더 많은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상황마다 다르나 부상 이후 출전을 하려면 최소 두 배 이상의 관리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부상 기간 동안 회복 훈련에만 전념했기에 신체 상태가 저하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부상의 재발 가능성이나 부상 당시의 충격으로 인한 심리적 위축도 극복해야 할 문제입니다. 종종 신체의 회복보다 심리 회복이 더 어려운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면 그날의 경기를 뛸 수 있는지부터, 부상의 정도까지 직감합니다. 육체의 아픔보다 마음의 아픔이 더 클지 모릅니다.
성공적인 선수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식단’, ‘컨디셔닝’, ‘멘탈 관리’ 등의 밸런스 유지를 위한 관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출전하기 위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위치를 지키기 위해, 선수들은 몸과 마음의 관리를 받습니다.
선수들의 이야기만은 아니겠죠. 우리 대부분은 그러한 관리 없이 상처에 무감각해지곤 합니다. 상처 없는 삶은 없습니다. 사람과 부딪히며 생기는 상처도 있고, 가만히 있어도 찾아오는 마음의 상처도 있습니다. 무언가 잘해보려고 나섰다가 돌아보니 남은 흔적은 아픔밖에 없기도 합니다.
마음을 써야 하는 일, 몸을 써야 하는 일 등에 종사하시는 독자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각자의 삶 속에서 우리는 모두 프로 선수입니다. 우리에게도 몸과 마음의 관리가 필요하며, 이는 부상 없는 건강한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필수적일 것입니다. 내일을 위해, 다음 경기를 위해, 오늘 잠시나마 자신을 돌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회복의 시간을 통해 자신을 잃지 않고, 삶의 자리에서 굳건히 서있는 당신을 만나길 소원합니다.
#.에필로그
부상에서 회복하고 온 선수들을 보면 다시 피어난 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상을 훌훌 털고 다시금 멋진 향기 뿜어내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재再>라는 시를 보냅니다. ‘다시 재’.
<재再>
김승현
꽃잎 떨어진다
한 잎 두 잎
꽃잎 피어난다
한 잎 두 잎
활짝 폈다 식어버린 꽃
아쉬움 없이 떨어져
다시금 꽃이 되리

김승현 논설위원
제주 태생, 글과 축구를 사랑하는 예술인.
시집 『사람별하트』 저자
現) 아인스하나(주) 이사
現) (사)한국문인협회 제주지부 청년문학위원
現) 스토리에이지(주) 편집논설위원
인스타그램 : instagram/david_sh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