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적 열세도 울산의 무패행진에 걸림돌이 될 수 없었다. 울산 현대가 주장 김영권이 퇴장당한 위기 속에서도 제주 유나이티드를 2:1로 꺾으면서, 리그 우승을 위한 가속페달을 밟았다.
5일 7시 30분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는 ‘하나원큐 K리그1 2022’ 8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 울산 현대의 올 시즌 첫 번째 맞대결이 펼쳐졌다.
제주는 지난 라운드까지 3승 3무 1패의 성적으로 리그 3위를 달리고 있었다. 6경기 연속 무패행진 중이고, 같은 기간 단 1실점만을 허용하는 철벽수비를 보여줬다. 주민규는 득점 대신 3도움으로 팀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있다. 윤빛가람이 복귀했고, 구자철까지 합류한 '완전체' 상태로 7경기 연속 무패에 도전하는 길목에서 울산을 만났다.
울산은 현재까지 명실상부 리그 최강자다. 지난 라운드 인천전 무승부로 6연승은 멈췄지만, 개막 후 단 한번도 패배가 없다. 레오나르도, 엄원상, 바코, 아마노 등 다양한 득점 루트는 울산 화력의 근간이었다. A대표팀 차출 후 복귀한 선수들의 출전도 예상됐다.
제주의 선발 라인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구자철이었다. 지난 경기 교체출전으로 홈 팬들에게 짧게 복귀 신고를 했지만, 선발 출전하는 이번 울산전이야말로 제대로 된 복귀 무대였다. 주민규의 포지션에서 제르소, 변경준과 호흡을 맞췄다. 정우재가 빠진 왼쪽 윙백 자리는 지난 라운드에 이어 안태현이 맡았고, 오른쪽 윙백 안현범은 1경기만에 선발 복귀했다. 울산 상대로 안정적인 허리라인도 중요하기에 최영준이 이창민의 파트너로 선발 출전했다.
울산은 A대표팀에서 김영권과 김태환이 복귀하면서 설영우가 왼쪽 풀백 포지션으로 돌아왔다. 미드필더 자리에는 바코와 이청용, 아마노 준을 동시 선발 출전시키면서 공격적인 경기를 예고했다. 전방은 3골로 팀 내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레오나르도가 맡았다.
울산은 경기 시작 2분 만에 제주 구자철의 파울로 프리킥 기회를 얻었다. 키커로 나선 아마노가 니어포스트를 노린 왼발 프리킥 골을 성공시키면서 울산은 전반 초반부터 1:0으로 앞서나갔다. 아마노의 시즌 3호골이었다.
제주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전반 10분 빠르게 김주공을 투입하면서 반격에 나섰다. 전반 15분 울산 진영에서 공을 빼앗은 제주 제르소가 중거리 슈팅을 날렸으나 조현우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제주는 선제골 실점에 이어 설상가상으로 전반 19분 구자철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졌다. 하지만 구자철의 부상으로 교체 투입된 주민규가 뜻밖의 나비효과를 불러일으켰다.
울산은 전반 44분 김영권이 주민규를 뒤에서 불필요하게 걷어차면서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하면서 후반 시작도 전에 수적 열세에 몰렸다. 아이러니하게도 제주는 구자철 부상 후 기회가 찾아왔다.
전반 추가시간, 김오규는 이창민의 낮게 깔린 코너킥을 그대로 골문에 차 넣으면서 기회를 살렸다. 김오규의 시즌 1호골이었고, 양팀은 1:1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 시작 후 제주는 수적 우위를 앞세워 울산을 압박했지만, 추가 골은 수적 열세인 울산에서 터졌다.
후반 6분 패널티 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이청용의 침투패스를 받은 엄원상이 터치-드리블 후 오른발 슈팅으로 제주 골망을 흔들었다. 엄원상의 시즌 3호 골이자, 발로 만든 첫 번째 골이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울산은 2:1로 앞서나갔다.
수적 우위에도 찬스가 번번이 조현우 골키퍼에게 가로막히자 다급해진 제주는 윤빛가람과 링을 투입하면서 공격을 강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에 맞서 울산은 레오나르도를 빼고, 이규성을 투입하면서 1점을 지켜내기 위한 버티기에 나섰다.
조현우는 후반 36분 주민규의 전매특허인 터닝 슈팅과 후반 37분 링의 왼발 슈팅을 모두 선방해내면서 승리를 지켜냈다.
울산은 후반 40분 조현우가 손쓸 수 없었던 링의 왼발 슈팅마저 김태환이 골문 앞에서 클리어해내면서 마지막 위기를 넘겼다.
경기는 최종 스코어 2:1 울산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울산은 8경기 연속 무패 기록을 이어가며 1위를 지켰고, 제주는 무패행진을 6경기에서 마감했다. 다음 라운드 울산은 홈으로 돌아가 대구를 상대하고, 제주는 무고사가 버티고 있는 인천 원정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