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리그1 클럽들이 FA컵 8강 티켓 6장을 확보하면서 확실한 지분을 챙겼다.
25일 열린 ‘2022 하나원큐 FA컵’ 4라운드(16강전)에서는 큰 변수 없이 5라운드(8강전) 진출팀들이 확정됐다. K3리그 부산교통공사축구단이 디펜딩 챔피언인 K리그2 전남을 상대로 승부차기 끝에 승리한 게 유일한 파란이었다.
전북은 홈에서 수 차례 골대를 맞히는 공격력을 발휘하면서 울산시민축구단을 1:0으로 제압했다. 코너킥 세트플레이 상황에서 구스타보의 헤더 결승골이 터졌지만, K3리그 팀 상대로 득점력 가뭄을 해소하지 못한 부분은 숙제로 남았다.

수원은 주말 리그 15라운드에서의 맞대결을 앞두고 FA컵에서 만난 강원을 2:0으로 꺾으면서 기분 좋게 8강에 진출했다. 전반에만 2골을 몰아쳤고, 리그에서 득점이 없었던 강현묵과 그로닝이 골 맛을 보면서 그동안 아쉬웠던 부분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 수원은 8강에서 전북을 상대한다.

4라운드에서 FA컵 첫 경기를 치른 대구는 K3리그 대전한국철도축구단과 극적인 경기를 펼쳤다. 도합 6골을 주고받는 공방전 끝에 후반 추가 시간 동점골을 허용하며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연장전에서도 경기를 마무리 짓지 못했다. 승부차기 끝에 오승훈 골키퍼가 대전한국철도축구단 마지막 키커의 슈팅을 선방해내면서 5:4로 힘겹게 승리했다. 대구는 어렵게 FA컵 신고식을 했지만, 김진혁과 제카, 정태욱이 골 맛을 보면서 화끈한 공격력과 골 결정력의 강점을 증명했다.
포항은 ‘슈퍼 서브’ 허용준의 동점골과 결승골에 힘입어 리그를 대비해 주요 선수들을 대거 명단에서 제외한 성남을 2:1로 눌렀다. 성남은 강재우가 터뜨린 선제골을 지켜내지 못했고, 최필수 골키퍼의 선방도 역전패에 빛이 바랬다. 포항은 멀티골을 터뜨린 허용준의 굶주린 공격력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포항은 다음 달 29일 FA 컵 5라운드(8강전)에서 대구와 격돌하고, 오늘 29일 리그 15라운드에서는 사전 맞대결을 펼친다.

주전급 선수들을 대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한 울산은 작년에 이어 16강에서 다시 만난 경남을 2:0으로 꺾고 8강행을 확정지었다. 전반 아마노의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린 울산은 후반 초반 코스타가 감각적인 힐 킥으로 추가 골을 터뜨리면서 경남을 여유있게 제압했다. 윤일록은 경기 내내 날카로운 움직임을 선보였고, 코스타는 국내 경기에서 첫 골을 신고하며 홍명보 감독을 만족스럽게 만들었다.
K리그2 2위 부천과 K리그2 1위 광주가 맞붙은 경기는 홈팀 부천이 2:1로 승리했다. 박스 안에서 은나마니의 집중력으로 전반에 선제골을 기록한 부천은 후반 1명이 퇴장당한 광주를 상대로 안재준이 1골을 추가하면서 승리를 확정지었다. 광주는 이희균이 1골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16강에서 K리그2 1위 광주를 넘어선 부천은 8강에서 K리그1 1위 울산에 도전한다.
이번 FA컵 최대의 이변팀인 K3리그 부산교통공사는 지난 시즌 FA컵 우승팀 전남을 꺾으면서 돌풍을 이어갔다. 전남은 박희성과 정우빈의 골로 승기를 잡았지만, 후반 추가시간 부산교통공사에게 패널티 킥(PK)를 허용하면서 경기를 끝낼 기회를 놓쳤다. 2:2 무승부로 연장을 거쳐 승부차기에 돌입한 양 팀의 경기는 전남이 6번째 키커 김태현의 슈팅이 막히면서 부산교통공사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리그에서도 고전중인 전남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이어 FA 컵에서도 탈락을 확정지었다.
선발 라인업의 힘을 뺀 서울과 제주의 맞대결은 서울의 3:1 승리로 끝났다. 전반 제주 주민규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서울은 후반 팔로세비치의 멀티골과 조영욱의 골을 더해 3골을 몰아치면서 리그 6라운드 홈에서의 패배를 설욕했다. 제주 김동준 골키퍼는 눈부신 슈퍼세이브들을 선보였지만, 서울 공격수들의 파상공세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서울은 8강에서 K리그3 부산교통공사를 만나게 되면서 FA 컵 4강 진출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한편, 4라운에 시드를 배정받았던 4팀(울산, 전북, 전남, 대구)이 경기를 소화하면서 FA 컵도 본격적인 본선의 막이 올랐다. '디펜딩 챔피언' 전남이 탈락하면서 올 시즌 우승컵은 새로운 팀에게 향한다.
성적과 스쿼드로 리그를 호령하는 울산과 전북, 슈퍼매치의 주인공들인 서울과 수원, 고유한 전술과 장점을 실력으로 입증한 포항과 대구까지 8강에 탑승한 K리그1 6팀들은 흥행과 실력 모두 흠잡을 곳이 없다. 수원 FC와 광주를 꺾으면서 1부 승격의 가능성을 입증한 부천과 K리그2 김포와 전남을 격파하며 다크호스로 떠오른 K3리그 부산교통공사도 눈길을 끈다.
8팀으로 간추려진 ‘2022 하나원큐 FA컵’의 향방은 어떻게 될지, 지난 시즌처럼 언더독들의 반란은 일어날 수 있을지 오는 6월 29일 오후 7시 5라운드(8강전)의 귀추가 주목된다.
◇‘2022 하나원큐 FA컵’ 5월 25일 4라운드(16강전) 결과
전북 현대 1:0 울산시민축구단(K3리그)
수원 삼성 2:0 강원 FC
대전한국철도축구단(K3리그) 3:3(4 PSO 5) 대구 FC
포항 스틸러스 2:1 성남 FC
경남 FC(K리그2) 0:2 울산 현대
부천 FC1995(K리그2) 2:1 광주 FC(K리그2)
전남 드래곤즈(K리그2) 2:2(4 PSO 5) 부산교통공사축구단(K3리그)
FC 서울 3:1 제주 유나이티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