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울산엔 제동장치가 없었다.
울산 현대가 홈에서 대구 FC 상대 짜릿한 역전승을 기록하면서 9경기 연속 무패를 이어갔다.
9일 오후 4시 30분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9라운드 울산 현대와 대구 FC의 경기에서 울산은 아마노, 바코, 엄원상의 골로 제카가 1골을 기록하는데 그친 대구를 3:1으로 완파했다.
울산은 지난 라운드까지 8경기 연속 무패, 6승 2무로 1위를 달렸다. 리그 최다인 12득점을 기록중인 공격진은 아마노, 레오나르도, 엄원상이 각각 3골씩을 기록하면서 밸런스를 잡고 있었고, 엄원상은 2경기 연속골을 기록중이었다. 지난 제주전에선 수비의 핵심인 주장 김영권이 퇴장당해 수적 열세인 상황에서도 승리를 만들어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부상이나 A대표팀 차출 등 이슈상황에서도 큰 공백없이 라인업을 꾸려왔다.
대구는 2승 2무 4패로 8위까지 떨어졌다. 지난 라운드 수적 우세 속에서도 인천을 상대로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다. 에드가 이탈 후 팀은 1무 2패를 기록중으로, 그 사이 세징야마저 부상을 당했다. 고재현이 홈 4경기 연속 골로 고군분투 중이지만 득점력을 발휘할 파트너가 필요한 상황이다. 높이뿐만 아니라 스피드까지 갖춘 제카의 빠른 적응과 정치인의 소위 '각성'이 절실했다.
울산은 제주전에서 퇴장당했던 김영권이 ‘오심으로 인한 징계 사후감면’으로 선발 출전할 수 있게 되면서 수비라인의 걱정을 덜었다. 공격진은 김민준이 선발출전 하면서 힘을 보탰고, 중원은 이규성이 변함없이 든든하게 지켰다.
대구는 김진혁이 수비로 다시 복귀하면서 김진혁-홍정운-정태욱의 베스트 라인업을 구성했다. 왼쪽 윙백 홍철은 부상 후 7경기만에 첫 선발 출전에 나섰고, 김희승-이진용-황재원의 젊은 미드필더 라인은 3경기째 가동됐다. 정치인으로 효과를 보지 못했던 공격진은 첫 선발 출전하는 베테랑 이근호와 새로운 외국인 공격수 제카 카드를 꺼내들었다.
울산은 지난 경기 데자뷔를 보여주는 듯한 시작을 했다.
전반 2분 프리킥 상황에서 아마노 준이 지난 제주전 프리킥 골과 비슷한 궤적으로 슈팅을 날렸다. 그러나 아쉽게 옆 그물에 맞으면서 골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시작하자마자 위기를 맞았던 대구는 베테랑의 기합으로 기세를 올렸다.
전반 4분 베테랑 이근호가 역습상황에서 울산 설영우의 파울을 이끌어내면서, 패널티 킥(PK)를 얻어냈다. 키키로 나선 제카가 여유있는 슈팅으로 조현우 골키퍼를 속여내면서 선제골을 기록했다. 대구가 1:0으로 앞서나갔고, 제카는 시즌 1호골을 기록했다.
한방을 맞은 울산은 전반 26분 엄원상을 투입하면서 만회골을 서둘렸다.
전반 37분 또 다시 아마노가 중거리 슈팅으로 대구 골문을 노렸다. 그러나 오승훈 골키퍼가 몸을 날리면서 동점골을 방어해냈다.
전반을 0:1로 끝마친 울산은 후반 이규성 대신 윤일록을 투입하면서 공격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그리고 후반 8분 아마노가 마침내 전반에 놓쳤던 지난 제주전 데자뷰 프리킥 골을 성공시키면서 1:1 동점을 만들었다. 지난 2라운드 성남전 PK 골처럼 프리킥을 유도하고, 마무리까지 직접 해결하는 ‘턴 키’ 방식의 동점골이었다. 아마노의 시즌 4호골이자 2경기 연속 프리킥 골이었다.
동점을 허용한 대구는 후반 22분 김희승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가 노 마크 상태의 황재원에게 흘러가는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황재원의 슈팅이 골 포스트를 맞는 불운이 겹치면서 대어를 낚을 수 있는 결정적 기회를 놓쳤다. 역습상황에서 제카의 1:1 찬스마저 조현우 골키퍼에게 막히면서 불안한 동점 상황은 계속됐다.
울산은 후반 31분 아마노에게 패스를 주고 쇄도하던 바코가 흘러나온 공을 러닝 아웃프론트 슈팅으로 연결하며 역전골을 만들었다. 균형은 깨졌고, 울산은 2:1로 앞서나갔다. 바코의 시즌 2호골이었다.
연패를 원하지 않았던 가마 감독은 실점 후 김진혁을 공격으로 이동시키고, 정치인을 교체투입하면서 동점골에 사활을 걸었다.
그러나 무리한 공격은 화를 불렀다. 후반 추가시간 역습 상황에서 엄원상이 울산의 세 번째 골을 터뜨리면서 치열했던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엄원상은 시즌 4호골을 기록하면서 아마노와 함께 팀 내 득점 1위로 올라섰다.
이 후 추가 득점은 터지지 않았고, 경기는 울산의 3:1 승리로 끝났다. 울산은 2연승을 기록하며 9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갔고, 2연패를 기록하며 5패에 도달한 대구 가마 감독은 근심이 깊어졌다.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휴식기를 거쳐 10라운드는 5월에 예정됐다. 대구는 어린이날 포항 원정에 나서고, 울산은 수원 원정에서 10경기 연속 무패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