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규성이 가나전을 무대 삼아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대한민국은 28일 오후 10시(한국시간) 가나와의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예선 2차전에서 2:3으로 패하며 승점 확보에 실패했다.
비록 패했지만 전반 2골을 먼저 실점하고도 후반 2골을 만회하는 저력을 보였고, 선발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한 조규성은 득점의 피니시를 책임졌다.
조규성의 멀티골은 특별하다. 대한민국은 1986년 멕시코에서부터 2022년 카타르까지 10회 연속 월드컵에 출전했다. 그 기간 동안 조별 예선과 토너먼트 포함 단 한 번도 한 경기에서 멀티골을 기록했던 선수는 없었다. 조규성은 대한민국 월드컵 역사상 최초의 한 경기 멀티 골, 헤더 멀티골을 기록한 선수로 한 획을 그었다. 또한 안정환, 박지성, 손흥민이 2~3번의 월드컵 출전을 통해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 선수 월드컵 최다골(3골)에 1골차로 따라붙는 기염을 토했다.
조규성의 득점 과정도 인상적이었다. 2골 모두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살려낸 헤더골이었다. 첫 골은 피지컬이 좋은 수비수인 무함마드 살리수의 뒷공간을 돌아 나오는 빠른 판단과 위치선정이 돋보였다. 두 번째 골에서는 도움닫기에 이은 러닝 헤더로 마치 골대를 향해 돌진하는 듯한 집념을 보여줬다.
올 시즌 K리그에서의 조규성은 다양한 득점 루트를 선보였다. 가나전에서 확인된 왼발(5골)의 위력에 더해 오른발(3골) 득점도 기록하면서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패널티킥(7골) 시에는 키커로 나서 안정적인 오른발 감각을 증명했다. 적극적인 헤더 경합에 비해 헤더 골(2골)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다. 그러나 FA컵 결승 2차전 같은 큰 경기에서 헤더 쐐기골을 터뜨리면서 중요한 순간에 머리로 해결할 수 있는 스트라이커임을 증명했다. 그리고 이번 월드컵 무대에서 그 입증의 범위를 넓혔다.
조규성은 우루과이와의 1차전 이후 수려한 외모로 전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번 가나와의 조별예선 2차전 골로 단순 인기뿐만이 아닌 실력으로도 주목을 받게 됐다. 미디어의 반응도 즉각적이다. 영국 BBC 방송에서 대한민국과 가나전을 분석한 저메인 제나스(前 프리미어리거)는 조규성의 첫 골에서의 공간 창출 움직임을 ‘lovely’라는 표현을 써가며 칭찬했다. 함께 출연한 디디에 드록바(前 프리미어리그) 또한 조규성의 두 번째 헤더 골에 ‘amazing’을 수식하면서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월드컵이 끝나면 활약을 보인 선수에 대한 해외리그 팀들의 관심이 시작된다. 지난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이 후 박지성, 이영표 등이 바로 유럽 무대를 밟았고, 성공적인 커리어를 만들어냈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 이 후 조규성의 행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