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위 스플릿 구성 팀의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15일 오후 6시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22’ 28라운드 강원 FC와 수원 FC의 경기는 우천 속에서 5골이 터지는 난타전 끝에 수원 FC의 3:2 승리로 끝났다.

춘천에서 4번째 홈경기를 치르는 강원의 분위기는 좋았다. 직전 경기인 대구전에서 갈레고의 원더골로 대구에 신승했었고, 덕분에 춘천 홈에서만큼은 3전 전승을 기록하고 있었다. 승리한다면 수원 FC를 끌어내리고 6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강원은 센터백의 중심을 김영빈이 잡았고, 최전방의 중심에는 발샤가 섰다.

수원 FC는 강원과 승점에서 동률을 이룬 상태였고, 불안한 6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지난 라운드 전북전에서 패하며 무패행진이 3경기에서 마감됐지만, 원정경기에서는 5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중이었다. 강원과의 올 시즌 상대 전적은 1승 1패였고, 강원의 또 다른 홈인 강릉에서 승리를 기록했었다. 경기 결과에 따라 맞대결 우위는 물론이거니와 상/하위 스플릿의 위치도 갈릴 수 있었다. 곽윤호-김건웅-신세계의 쓰리백으로 나선 수원 FC는 장혁진과 박주호가 중원을, 박민규와 이용이 좌우 윙백을 맡았다. 전방은 라스가 장재웅과 정재윤 두 22세 이하 공격수들을 이끌고 시작했다.

첫 골은 원정팀 수원 FC가 터트렸다. 주인공들은 라스와 함께 공격 라인에 선 신예 정재윤과 장재웅이었다. 전반 11분 장재웅이 강원 수비수의 헤더 세컨드 볼을 헤더 패스로 연결하자, 침투해 들어가던 정재윤이 가속도를 붙이면서 강원 수비수를 따돌리고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을 성공시켰다. 수원 FC가 1:0으로 앞서가는 선제골이었고, 정재윤은 1호골, 장재웅은 1호 도움으로 나란히 통산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젊은피들의 활약에 따른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김도균 감독은 방심하지 않았다.

김승준-이승우를 투입하며 최선의 교체 카드를 정석대로 사용했다. 실점한 강원은 양현준을 향한 침투패스를 통해 공격의 활로를 모색했다. 수원 FC 수비수들은 오프사이드 트랩을 활용하면서 강원의 공격에 맞섰다. 강원은 열세의 공백을 길게 가져가지 않았다. 전반 25분 오른쪽 측면 김진호의 드리블을 시발점으로 시작된 패스는, 김진호가 종착점이 될때까지 이어졌다. 감각적인 터닝으로 박민규를 벗겨낸 김진호가 오른발 슈팅으로 수원 FC의 골망을 흔들면서 강원의 동점골이 터졌다. 김진호의 시즌 2호골로 양 팀의 스코어는 1:1 동점이 됐다. 만회 골 이후 기세를 탄 강원은 측면 크로스를 통한 공세를 이어갔지만, 김대원과 양현준 등 공격수들의 슈팅이 골문을 많이 벗어나면서 정확도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추가 득점은 터지지 않으면서 전반은 동점으로 종료됐다.

빗발이 거세지기 시작한 후반 강원은 발샤 대신 이정협을 투입하며 역전을 노렸다. 그러나 추가골은 강원이 아닌 수원 FC에서 터졌다. ‘구관’ 라스가 해결사로 나섰다. 후반 3분 이용의 크로스가 문전의 라스 머리로 향했고, 헤더가 강원 수비에 맞으면서 흘러나온 세컨드 볼을 그대로 강원 골문에 차 넣었다. 라스는 5호 골을 기록하면서 5호 도움에 더해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를 달성했고, 수원 FC는 2:1로 앞서나갔다. 다시 추격하는 입장이 된 강원은 볼 점유율을 주도하며 수원 FC의 문전을 위협했다. 후반 14분 김진호의 크로스에 이은 이정협의 헤더가 날카롭게 골문을 향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수원 FC도 바로 이어진 찬스에서 라스의 슈팅으로 응수했지만, 이번에는 유상훈 골키퍼가 선방해냈다.

양 팀은 2명씩 교체를 단행하면서 중요한 순간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수원 FC는 정재용과 니실라를 투입했고, 강원은 케빈과 갈레고 두 외국인 선수를 가동했다. 더욱 거세지는 빗줄기 속에서 수원 FC가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았다. 후반 22분 이용의 크로스를 강원 수비수가 헤더로 걷어냈지만, 세컨드 볼이 반대편 박민규에게로 향했다. 박민규는 주발인 왼발을 접으면서 강원 수비수를 제쳤고, 오른발 슈팅으로 강원 골망을 가르면서 팀의 세 번째 골을 터트렸다. 전반 실점 상황에서의 수비 실수를 만회한 박민규의 추가골은 수원 FC의 3:1 리드를 가져왔고, 시즌 1호골이자 개인 통산 K리그1 첫 골의 의미를 더했다. 춘천에서 강했던 강원도 쉽사리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35분 갈레고의 터닝 슈팅이 박배종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지만 세컨드 볼이 흘렀고, 이정협이 이를 놓치지 않고, 발을 갖다대면서 미끄러졌다. 공과 함께 골문에 빨려 들어간 이정협의 만회골로 강원은 2:3 한점차로 따라붙었고, 후반 막바지 추격에 불을 붙였다. 이정협은 시즌 4호골이자, 춘천 홈에서의 첫 골을 기록했다.

강원은 후반 40분 갈레고가 비에 젖은 그라운드를 기술적인 드리블로 질주하면서 수원 FC의 파울을 유도해냈고, 패널티 에어리어 근처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김대원의 프리킥은 정승용의 머리를 거쳤지만, 박배종 골키퍼가 선방해냈고, 재차 슈팅은 옆 그물에 걸리면서 결정적인 득점 기회가 날아갔다. 남은 시간 강원의 동점골은 터지지 않았고, 공격수 양동현을 수비수로 투입하면서까지 리드를 지켜낸 수원 FC가 3:2로 승리하면서 승점 3점을 가져갔다.

K리그1 통산 첫 골을 결승골로 터뜨린 박민규는 경기 후 "전반전에 제 실수로 골을 먹었기 때문에 만회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 다짐이 결과로 이어져서 너무 좋다"라고 득점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개인 통산 첫 골의 느낌에 대한 질문엔 "평소에 골을 넣으면 셀레브레이션을 어떻게 할까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너무 좋아서 정신이 없었다"라며 기쁨과 함께 아쉬움을 표했다.

어려운 상대인 강원을 잡아낸 수원 FC는 강원과의 승점 차이를 3점으로 벌리며 단독 6위로 올라섰다. 강원은 수원 FC를 꺾지 못하면서 상위 스플릿 입성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양 팀은 약 2주일의 휴식기를 가지고, 23라운드 순연경기를 소화한다. 강원은 27일 또 다른 수원을 상대하고, 수원 FC는 최약체 성남을 상대로 승점 쌓기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