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격이 풀리니 수원이 살아났다.
14일 오후 7시 30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22‘ 28라운드 수원 삼성과 성남 FC의 경기에서 수원은 올 시즌 팀 최다인 4골을 터뜨리는 화끈한 공격력을 과시하면서 홈 팬들에게 승리를 선사했다.
26라운드 대구전에서 11경기만에 승리하며 한숨을 돌렸던 수원은 27라운드 수원 FC에게 패하며 다시 위기에 빠졌었다. 11위는 강등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순위로 자칫하면 자동강등을 걱정해야 되는 상황이었다. 그나마 홈에서 3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하고 있는 부분은 위안이었다. 성남은 지난 김천전에서 패하면서 연승행진이 짧고 굵게 2경기에서 마감됐다. 강등권 탈출의 모멘텀이 될 수 있는 11위 수원과의 맞대결은 특별히 중요했다. 그러나 올 시즌 맞대결은 1무 1패로 열세였다.
수원은 오현규와 전진우, 류승우로 공격 라인업을 구성했다. 중원은 이종성과 정승원, 정호진이 나섰고, 불투이스의 센터백 파트너는 고명석이 낙점됐다. 성남은 지난 김천전과 동일한 멤버로 라인업을 구성했고 골키퍼 자리만 최필수로 변화를 주었다.
성남은 전반 9분 밀로스의 침투패스로 득점을 노렸다. 심동운을 거쳐 박수일에게 이어진 패스는 위협적였지만, 수원 수비벽에 막히며 슈팅까지 연결되지는 않았다. 수원도 전반 14분 이종성의 중거리 슈팅을 정승원이 감각적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성남 골문을 노렸지만, 최필수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정승원은 세컨드 볼을 재차 슈팅으로 이어갔지만, 공이 뜨면서 골문을 벗어났다.
선제골은 수원의 코너킥 상황에서 터졌다. 전반 27분 이기제의 왼발 코너킥을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고명석이 헤더로 성남 골문 왼쪽 구석으로 밀어넣었다. 전반 초반 한차례 날카로운 택배 크로스로 왼발을 예열한 이기제의 정확한 킥력이 돋보였던 골로, 수원은 1:0으로 앞서나갔다. 고명석은 시즌 1호 골을 기록했고, 이기제는 올 시즌 3번째 코너킥 도움을 기록하면서 도움 개수를 5개로 늘렸다. 수원은 전반 42분 전진우가 드리블 돌파 후 오른발 슈팅을 날리면서 선제골 이후에도 성남의 골문을 위협했다. 슈팅은 정확하게 날아갔지만, 최필수 골키퍼의 선방해냈다. 양 팀의 전반 남은 시간동안 추가 득점을 터트리지 못했고 수원의 1:0 리드로 하프타임을 맞이했다.
전반을 앞서면서 마무리한 수원은 후반 득점을 재개했다. 이번에도 이기제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후반 11분 이기제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성남 문전으로 날아갔고, 자리를 잡고 있던 오현규가 헤더로 성남 골문을 또다시 열어젖혔다. 오현규는 시즌 5호골을 헤더로 장식했고, 올 시즌 득점의 80%를 헤더로 채우면서 특히 날카로운 머리 감각을 뽐냈다. 이기제는 멀티도움으로 시즌 도움 개수를 6개로 늘렸고, 모두 헤더 골 도움인 상징성을 입혔다. 오현규의 추가골로 수원은 2:0으로 달아났다. 득점 이후 오현규는 전진우의 패스를 받아 다시 한 번 골문 앞에서 기회를 잡았지만, 이번에는 최필수 골키퍼가 선방해내면서 추가 득점은 무산됐다.
추가 실점을 허용했지만 절박한 상황의 성남도 바로 무너지지 않았다. 이지훈과 안진범, 전성수 3명을 동시에 교체투입하면서 분위기를 환기시켰고, 추격골은 빠르게 터졌다. 후반 16분 수원 수비수의 세컨드 볼이 박수일의 왼발에 조준됐고, 이어진 다이렉트 슈팅이 수원 골망을 흔들었다. 성남은 1:2 한 점차로 따라붙으면서 추격을 시작했고,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박수일은 시즌 4호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득점의 봇물은 성남이 아닌 수원에게서 터졌다. 후반 19분 왼쪽 측면에서 공을 소유한 전진우가 드리블 돌파 후 한 박자 빠른 슈팅을 날림으로써 팀의 3번째 득점을 만들어냈다. 전진우의 시즌 4호골이었고, 수원은 3:1을 만들면서 다시 2점차의 리드를 가져왔다. 세 번째 골 이후에도 수원은 안병준과 염기훈을 교체 투입하면서 여전히 득점을 터트릴 수 있는 선수들을 선보였다. 성남은 이종호를 5번째 교체카드로 사용하면서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성남은 수원의 오른쪽 측면을 공략하며 득점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번번이 수원 수비에 막히면서 슈팅을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반면 흐름을 탄 수원은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후반 35분 왼쪽 측면에서 마나부의 침투패스가 전진우에게 연결했고, 전진우가 침착하게 골키퍼를 제치고 득점을 성공시키면서 오늘 경기 4번째 골이 터졌다. 전진우는 멀티골이자 시즌 5호골로 오현규와 함께 팀 내 득점 공동 1위에 올라섰고, 수원은 4:1로 리드하면서 사실상 승기를 굳혔다. 수원은 후반 37분 노련한 장호익과 민상기를 투입하며 골문을 잠그는 전략을 펼쳤고, 후반 추가시간 성남 이종호의 슈팅을 불투이스가 막아내면서 힘빠진 성남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멀티골을 기록하며 팀에 승리를 안긴 전진우는 "성남과의 경기가 너무나도 중요했고, 순위가 많이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책임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다"라면서 "간절하게 준비했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본인의 골과 이병근 감독의 승리공식과 관련한 질문엔 "골에 대한 부담은 없고, 출전기회를 주시는 것에 대한 믿음은 경기장에서 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면서 "필드에서는 똑같은 1명의 선수이기 때문에 좋은 플레이나 포인트로 증명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올 시즌 팀 최다 골 경기를 만들어내면서 완승한 수원은 순위를 10위로 한 계단 끌어올렸다. 한 경기를 더 치른 대구와 승점에서 동률을 이루면서 강등권 탈출에 대한 희망을 밝혔다.
김천전의 데자뷔처럼 또 다시 4골을 실점하며 무너진 성남은 2연패를 기록하며 다시 연패의 늪에 빠졌다. 11위와의 승점차도 8점으로 늘어나면서 강등의 그림자도 더욱 짙어졌다.
두 팀은 다음 주말 24라운드 순연경기를 치른다. 수원은 20일 제주로 날아가고, 성남은 21일 서울 원정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