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는 패했지만, 백승호의 왼발 슈팅은 시원했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6일 새벽 4시(한국시간)에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G조 1위 브라질에 1:4로 완패했다. 이로써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했던 대한민국의 월드컵은 막을 내렸다.
한 단계 높은 브라질의 경기력에 압도당했지만, 후반 총알 같은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만회골을 만들어내면서 자존심을 지켰다. 그 주인공은 교체 출전으로 첫 월드컵 무대를 밟은 백승호였다.
백승호는 부동의 선발 미드필더인 황인범의 존재와 마지막 경기까지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던 조별 예선 상황으로 인해 16강 이전까지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브라질 전에서 전반 4골을 실점하며 사실상 판세가 기울자 후반에 교체 투입됐고, ‘원 샷, 원 킬’로 효율적인 월드컵 데뷔전을 치러냈다.
킥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지난 1월 아이슬란드와의 친선경기에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렸다. 이어진 몰도바전에서도 오른발 프리킥으로 득점을 성공시키면서 A매치 2경기 연속골을 장식했다. 2021시즌 K리그 데뷔골도 프리킥이었다. 올 시즌에는 정교한 오른발을 득점을 돕는 쪽으로 활용하면서 5개의 도움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백승호는 수원 삼성 유소년팀 출신으로 스페인 명문 구단인 FC 바르셀로나 유스팀으로 이적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스페인과 독일 리그를 경험하면서 실력을 쌓았고, 출전 시간과 병역문제 등의 해결을 위한 결단으로 2021시즌 K리그 전북 현대에 입단했다. 전북 현대에서 2시즌을 뛰면서 리그와 FA컵 우승을 이뤄냈다. 그리고 지난 11월 12일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선발되면서 생애 첫 월드컵 무대도 밟았다.
8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대한민국의 16강행을 이끈 황금 세대는 여전히 건재하다. 다음 월드컵의 손흥민은 노련미가 더해진 30대 중반이고, 97년생인 백승호 역시 20대 후반으로 전성기일 가능성이 높다. 2023 항저우 아시안 게임과 2024 파리 올림픽을 통해 병역문제를 해결한다면 다시 한 번 더 큰 무대에 도전해 볼 수 있다. 백승호를 주축으로 하는 다음 세대들이 만들어 낼 4년 후 북중미 월드컵이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