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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먼현장] 그라운드 떠나는 제주의 위대한 7번

구자철 은퇴식…유스 어드바이저로 새 출발
김학범 감독 “천군만마에서 만마를 잃었다”

제주월드컵경기장을 바라보는 구자철. 제주 SK FC의 ‘레전드’ 구자철이 30일 은퇴식을 치르고 빛나온 커리어에 쉼표를 찍었다. ⓒ풋볼먼데이

 

한국 축구 또 하나의 전설이 그라운드를 떠났다. 제주 SK FC의 ‘레전드’ 구자철이 30일 은퇴식을 치르고 빛나온 커리어에 쉼표를 찍었다.

 

구자철은 지난 2007년 제주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K리그를 평정하고 독일 분데스리가로 떠나 볼프스부르크, 아우크스부르크, 마인츠 등에서 전성기를 구가했다. 국가대표 미드필더로선 2011 아시안게임 득점왕,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의 주역이었으며 지난 2022년 선수생활의 황혼에 자신의 친정팀 제주로 돌아왔다. K리그에선 오직 제주 한 클럽에만 몸담으면서 팬들의 압도적인 지지와 사랑을 받았던 그다.

 

그런 구자철이 이날 공식 은퇴식을 갖고 축구화를 벗었다. 이날 수원FC와의 경기엔 10,778명의 관중이 찾았다. 같은 날 열린 다른 어떤 경기장보다 많은 숫자다. 

 

은퇴식은 구자철의 제주 시절 활약상을 담은 특별 영상 송출로 시작됐다. 영상이 끝나자 자신의 은퇴 기념 티셔츠를 입고, 관중들의 연호 속에 단상으로 입장했다. 제주 팬들은 "고마웠어요, 제주의 빛 KOO"라고 쓰인 걸개를 들어보이며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120명이 넘는 제주느티나무라이온스클럽(회장 송상섭)은 자체 제작한 구자철 응원 머플러와 인형 등을 준비해 구자철의 등뒤를 지키기도 했다.

 

30일 열린 제주 SK FC의 레전드 구자철 은퇴식에서 제주 팬들은 "고마웠어요, 제주의 빛 KOO"라고 쓰인 걸개를 들어보이며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제주느티나무라이온스클럽 100여명은 자체 제작한 구자철 응원 머플러와 인형 등을 준비해 구자철의 등뒤를 지키기도 했다. ⓒ제주 SK FC

 

구자철이 구단이 준비한 특별 단상에 오른 뒤 김학범 제주 감독과 제주 주장 이창민이 꽃다발을 건넸다. 김학범 감독은 이날 "천군만마에서 '만마'를 잃었다"라고 아쉬워하며, "팀에 있기만 해도 도움이 되는 선수인데, 제대로 쓰지 못해 아깝다"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구창용 제주 SK FC 대표는 은퇴 기념 특별 제작한 유니폼 액자를 선물했다. 2010년 제주의 리그 준우승 멤버로 인연이 있는 김은중 수원FC감독, 제주 출신이자 구자철과 친분이 깊은 수원FC 공격수 지동원도 꽃다발로 마음을 표시했다.

 

다음으로 국내외 축구계 유명 인사들의 응원 영상편지가 이어졌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을 비롯해 이청용(울산 HD), 기성용(FC서울), 박주영, 박주호, 이근호, 박지성, 루벤 카스퍼 슈트트가르트 사장, 마티아스 브로자머 슈튜트가르트 인터네셔널팀 디렉터, 루카스 바이에른 뮌헨 국제팀 디렉터 등이 축하와 함께, 구자철의 다음 도전을 응원했다.

 

은퇴식은 구자철이 마이크를 건네받으며 절정에 달했다. 이날 구자철은 "제주SK 유니폼을 입었다는 것은 내게 있어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다. 제주SK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시간들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다. 특히 이곳,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팬 여러분들과 함께 했던 순간은 독일에서, 중동에서 뛸때도 생각이 많이 났다. 나는 정말 이곳이 좋기 때문"이라면서 팀과 지역, 팬들에 대한 애정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결국 벅차오르는 감정을 이기지 못해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어 구자철은 "감사한 마음을 전해야 할 분들이 정말 많은데 한분 한분 말씀드리지 못해 너무 죄송스럽다"라면서 "제주SK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순간을 평생토록 간직하겠다. 은퇴 후에도 제주SK를 위해, 팬들을 위해, 제주도민들을 위해 노력하고 더욱 행복하게 만들어 주겠다. 감사하다"라고 인사했다. 

 

구자철은30일 자신의 은퇴식에서  "감사한 마음을 전해야 할 분들이 정말 많은데 한분 한분 말씀드리지 못해 너무 죄송스럽다"라면서 "제주SK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순간을 평생토록 간직하겠다. 은퇴 후에도 제주SK를 위해, 팬들을 위해, 제주도민들을 위해 노력하고 더욱 행복하게 만들어 주겠다. 감사하다"라고 인사했다.   단상에서 내려오는 그를 동료들이 헹가래쳤다.  ⓒ제주 SK FC

 

단상에서 내려오는 그를 동료들이 헹가래쳤다. 그의 다음 행보는 제주 유스 어드바이저다. 현역 때부터 유독 유소년 육성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고민해왔다는 구자철 다운 첫 발자국이다. 그가 한국 축구에 남긴 발자취만큼이나, 앞으로의 여정이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