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둘째 주 전역 예정인 김천 상무 소속 선수들의 원소속팀 복귀가 가시화되면서 각 팀들의 실질적인 전력 강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천 전역 3기 멤버는 조규성을 필두로 김천의 K리그1 승격을 이끌었던 정예들이기에 치열한 순위싸움을 벌이고 있는 팀들에게 천군만마가 될 수도 있다. 우승을 노리는 팀들에게도 강등을 피하는 게 목표인 팀들에게도 이들은 중요한 자원이다. 9월 10일 펼쳐지는 31R부터 활용이 가능한 예비역들과 소속팀들을 살펴본다.

● 전북 현대
전역자 : 조규성(FW)
말이 필요 없다. 단 1명이지만 전북의 아쉬운 부분을 단번에 해결해 줄 수 있는 최종병기다. 2위 전북은 1위 울산을 추격중이지만, 스플릿 분리전까지 리그에서 맞대결이 없기에 승점 9점 차이를 좁히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전북 입장에서 남은 경기에서 최대한의 승점을 적립하려면 지지않는 경기가 아닌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승리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결국 골. 다양한 공격수들의 득점이 불을 뿜고 있는 울산과는 달리 전북은 구스타보만이 7골을 기록하며 고군 분투중이다. 김천에서 13골을 기록하며 리그 득점 3위를 기록중인 조규성의 합류는 그런 의미에서 전북에게 중요하다. 단, 조규성이 해외로 직행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다.
● 성남 FC
전역자 : 연제운(DF), 유인수(MF)
강등 위기에 매각설까지 더해지면서 어려움에 처한 성남은 유인수와 원클럽맨 연제운의 합류가 특별히 소중하다. 김천을 제물 삼아 자동 강등을 벗어나야 하는 상황은 두 선수에게 다소 아이러니하지만, 감상에 젖을 새가 없을 만큼 성남의 시계는 바쁘게 흘러가고 있다. 연제운은 김지수, 권완규와 센터백 신구조화를 이루며 리그 최다실점을 벗어나기 위한 임무를, 김천에서 2골을 기록하며 적극적인 공격가담 능력을 보여줬던 유인수는 좌측면에서의 활발한 움직임과 돌파를 통한 득점 지원의 임무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 수원 삼성
전역자 : 명준재(MF), 박상혁(MF)
최근 2연승으로 기세가 오른 수원은 중고참 선수 2명을 더하면서 스쿼드의 뎁스를 두텁게 만들었다. 명준재와 박상혁은 젊은 공격수들이 맹활약 중인 공격 라인에서 바로 선발에 이름을 올리지는 못하겠지만, 김천에서와 같이 분위기 반전을 위한 카드로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천에서의 득점도 모두 교체 출전했던 경기에서 나왔고, 명준재는 3골, 박상혁은 1골을 기록했었다.

● 울산 현대
전역자 : 정승현(DF)
올 시즌만큼은 전북에게 우승컵을 내주지 않기 위해 전력질주 중인 울산에 힘을 보탤 선수는 국가대표 수비수 정승현이다. 김천에서 주장을 맡아 15경기를 선발로 소화하며 경기감각을 유지한 정승현은 김영권과 함께 ‘통곡의 벽’을 이뤄 남은 리그 경기에서도 최소 실점을 지켜낼 예정이다. 김천에서 호흡을 맞췄던 전북 조규성과는 FA컵 준결승과 파이널 분리 후 라운드에서의 2차례 맞대결이 예정되어 있다. 시즌 중에 한 팀이었다가 적으로 만나는 만큼 흥미로운 창과 방패의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 포항 스틸러스
전역자 : 하창래(DF)
포항 김기동 감독에게 하창래의 합류는 센터백 부상 이슈에 대한 심리적 보험이다. 포백을 사용하는 포항은 그랜트나 박찬용이 부상을 당할 시 풀백을 서는 박승욱을 센터백으로 대체하면서 위기를 넘겨왔다. 박승욱의 멀티 능력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만, 부상 같은 변수를 생각하면 전문 센터백이 필요해보였다. 이미 3시즌을 포항에서 소화하며 김기동 축구에 대한 이해도가 깔려 있는 하창래의 전역은 그런 의미에서 팀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 FC 서울
전역자 : 김주성(DF), 정현철(MF)
젊은 수비진을 꾸리고 있는 FC 서울에 또 한 명의 젊은 센터백 김주성이 합류한다. 이한범의 부상 이슈가 터진 상황에서 9월 오스마르 복귀에 더한 희소식이다. 김천에서 쟁쟁한 선배 센터백들 사이에서도 선발 출전 기회를 야금야금 얻어냈던 김주성은 올 시즌 황선홍호에 이어 벤투호에도 탑승하면서 대표팀 경험도 축적했다. 오스마르의 센터백 자리를 이어받을 수 있는 왼발 센터백 자원으로의 성장이 기대된다. 김천의 수비 앞 라인을 든든하게 지켜줬던 정현철도 서울로 복귀한다. 기성용 이상의 퍼포먼스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올 시즌 김천에서 10경기 이상 선발출전하면서 감각을 유지한만큼, 조지훈과 함께 3선 서브 경쟁구도를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제주는 서진수가 합류하면서 22세 이하 공격자원을 확보했고, 대구는 국가대표 골키퍼 구성윤을 서브 골키퍼로 두는 사치를 잠시나마 누리게 됐다. K리그2에서는 광주가 최준혁에게 전역 선물로 1부 승격의 선물을 줄 예정인 반면, 부산은 권혁규에게 전역하자마자 최하위 탈출이라는 힘겨운 과제를 공유해줄 것으로 보인다. FA가 된 강정묵(GK)은 새로운 소속팀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