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마철 한 주간의 꿉꿉함을 날려줄 FA컵 경기가 주중에 펼쳐진다.
29일 오후 7시 전주와 대구, 울산과 부산의 4개 지역에서는 ‘2022 하나원큐 FA컵’ 8강전이 열린다.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는 전북은 홈에서 리그 11위 수원을 상대한다. 올 시즌 리그에서 수원과의 상대 전적은 나쁘지 않았다. 2번의 맞대결을 모두 승리했고, 지난 17라운드 승리는 개막전 이후 7경기만에 홈 팬들에게 선사한 승리라는 의미까지 더해주었다. 리그 최소실점을 기록중인 수비진은 전북의 최대 장점이지만, 그에 미치지 못하는 공격력은 난센스다. 수비진이 득점을 만들어내는 상황속에서 일류첸코와 구스타보 등 최전방 공격수들이 침묵을 끝내야 불안 요소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수원은 리그에서 최근 3연패로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기에 FA컵 선전을 통한 반등이 필요하다. FA컵 32강에서는 김천, 16강에서는 강원의 1부 팀들을 꺾고 올라왔기에 3부 울산 시민축구단만을 상대했던 전북보다 경기감각과 긴장유지 측면에서는 더 나았을 수 있다. 다만 좀처럼 터지지 않고 있는 득점력은 전북과 마찬가지로 걱정거리다.
지난 시즌 FA컵 준우승팀 대구는 리그에서 중상위권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포항과 DGB 대구은행파크에서 격돌한다. 맞붙어있는 순위만큼 시즌 맞대결도 팽팽했다. 상대에게 우위를 주지 않으면서 2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했다. 작년 FA컵 결승전에서 전남에게 패하며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던 대구의 목표는 2018년 이후 4년만의 FA컵 우승이다. 리그에서도 파이널 A의 바운더리를 벗어나지 않고 있고, 아챔에서도 16강에 올랐기에 현재까지 전북과 함께 유이한 트래블 후보다. 나란히 승리해 아챔 16강에 이어 FA컵 4강에서도 맞대결이 이루어진다면, 트래블 도전 매치가 될 수도 있다. 지난 시즌 FA컵 8강에서 탈락했던 포항은 다시 8강까지 올라왔다. 32강 김해시청전과 16강 성남전에서 3명이 멀티골을 기록했기에 공격에서의 감각은 나쁘지 않다. 지난 시즌 전남 소속으로 결승골을 터뜨리며 대구의 우승을 저지한 정재희를 앞앞세울 수 있다는 사실은 얄궃지만 흥미로운 요소다. 포항은 2013년 이후 9년만에 FA컵 우승을 노린다.
리그 최강 울산은 2부리그의 유일한 8강 생존자 부천을 만난다. 최근 전북과 성남과의 리그 홈 경기에서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16강전에서 경남을 격파한 울산의 공격력은 FA컵이라고 해서 크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2017년에 유일하게 FA컵을 들어올린 울산은 통산 두 번째 우승컵에 도전한다. 1부 팀들을 피하며 상대적으로 토너먼트를 순항중인 울산은 부산교통공사가 서울을 잡는 파란을 일으킨다면 준결승에서도 1부 팀을 피하면서 결승행을 노려볼 수 있다. 부천은 시즌 초반 광주와 1위 자리를 다퉜지만, 대전에게 역전을 허용하고, 안양에게도 추격을 허용하면서 현재 리그에서 불안한 3위를 달리고 있다. FA컵은 춘천시민축구단과의 64강전을 승부차기 끝에 승리하며 힘겹게 시작했지만, 이후 32강에서 수원 FC, 16강에서 광주 FC의 강호들을 연파하며 상승세를 탔다. 부천이 울산마저 제압하고 4강에 안착한다면 작년의 전남으로 빙의할 가능성이 있다.
부산아시아드 보조경기장에서는 부산교통공사와 서울의 다윗과 골리앗 싸움이 펼쳐진다. 2부 김포와 전남을 원정경기에서 차례로 격파하고 8강에 합류한 부산교통공사는 내친김에 홈에서 1부 서울까지 잡을 기세다. 유일하게 남아 있는 3부리그 팀이기에 이변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16강에서 강호 제주를 꺾고 8강에 올라온 서울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대진운으로 FA컵 우승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리그에서의 순위싸움이 여전히 치열하고, 주말에 제주와의 원정경기가 이어지는 점은 부담이지만, 7년만에 FA컵 우승을 할 수 있게 된 높은 확률의 기회를 결코 소홀히 하거나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선발 기회를 부여받을 가능성이 높은 젊은 선수들이 활약해준다면, 차후 리그 순위 싸움도 집중할 수 있게 되면서 ‘2마리 토끼’도 잡을 수 있다.
◇ ‘2022 하나원큐 FA컵’ 8강전 일정
▶29일(수)
전북 VS 수원(전주 월드컵경기장/19시)
대구 VS 포항(대구 DGB대구은행파크/19시)
울산 VS 부천(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19시)
부산교통공사축구단 VS 서울(부산아시아드 보조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