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전이 K리그 최고의 축제다운 즐거움을 선사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경기 전 제기된 우려들, 뜻밖의 기상악화까지 생각하면 여러모로 '기대 이상'이다. 13일 열린 팀K리그와 토트넘 홋스퍼의 '쿠팡플레이 시리즈' 이벤트 경기에서 성공 요인, 그리고 아쉬웠던 점들을 <풋볼먼데이>가 꼽아봤다.

성공 요인 1 : 프로다웠던 선수들, 그리고 경기내용
수많은 리그 팬들은 3년 전의 유벤투스 초청 경기에 좋지 않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날 경기는 K리그 올스타의 훌륭했던 경기력, 한 사람을 제외한 유벤투스 스타들의 멋진 플레이와 좋은 팬 서비스를 남기지 못했다. '크리스티아노 호날두 노쇼'라는 여러모로 뒷맛이 나쁜 기억만 새겼다. 해외 유명 팀 초청경기가 안고 있을 수밖에 없는 위험요소가 좋지 않은 방식으로 터져버린 선례였다.
토트넘은 달랐다. 손흥민의 존재 여부도 영향이 있었겠지만, 여유 있는 일정으로 입국해 훈련하고 관광을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가 시작되자 최선을 다하면서도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토트넘의 맷 도허티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국은 휴가로 또 오고 싶은 곳"이라는 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K리그 최고 스타들도 '들러리'를 거부하며 올스타 다운 훌륭한 경기력으로 명장면을 쏟아냈다. 평소 적으로만 만나온 각 팀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한 팀이 되어 뛴다는 것도 리그 팬들에겐 볼거리였음은 물론, 수준 높은 플레이로 팽팽한 경기를 펼쳤다.

성공요인 둘 : 축제를 즐긴 관중들
K리그 팬들, 특히 서포터들은 이번 올스타전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았다. 1년에 한 번뿐인 리그 최대의 축제다. 그런 축제가 대략 8871km 떨어진 영국 런던의 축구팀 중심으로 치러지는 모양새라면 불쾌감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날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이벤트전 답게 선수들의 모든 플레이에 환호했다. 전국에서 몰려든 각 팀의 팬들은 물론이고,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입장한 축구팬들도 팀K리그의 플에이에 환호하고 또 경기 자체를 즐겼다. 폭우를 뚫고 자리를 가득 채운 6만여 명의 성숙한 팬들이 축제를 완성했다.
성공요인 셋 : 매끄러운 경기 운영
이날 경기는 경기 전부터 경기 후까지 빈틈이 없었다. 즐길 거리로 꽉 채운 이벤트전이었다는 이야기다. 경기 시작 1시간 반 전부터 프리뷰 쇼를 비롯해 기자회견 등으로 분위기를 달구고, 하프타임에는 '마스코트 달리기'로 K리그 올스타전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통상 하프타임 이벤트가 중계에선 광고로 대체되는 데 반해 이번 마스코트 달리기는 집에서도 '직관'이 가능했다. 경기 후에도 관중들은 한동안 경기장에 남아 선수들의 팬 서비스와 여운을 즐길 수 있었다.

옥의 티 하나 : 리그 일정 배려
수원FC 이승우 선수의 "리그 도중에 친선 경기를 한다는 게 일정 부분에서 아쉽다"라는 13일 발언이 화제가 됐다. 굳이 이승우의 발언이 아니더라도 올스타전이 열리는 시기엔 물음표가 붙는다. 지금 리그는 매주가 강행군을 펼치며 치열한 경쟁 중이다. 수원FC, FC서울, 포항 스틸러스, 수원 삼성 블루윙즈에 경우 3일 전 경기를 치렀고 3일 뒤 바로 다음 라운드를 치러야 한다. 결과적으로 모두가 즐기며 성공한 이벤트전이었지만, 한 번쯤 짚고 넘어가면서 다 같이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옥의 티 둘 : 독점 중계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쿠팡플레이의 독점 중계는 성공적이었다. 수많은 축구팬들과 K리그 팬들이 경기를 위해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또 멤버십 가입(혹은 결제)를 했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가장 접근성이 좋은 미디어 중 하나인 TV에서 이 경기를 볼 수 없었다는 아쉬움은 여전히 남는다. 기자의 지인 중에서도 이날 TV에서 중계 재생(연동)에 실패했다는 증언이 속출했다. 다음 시즌 K리그의 온라인 독점 중계권을 이미 확보한 쿠팡이다. 온라인 플랫폼은 차치하더라도 TV에서도 볼 수 있는 채널을 마련했으면 오히려 내년에 더 많은 시청자를 유입시키는 기회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손흥민만 알았는데 K리그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라는 평이 곳곳서 들려올 만큼 훌륭한 경기와 중계였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옥의 티 셋 : 심판 판정
이번 올스타전에 배정된 주심은 리그에서도 일관성 있게 비교적 후한 판정을 내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벤트전의 특성상 주심 배정에 그런 고려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리가 있었을 정도다. 후반 27분 김동민의 다이렉트 퇴장에 '꼭 그랬었어야 했나'하는 물음표가 붙는 이유다. 반칙임은 확실했지만, 이벤트전 치고 단호한 퇴장에 달아오르던 팀K리그의 분위기는 주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