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리잡은 강원의 공격편대가 상무마저 뚫어냈다.
8일 오후 7시 30분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22’ 21라운드 강원 FC와 김천 상무의 경기에서 강원은 양현준, 발샤, 김진호의 연속골로 2골을 만회하는데 그친 김천을 3:2로 제압했다.
강원은 지난 라운드 울산에게 패하면서 연승행진을 2에서 마감했다. 치열한 중하위권 경쟁구도 속에서 순위도 다시 10위로 떨어졌다. 팀 성적은 아쉽지만 디노의 대체선수로 영입한 발샤가 교체 투입 2경기만에 득점을 터뜨린 부분은 고무적이었다. 김대원이 8골로 물오른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는 부분도 힘이 되는 요소였다. 부상 복귀한 이정협과 발샤가 톱을 맡아주면서 기존 양현준, 김대원과의 공격 조합은 보다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천은 강호 제주를 4:0으로 완파하면서 9경기 연속 무승의 부진을 탈출했었다. 이전 승리가 10라운드 강원 전이라는 사실은 2연승을 노리는 김천 입장에서는 호재였다. 11골의 조규성과 도움 1위 이영재를 보유하고 있는 김천의 공격력은 두말할 것 없이 막강했다. 거기에 더해 김지현이 폼이 올라오고 득점 루트가 다양해지면서 8월 안정적인 기수교체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강원은 지난 울산전에서 데뷔골을 기록한 발샤를 이정협 대신 톱으로 기용하고 나머지 포지션은 울산전과 동일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김천도 지난 제주전 대승의 분위기를 이어가려는 듯 제주전 선발명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최전방 김지현과 조규성은 다시 한번 호흡을 맞췄다.
전반 김천은세트 플레이 상황에서 이영재의 정확한 킥을 활용한 공격을 전개했다. 강원은 김천의 공세를 막아내고, 전방에서부터 압박을 가하면서 기회를 노렸다. 선제골은 홈팀 강원이 터뜨렸다. 전반 16분 김천 문전에서 김대원의 패스를 받은 양현준이 김천 수비수의 태클을 오른발로 접고 침착하게 왼발 슈팅을 날리면서 첫 득점을 뽑아냈다. ‘팀 K리그’ 선발 명단에 뽑힌 두 선수의 호흡이 빛난 골이었다. 강원은 1:0으로 앞서나갔고 양현준은 시즌 2호골, 김대원은 시즌 4호 도움을 신고했다.
기세를 탄 강원은 바로 추가골을 뽑아냈다. 전반 23분 정승용이 왼쪽 라인의 김대원을 바라보고 정확한 패스를 찔러주었고, 김대원은 측면 돌파 후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다. 문전으로 쇄도해 들어가던 발샤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공을 골문에 밀어 넣으면서 강원의 두 번째 골이 터졌다. 발샤는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면서 새로운 톱의 등장을 알렸고, 김대원은 도움을 추가하면서 시즌 5호 도움을 달성했다. 전반의 절반을 소화한 시점에서 2골을 터뜨린 강원은 2:0으로 리드를 잡았다. 주도권을 잡은 강원은 김천을 몰아쳤다. 전반 25분 김진호의 크로스를 양현준이 헤더로 연결하면서 다시 한번 기회를 잡았지만, 골포스트를 맞으면서 추가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반격에 나선 김천도 전반 33분 코너킥 상황에서 김지현이 헤더를 시도했지만, 바운드 된 공은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2분 뒤 조규성의 헤더마저 유상훈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면서 김천은 좀처럼 강원의 골문을 공략해내지 못했다.
남은 시간 김천의 만회골은 없었고, 전반은 강원이 2:0으로 앞선 상태로 마무리됐다.
전반 불붙었던 강원의 공격력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다시 타올랐다. 후반 1분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돌파해 들어가던 김진호가 왼발 슈팅으로 김천의 골문을 다시 한번 가르면서 강원의 3:0 리드를 만들어냈다. 프로 데뷔 1호골을 기록한 김진호는 꾸준히 선발로 출전한 이유를 스스로 증명해냈고, 양현준에 이은 또 다른 신인 선수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패배의 위기에 몰린 김천은 후반 5분 명준재를 투입했고, 후반 6분 김한길의 크로스를 조규성이 깔끔한 헤더골로 만들어내면서 분위기 전환의 시동을 걸었다. 한점을 만회한 김천은 1:3으로 추격을 시작했고, 조규성은 12호 골을 기록하면서 득점 공동 2위 자리에 올라섰다.
김천의 만회골에도 강원의 파상공세는 멈추지 않았다. 김대원과 양현준, 발샤의 유효슈팅은 계속 이어졌고, 구성윤 골키퍼와 김천 수비수들은 가까스로 추가 실점을 막아냈다. 김천은 후반 14분 박상혁도 교체인 시키면서 제주를 흔들었던 명준재-박상혁 콤비를 다시 한번 가동했다. 강원도 이정협과 황문기, 이웅희를 교체투입하면서 체력안배를 시작했다. 남은 시간 강원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 경기를 김천은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후반 40분 조규성의 중거리 슈팅을 유상훈 골키퍼가 막아냈고, 세컨드 볼이 박상혁 정면으로 흘러갔다. 박상혁은 가슴 트래핑 후 바로 왼발 슈팅을 날리면서 추격골을 만들어냈다. 박상혁의 시즌 1호골로 김천은 2:3 한점차까지 따라붙었고, 강원은 다 잡은 승리를 놓칠 수도 있는 상황에 처했다. 김천은 남은 시간 유인수와 서진수를 투입하면서 마지막 극장골을 노렸으나 강원은 추가골을 허용하지 않았다. 경기는 강원의 3:2 승리로 마무리됐다.
연패를 막아내고, 승점 3점을 챙기면서 승점 24점이 된 강원은 경기가 없었던 서울을 제치고 단숨에 8위로 수직 상승했다. 수원 FC와의 승점차는 1점으로 6위까지 노려볼 수 있는 위치로 올라섰다. 제주전 대승의 기운을 연승으로 이어가지 못한 김천은 10위로 순위가 하락했다. 승격 첫해 강등의 위기에 놓이면서 1부리그 신고식을 시즌 내내 치르고 있는 상황이 됐다.
K리그 올스타와 토트넘의 맞대결로 인해 주중 경기가 없는 양 팀은 16일(토) 22라운드를 소화한다. 김천은 홈에서 무고사 없이 무승, 무득점에 시달리는 인천을 상대로 연패 끊어내기에 나선다. 강원은 수원 FC 원정에서 본격적인 상위 스플릿 진입을 위한 도전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