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이 파이널 라운드 첫 경기에서 성남을 꺾고 소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3일 오후 2시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는 ‘하나원큐 K리그1 2022’ 파이널 라운드가 펼쳐졌다. 성남 FC와 수원 삼성의 34R 경기에서 원정팀 수원은 오현규의 선제골과 상대의 자책골을 더해 2:0으로 승리했다.
12위 성남은 파이널 라운드 첫 경기부터 올 인이 필요했다. 마침 상대는 강등 탈출 타켓인 11위 수원이었다. 지난 3번의 맞대결에서는 ‘단두대 매치’의 오명을 함께 뒤집어 썼지만, 결과는 1무 2패로 성남의 열세였다. 물러설 곳이 없는 만큼 승리를 위해서 최근 4경기 1골의 빈공을 극복할 반전 카드가 필요했다. 11위까지 내몰린 수원에게 성남은 반드시 잡고 가야 하는 상대였다. 서울과 수원 FC는 슈퍼매치와 수원 더비, 김천과 상무는 잔류 라이벌전이 된 상황에서 성남전 승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성남전에 강했던 전진우(3골)와 오현규(2골)의 선발출전이 예상됐다.
성남은 골키퍼에 김영광, 수비에 조성욱, 곽광선, 연제운을 내세웠다. 좌우 윙백은 박수일과 장효준이 나섰고, 중원은 권순형과 이재원, 안진범을 배치했다. 최전방은 김민혁과 구본철로 시작했다. 성남과 마찬가지로 수원도 국내 선수로만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양형모 골키퍼가 변함없이 골문을 지켰고, 이기제와 양상민, 고명석, 김태환이 포백을 이뤘다. 전진우와 류승우가 2선으로 내려와 좌우에 포진했고, 2선 중앙에서는 이종성과 정승원이 역할을 분담했다. 최전방에는 안병준과 오현규 투 톱이 나서면서 공격적인 경기를 예고했다.
전반 초반은 성남의 공세가 이어졌다. 전반 12분 성남 이재원이 박스 근처에서 슈팅을 날렸지만, 양형모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 23분에는 구본철의 중거리 슈팅은 날카롭게 골문으로 향했지만,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중반 이후 수원도 기회를 잡았다. 오현규가 곽광선의 파울을 유도해냈고, 온 필드 리뷰를 통해 패널티 킥(PK)을 얻어냈다. 그러나 재리뷰 결과 이전 상황에서의 오프사이드가 확인되면서 득점 기회를 놓쳤다. 아쉽게 PK 기회를 놓친 오현규는 직접 골 사냥에 나섰다. 전반 29분 이종성의 침투 패스에 이은 전진우의 패스가 오현규에게 연결했고 조성욱과의 몸싸움을 이겨낸 돌파 후 슈팅이 성남의 골망을 흔들었다. 오현규의 시즌 12호 골이었고, 수원은 전반을 1:0으로 앞선 상태로 마무리했다.
후반 성남은 뮬리치와 팔라시오스, 이시영을 교체 투입하면서 반격을 시작했다. 뮬리치는 후반 2분 헤더, 후반 7분에는 문전 앞에서 개인기에 이은 슈팅으로 수원 문전을 위협했다. 그러나 성남에게는 운마저 따라주지 않았다. 후반 9분 성남 문전으로 올라온 수원의 크로스를 수비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공이 흘렀다. 달려들어오던 오현규의 슈팅은 힘이 실리지 않았지만 곽광선을 맞고 굴절되면서 골키퍼가 손 쓸 수 없는 골문 구석으로 향했다. 성남의 자책골로 수원은 2:0의 리드를 잡았다. 추가 실점 후 성남은 심동운과 양시후 투입으로 교체 카드를 모두 사용하면서 빠르게 승부를 걸었다. 그러나 후반 13분 심동운이 결정적인 슈팅기회는 양형모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고, 재차 이어진 팔라시오스의 슈팅마저 골문을 살짝 벗어나면서 아쉬움은 이어졌다. 수원 양형모 골키퍼의 부상 변수가 발생한 후반 30분 이시영의 크로스가 뮬리치의 머리로 정확하게 배달됐지만, 바운딩 헤더가 골대를 넘어가면서 만회골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후 수원은 마나부와 명준재를 교체투입하면서 공격수들의 체력 안배에 들어갔고, 지난 12R 성남전 이후 오랜만에 클린시트 승리를 이뤄냈다. 경기는 수원의 2:0 완승이었다.
결승골을 기록한 오현규는 ‘힘든 경기를 치렀다. 골은 제가 넣었지만, 다른 선수들이 97분을 버텨주어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동료 선수들에게 승리의 영광을 돌렸다. 득점 후 전진우의 신발을 닦아주는 셀레브레이션에 대해서는 ‘골에 도움을 준 진우 형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이었다. 다음 경기 기제형의 도움을 받는다면 기제형의 신발도 닦아주는 셀레브레이션을 하고 싶다’며 동료애를 드러냈다.
승점 3점을 획득한 수원은 승점 37점을 기록하면서 김천을 끌어내리고 10위로 올라섰다. 아직 강등플레이오프 후보군이지만 9위 대구(승점 38점)를 승점 1점차로 바짝 추격하기 시작했다. 패한 성남은 강등의 그림자가 더욱 짙어졌다. 남은 경기 전승을 기록해도 잔류 순위인 8위 도달은 불가능해졌고, 수원이라는 목표도 놓치게 됐다. 전승 후 김천의 전패라는 비현실적인 시나리오만이 희망으로 남았다.
수원은 9일 홈에서 서울과 35라운드 경기이자 시즌 4번째 슈퍼매치를 치른다. 승리 시 8위 서울과의 승점차는 1점으로 좁혀진다. 같은 날 성남은 운명의 35라운드 김천 원정에 나선다. 승리 시 실낱같은 희망으로 남은 라운드를 소화할 수 있고, 패할 시 강등이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