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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의 코너플래그] 가을에 핀 꽃

오늘은 꽃 이야기로 시작해 봅니다. 꽃은 자연이 선사하는 아름다움의 상징이자 계절의 전령사입니다. 추운 겨울, 강렬한 추위와 눈 속에서는 쉽게 볼 수 없지만 봄이 오면 우리는 화려한 색과 다양한 꽃들이 피어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흔히 봄을 '꽃의 계절'이라 부르지요. 하지만 계절에 따라 피는 꽃이 모두 다르듯이, 때로는 늦게 피어나는 꽃도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을에 피는 꽃은 조금 더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공격수 주민규 선수입니다. 일반적으로 성인 축구 선수의 활동 연령대는 20세에 시작해서 30대 중반이나 후반 정도입니다. 이를 고려한다면, 최근 국가대표 승선과 함께 왕성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1990년생 주민규 선수(만 33세)는 가을에 핀 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민규는 처음엔 K리그 드래프트에서 선택을 받지 못했던 선수입니다. 번외지명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뒤 1부 리그를 밟은 것은 상무에 입대한 뒤였습니다.

 

기량이 만개한 뒤에도 그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주민규의 K리그 득점왕을 두 차례나 차지했지만, 국가대표로 발탁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겉으로는 담담해 보여도 속으로는 한 나라의 대표 자리가 되는 것에 강한 열망이 있었을 겁니다. 그 과정에서 느꼈을 좌절과 아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결국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로 발탁되었고, 만 33세의 나이에 역대 최고령으로 A매치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그의 첫 A매치 무대는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해 보였습니다.

 

축구 국가대표는 개인의 출중한 기량뿐만 아니라, 현재 출전하고 있는 클럽에서의 활약, 피지컬, 플레이 스타일, 활동 반경 등 선수 성향에 따른 전술적 적합성, 매치 상대에 따른 선수 기용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선발될 수 있습니다. 포지션 별 치열한 경쟁은 이루 말할 수 없겠지요.

 

특정 선수 자체가 전술인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승리의 요건이 선수 개인의 능력에 있다면 팀 스타일도 이에 걸맞은 맞춤형 전술이 필요합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손흥민, 황희찬, 이강인, 김민재 등 다수의 스타플레이어를 보유하고 있어, 다양한 전술과 득점 옵션이 풍부해졌습니다. 많은 준비를 해왔고 노력을 쉬지 않고 있던 주민규도 이러한 전술적 요구에 부합하며 국가대표로 선발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탈락과 좌절에도 불구하고 끝없는 도전으로 극복하여 자신의 자리를 찾은 주민규 선수. 

 

우리의 삶도 축구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비록 삶의 장르가 다를지라도, 우리는 축구와 선수와 사람을 보며 감동을 얻고 영향을 받습니다. 그는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을 것입니다. 그의 축구 인생의 절정은 지금이 아닌 앞으로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도 그렇습니다. 우리의 삶의 절정은 지금이 아닐 수 있습니다. 가을에 피는 꽃처럼 언젠간 우리가 피어날 꽃의 계절이 올 것입니다. 그러니 조급해하거나 주위의 상황에 흔들리지 말고, 맡겨진 삶에 부단히 노력하고, 힘듦에도 이겨내어 담담히 우리의 계절을 맞이합시다. 주민규 선수가 그 본보기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목표를 향한 불굴의 의지를 보여준 희망과 결실의 히어로인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주민규 선수

 

앞으로의 여정도 힘차게 응원합니다.

 

#에필로그

 

필자의 시 중 ‘가을꽃’을 주민규 선수에게 보냅니다. 부디 부상 없이 건강하고, 앞으로도 초록빛 무대에서의 활약과 아름다운 희망을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기대합니다.

 

<가을꽃>

 

                  김승현

 

가을 한 자락에 

 

속 깊은 곳에서 출발하여

 

높은 곳에 꽃을 피우기까지

 

봄철 피어나지 않던 설움을 지고

 

한여름 뜨거운 열기를 가슴에 품고

 

가녀린 줄기 끝자락에

 

보랏빛 면사포를 둘러

 

드디어 

 

등장한다

 

 

거친 흙에서 먼 곳

 

푸르른 하늘을 향해

 

코스모스처럼 

 

그대 또한 아름답게 피어나리라

 

 

김승현 논설위원

 

제주 태생, 글과 축구를 사랑하는 예술인.

 

시집 『사람별하트』 저자

 

現) 아인스하나(주) 이사

 

現) (사)한국문인협회 제주지부 청년문학위원

 

現) 스토리에이지(주) 편집논설위원

 

인스타그램 : instagram/david_sh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