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팀들의 전투는 치열했다. 이미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지면서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ACL)행 티켓이 시즌 마지막 희망이 된 대구FC와 FC서울의 FA컵 4강전은 서울의 승리로 끝났다.
5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2022 하나원큐 FA컵’ 4강전(6라운드)에서 FC서울이 연장 종료 직전 터진 나상호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대구FC에 승리했다.
홈팀 대구는 오승훈이 골문을 지킨 가운데 김우석, 홍정운, 정태욱, 홍철, 이진용, 황재원, 장성원, 오후성, 제카, 안용우로 경기를 시작했다.
원정팀 서울은 양한빈이 장갑을 끼고, 김주성, 오스마르, 이상민, 김진야, 김신진, 팔로세비치, 윤종규, 정한민, 강성진, 조영욱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은 지공을 통해 대구의 골문을 조여갔고, 대구는 빠른 역습과 속공, 세트피스로 대응했다.
대구는 후반 초반까지 오세훈을 앞세워 서울의 공세를 막아냈다. 전반 44분 조영욱의 다이빙 헤더가 오승훈에게 막힌 것을 비롯해 후반 3분 윤종규의 중거리 슈팅, 후반 4분 조영욱의 헤더 등이 모두 오승훈의 손끝에 걸렸다.
후반 8분 대구는 세징야와 고재현을 동시에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대구는 세징야의 등장과 함께 공세로 전환, 서울의 골문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후반 27분엔 세징야의 강력한 프리킥이 골대를 맞고 나왔고, 후반 34분 고재현이 기막힌 위치선정으로 서울의 골문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왔다.
정규시간을 득점없이 마친 양팀은 연장전에 돌입한 뒤 더욱 처절한 경기를 이어갔다. 연장 전반 막판엔 경기가 과열되면서 선수들간 충돌이 있었고, 고재현과 세징야, 양한빈이 경고를 받고서야 끝났다.
경기 종료가 임박하자 서울 안익수 감독은 승부차기를 대비하며 선방쇼를 펼치던 양한빈을 빼며 황성민을 투입했다. 그러나 승부차기는 성사되지 않았다.
연장 후반 추가시간 혼전중 흐른 공을 김신진이 왼쪽으로 넘겨줬고, 이를 받은 나상호가 단독돌파와 페인트 동작에 이어 중거리슛으로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슈팅은 굴절까지 되면서 오늘 수 차례나 서울의 공격진을 좌절시켰던 대구 오승훈 키퍼도 지켜볼 수밖에 없는 골이었다.
서울 안익수 감독은 경기 후 "(FA컵 우승은)가야 할 목표"라면서 "한동안 FC서울이 그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행보들을 보여줬는데 조금이나마 저희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결과물을 가져온다면 상당히 큰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또한 안 감독은 나상호를 향해 "결정적인 멋진 골을 넣었다"라면서 "오늘 골을 계기로 팬들 앞에서 우리 주장으로서 역할에 매진해줄 거란 희망이 있다"라고 칭찬했다.
대구와의 3연전에서 2연패 후 승리한 서울은 2016년 이후 6년만에 FA컵 결승에 진출했다. 울산 현대 호랑이를 제압한 전북 현대 모터스를 상대로 세 번째 FA컵 우승과 ACL 진출을 노린다.
대구는 최근 기세를 살리지 못하고 올 시즌 빈손이 결정됐다. 잔류에 남은 힘을 쏟아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 FA컵은 오는 27일 1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서 1차전, 30일 13시 전주월드컵경기장서 2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