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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의 코너플래그] 선(線)의 미학(美學)

오늘 칼럼의 제목에는 ‘미학(美學)’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습니다.  ‘미학’은 자연이나 인생 및 예술 등에 담긴 미의 본질과 구조를 해명하는 학문입니다. 미적 대상으로부터 얻어진 미적 경험의 특징적 성격을 해명 또는 분석하는 학문이며, 미적 가치를 의식적으로 추구하는 예술 작품이 주된 탐구 대상입니다. 오늘은 축구에서 등장하는 선(線, Line)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가 봅니다.

 

축구 경기와 경기장에는 실제로 보이는 선과 가상의 선이 있습니다.

 

오프사이드라는 룰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오프사이드는 축구에서 나오는 공격자 반칙 중 하나로, 공격수가 하프라인을 넘어 공격 진영에서 공보다 앞에 있을 때, 그 선수가 골키퍼를 포함한 상대편 최후방 2번째 수비수보다 상대 골라인에 가까이 있는 경우 발생합니다. 더욱이 공을 받는 순간 오프사이드 위치에서 공격을 위한 행동을 한다면 반칙이 선언됩니다. 따라서 오프사이드라는 룰은 수비수의 위치와 공격수의 위치에 따라 상대적으로 생성되는 선이기도 합니다.

 

또한 라인 안과 밖의 개념도 축구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농구와 달리 축구는 공이 라인 안에서만 플레이가 가능한 스포츠입니다. 필드 안에 보이는 라인을 기준으로 가상의 상자 안에서 경기가 이뤄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코너킥 상황에서 공이 곡선을 그리며 날아 들어올 때 공이 라인 밖으로 나갔다 다시 들어왔다면 골라인 아웃 판정이 내려지는 모습이 보이기도 합니다. 더 나아가 골라인에서 공이 완전히 선을 넘어야 골로 인정되기에 이슈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애매한 순간들은 VAR(비디오 판독 시스템)과 같은 기술을 통해 판별되며, 인간의 눈으로 측정하기 어려운 미세한 라인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슛의 궤적 역시 축구에서 선의 미학을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발에서 떠난 공은 회전 수에 따라 곡선으로 휘어지기도 하고, 무회전 슛의 경우 불규칙적인 움직임으로 인해 수비수와 골키퍼를 당혹스럽게 만듭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1997년 브라질의 카를루스가 프랑스를 상대로 성공시킨 ‘UFO슛’이 있습니다. 휘어짐이 워낙 심해 당시 프랑스의 골키퍼였던 파비앙 바르테즈가 멍하니 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장면은 아직도 회자됩니다. 또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무회전 슛은 중거리 슛을 즐겨 하는 그에게 큰 무기가 됩니다. 불규칙한 흐름을 타고 날아가는 공은 골키퍼가 예측하기 어려워 실점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아슬아슬하게 쳐내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합니다.

 

축구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선의 개념은 가정과 직장 또는 친구, 연인 관계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관계의 삶 속에서도 유사하게 적용됩니다. 공이 골라인을 완전히 넘어가지 못해 골로 인정되지 않는 것처럼 사람 관계에서는 선에 걸쳐서 가다가 멈춰버리는 어중간한 상황들이 종종 발생합니다. 

 

오프사이드처럼 상대가 제시한 라인 안에서 행동해야 인정받지만, 때로는 그 라인을 깨뜨려야 성공하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같은 위치에서도 시시때때로 변하는 라인의 상황에 적응해야 하며, 라인의 변덕이 심한 경우 온전한 상황을 만들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또한 앞서 언급한 슛처럼 예측하기 힘들거나 마음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날아드는 상대의 행동은 큰 상처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축구를 보고 있으면 삶의 모습이 투영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라인을 기준으로 틀이 만들어지는 축구, 그리고 삶의 형식과 인간관계의 형식이 이와 닮아 있다는 점에서 축구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삶의 ‘미학’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 에필로그

 

오늘은 ‘아름다울 미’에 대한 글을 보냈습니다. 

 

경계해야 할 선을 넘는 단어나 말들이 있지만, 세상의 여러 말들 중에 ‘예쁘다’, ‘사랑한다’처럼 아끼지 않아도 될 말들이 있습니다. 

 

<예쁘다 사랑한다. 말은 아끼는 게 아니래. 금방 사라지지도 않는 여운을 담는 말이지만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의미를 담고 있대 - Eden>

 

횟수가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많이 들었다고 해서 진정성이 약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사랑하는 마음, 그 사람을 예쁘게 보는 눈이 있다면 입에서는 소리로 글에서는 단어와 문장으로 나오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게 ‘예쁘다 사랑한다’라는 말을 한다면 여러분은 진정 그 사람을 예쁘게 바라보고,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누군가에게 ‘예쁘다 사랑한다’라는 말을 듣는다면 여러분은 진정 예쁜 사람이고 사랑받는 사람입니다. 

 

우리 서로 사랑하고 사랑받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으신가요.

 

오늘은 예쁘고 사랑스러운 당신에게 <예쁨>이라는 시를 보냅니다. 

 

 

<예쁨>

 

               김승현

 

꽃 앞에서 겸손해지지 말자

 

당신이 꽃보다 훨씬 예쁘다

 

 

김승현 논설위원

 

제주 태생, 글과 축구를 사랑하는 예술인.

 

시집 『사람별하트』 저자

 

現) 아인스하나(주) 이사

 

現) (사)한국문인협회 제주지부 간사

 

現) 제주문학학교 기획위원

 

現) 스토리에이지(주) 편집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