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리그 득점왕이 월드컵 무대에 데뷔했다.
대한민국은 24일 오후 10시(한국시간)에 펼쳐진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우루과이와의 조별예선 1차전을 0:0 무승부로 끝내면서 승점 1점을 챙겼다. 당초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고,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이 경기에서 대한민국은 후반 29분 3장의 교체카드를 사용했다. 조규성은 선발로 출전했던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를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고, 후반 남은 시간을 다 소화했다.
전북 현대 모터스 소속의 조규성은 K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다. 2022시즌 김천 상무와 전북 현대에서 활약하며 17골을 기록, K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국내 선수 득점왕 계보를 이은 토종 공격수의 자존심이다. 김천 상무 입대 후 소위 ‘벌크업’을 통해 피지컬을 보강했고 최전방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선보이면서 국가대표 승선을 이뤄냈다. 수비수와 미드필더를 거치면서 습득한 시야와 움직임, 그로부터 비롯된 전술 이해도는 공격수로서 차별화된 장점이다.
우루과이전에서 길지 않은 시간을 뛰었지만 그 존재감은 빛을 발했다. 교체 투입되자마자 패스를 통한 연계 플레이로 기회를 만들었고, 간결한 터치 후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분위기를 환기했다.
경합과 몸싸움에서도 상대 수비진에 밀리지 않았으며, 최전방부터 적극적인 압박을 가하며 쉼 없이 움직였다. 그로 인해 우루과이 수비진의 미스가 잦아졌고, 대한민국의 슈팅 기회는 늘어났다. 조규성은 공격 기회뿐만 아니라 팀 분위기도 살려냈고, 무승부 스코어 이면의 내용도 대등하게 만들어줬다는 평을 받았다.
대한민국은 지난 2018년 친선경기에서 우루과이에 36년 만에 승리를 거뒀었다. 당시 선제골을 기록했던 황의조는 이번 우루과이전에서는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소속팀에서의 출전시간 부족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대한민국은 득점 없이 우루과이전을 마치면서 다음 경기들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당장 포르투갈에 패했던 가나가 배수진을 치고 나설 공산이 크다. 16강행을 위해 결국 넘어서야 하는 포르투갈과의 3차전은 말할 것도 없다. 승리를 위해서 득점은 필수다. 그리고 첫 골은 다음 골을 위한 마중물이 될 수 있다. 조규성이라는 공격 옵션의 활용도와 결정력이 중요해진 이유다.
당사자의 컨디션은 좋다. 조규성은 인터뷰서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경기에서 더 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겼다”라면서 가나전 출전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한편, 조규성은 훤칠한 외모로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을 사로잡기도 했다. 그의 SNS 팔로워는 우루과이전 이후 10배 넘게 증가했다. 개인 SNS를 통한 전 세계 팬들의 관심에 대해선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경기장에서 보여드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며 현재 피치에만 집중하고 있음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