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공격수들의 골 폭죽이 성남의 홈 탄천에서 터졌다.
전북 현대가 구스타보와 바로우, 일류첸코의 연속골로 성남 FC를 대파하며, 본격적인 순위 경쟁을 시작했다.
9일 오후 2시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22’ 9라운드 성남과 전북의 경기에서 전북은 되살아난 득점력을 선보이며 성남을 4:0으로 제압하고, 3연승을 달렸다.
성남은 반등의 추진력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수원 FC전 첫 승 이후 지난 라운드 김천전에서 연승을 노렸지만, 완패하면서 다시 주저앉았다. 1승 2무 5패로 리그 최하위에 더해 리그 최다 16실점을 기록중이었다. 강의빈, 권완규와 부상에서 복귀한 김민혁(92번)의 센터백 라인은 지난 2경기 7실점을 허용하면서 불안감을 남겼다. 안진범의 합류로 전방 패스 공급은 원할해졌지만, 득점력 강화를 위해 영입한 팔라시오스와 이종호가 여전히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홈 첫 승과 연패 탈출을 노려야 하는 상대는 하필 지난 시즌 3번의 맞대결서 단 한번도 승리하지 못했던 전북 현대였다.
전북은 2연승을 달리면서 6위로 올라선 상태였다. 초반 득점력 빈곤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더 나은 득점력을 보이는 팀들보다 앞서 있는 이유는 적은 실점을 통한 밸런스 유지였다. 바로우의 합류와 쓰리백의 활용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다소 늦게 시동이 걸리고 있지만 일류첸코와 구스타보도 높이를 활용해 득점에 기여하는 등 ‘막히면 돌아가는’ 유연한 변화가 눈에 보였다다. 박진섭, 김진규는 이미 팀에 녹아들었고, 김문환과 이용의 오른쪽 라인은 부담스럽게 강력했다.
성남은 수비에 무게를 둔 라인업을 선보였다. 권완규를 오른쪽 윙백 포지션으로 출전시키면서 김민혁과 곽광선, 마상훈에 더해 4명의 센터백 자원을 동원했다. 안진범의 자리에는 베테랑 권순형을 오랜만에 선발출전 시켰고, 전성수의 파트너로는 올 시즌 첫 선발 출전하는 박용지가 낙점됐다. 전북의 측면 공세를 대비하고, 지난 라운드 대패 분위기의 쇄신을 위한 라인업이었다.
전북은 이번 라운드에서는 김진수가 최보경, 박진섭과 함께 쓰리백을 담당했다. 홍정호와 이용을 아예 명단에서 제외하고, 윤영선과 최철순을 교체선수 명단에 올렸다. 좌 쿠니모토, 우 김문환으로 측면을 구성하며 활발한 공격을 예고했고, 문선민이 올 시즌 첫 선발 출전해 구스타보와 호흡을 맞췄다.
전북은 출발부터 좋았다.
전반 8분 박규민의 중거리 슈팅에 성남 곽광선이 핸드볼 파울을 범하면서, 패널티 킥(PK)를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구스타보가 PK 골을 성공시키면서 전북은 1:0으로 앞서나갔다. 구스타보의 시즌 2호골이었다.
성남은 연패 탈출을 위한 반격에 나섰고, 전반 13분 강재우의 패스를 받은 전성수가 중거리 슈팅을 날리며 동점골을 노렸지만, 송범근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 32분 성남은 권순형의 코너킥에 이은 마상훈의 슈팅이 전북 박진섭의 발을 맞고 골문에 들어가면서 동점골을 기록했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 결과 전성수의 골키퍼 방해로 인한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면서 동점골은 취소됐다.
성남의 만회골 기회는 계속 이어졌다. 전반 37분 김민혁(92번)의 침투패스를 받은 전성수가 드리블 후 슈팅을 날렸지만, 이번에도 송범근 골키퍼가 동점골을 허용하지 않았다. 함께 뛰어들어가며 공간을 만들었던 박용지와 강재우가 아쉬움에 머리를 감싸쥘만큼 좋은 기회였다.
전반 몇차례 위기를 넘긴 전북은 후반 추가골 사냥에 나섰다.
후반 15분 김문환이 허슬 플레이로 살려낸 공을 문선민이 바로우에게 침투패스로 연결했고, 바로우는 침착한 슈팅으로 성남의 골문을 갈랐다. 2:0으로 앞서나가는 골이었고, 바로우는 시즌 1호골을 기록했다. 문선민은 시즌 2호 도움이었다.
구스타보와 바로우의 골에 호응하듯 일류첸코도 깨어났다.
후반 40분 교체투입된 일류첸코는 3분만에 성남 곽광선의 어설픈 수비를 놓치지 않고 인터셉트 후 골을 기록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증명했다. 전북의 3:0 리드를 만든 쐐기골이자 일류첸코의 시즌 첫 골이었었다.
그리고 일류첸코는 첫 골에 만족하지 않았다. 후반 47분 역습상황에서 바로우의 얼리 크로스를 받은 일류첸코는 김영광 골키퍼를 침착하게 따돌리고, 4번째 골을 기록했다. 전북의 4:0 완승을 만든 골이자, 일류첸코의 시즌 2호골이었다. 김상식 감독의 ‘복덩이’가 된 바로우는 1호골에 이어 1호 도움을 기록했다.
경기는 추가득점 없이 종료됐고, 전북은 3연승으로 달리면서 4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성남은 2연패로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바로우의 골을 도운 문선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제가 외국인 선수들과 소통이 되기 때문에 자꾸 소통하려고 했다"라면서 "오랜 친구 바로우가 골을 넣을 수 있게 도움을 준 것 같아서 너무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