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니폼을 바꿔입은 주민규가 울산의 5연승을 이끌었다. 전 소속팀 제주엔 3연패를 안겼다.
2일 오후 2시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선 ‘하나원큐 K리그1 2023’ 제주 유나이티드와 울산 현대의 리그 5라운드 경기가 펼쳐졌다. 원정팀 울산이 정승현과 주민규, 강윤구의 연속골을 앞세워 제주를 3:1로 꺾고 5승 고지에 올라섰다.
최근 2연패로 4경기 2무 2패를 기록중인 제주는 홈 2경기에서도 승리를 신고하지 못했다. 3연패 탈출과 시즌 첫 승이 필요한 상황에서 주축 선수들은 부상으로 대거 자리를 비웠다. 정운과 임채민이 빠진 수비 라인에는 송주훈과 김주원이 선발로 출전했고, 최영준과 이창민이 이탈한 미드필더 라인은 이주용과 서진수, 김봉수, 한종무로 출발했다. 공격진은 김승섭, 유리 조나탄, 김주공이 출격했다.
개막 후 4연승을 질주 중인 울산은 제주를 상대로 5연승을 노렸다. 측면 수비라인에는 변화를 줬다. A매치 2경기를 소화한 김태환의 오른쪽 윙백 자리에 설영우를, 왼쪽 윙백 자리에는 이명재를 배치했다. 3선에 박용우와 이규성, 2선에 바코, 강윤구, 엄원상을 내세운 울산은 친정팀을 상대하는 주민규에게 최전방 임무를 맡겼다.
리그 1위를 달리는 울산답게 이른 시간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전반 6분 코너킥 상황에서 이명재의 킥-박용우의 헤더로 이어진 공이 문전으로 향했고 정승현이 골문 안쪽으로 가볍게 밀어 넣었다. 올 시즌 첫 세트플레이 득점이었고, 울산은 1:0으로 앞서나갔다. 선제골 후 여유있게 경기를 풀어가던 울산은 추가 골도 어렵지 않게 만들어냈다. 주인공은 주민규였다. 전반 17분 강윤구의 패스를 받은 엄원상이 공을 뒤로 내어줬고, 주민규가 박스 근처에서 침착한 슈팅으로 제주의 골문을 갈랐다. 제주에서 3시즌(2020~2022)동안 45골을 기록하면서 득점왕까지 차지했던 주민규는 친정팀을 상대로 득점에 성공하면서 그동안 갈고 닦은 골 감각을 원정팀 선수로서 확인시켜줬다. 3경기 연속골이자 시즌 3호골이었다.
연이은 실점 후 제주는 흔들렸다. 전반 28분 수비수의 백패스를 김동준 골키퍼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끝까지 따라간 강윤구에게 실점을 허용했다. 강윤구는 울산 유니폼을 입고 시즌 첫 골을 신고했고, 울산은 3:0으로 크게 앞서나갔다. 제주는 전반 종료 직전 VAR 판독을 통해 얻어낸 패널티 킥을 유리 조나탄이 성공시키면서 1점을 만회했다. 양 팀의 전반은 울산이 3:1로 2골을 앞선 채 끝났다.
후반 울산은 아타루, 제주는 헤이스를 투입하면서 전열을 재정비했고, 전반보다 팽팽한 경기를 진행됐다. 울산은 후반 17분 바코의 돌파 후 컷백을 엄원상의 슈팅으로 이어갔지만, 제주 김동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김동준 골키퍼는 후반 33분 아타루, 후반 종료 직전 설영우의 슈팅을 막아내는 등 눈부신 선방을 보여주면서 전반 실책으로 인한 실점을 옥에 티로 남겼다. 제주는 후반 울산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이청용을 교체 투입하며 점유율과 주도권 지키기에 나선 울산의 벽을 넘지 못했다. 제주의 추가득점은 터지지 않았고, 경기는 울산의 3:1 승리로 마무리됐다.
5연승을 달린 울산은 리그 최다연승(7연승)에 2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연승 바람을 타면서 리그 2연패를 향한 순항도 본격 시작했다. 홈에서 2연패를 당한 제주는 3연패의 늪에 빠졌다. 개막 후 5경기 무승(2무 3패)에 부상자들도 속출하면서 시즌 초반을 힘겹게 보내게 됐다.
울산은 8일 리그 최하위를 기록중인 수원을 홈으로 불러들여 6연승에 도전한다. 제주는 9일 지난 시즌 상대 전적에서 열세(3전 3패)였던 강원을 상대로 3연패 탈출과 시즌 첫 승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