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의 선명한 공격축구 앞에 전통의 강호 전북도 무릎을 꿇었다.
26일 오후 7시 30분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는 ‘하나원큐 K리그1 2023’ 9라운드 전북 현대 모터스와 대전 하나 시티즌의 경기가 펼쳐졌다. 2015년 이후 약 9년 만에 성사된 맞대결에서 대전은 안톤의 선제골과 이진현의 추가골을 앞세워 정태욱이 한 점을 만회하는데 그친 전북을 2:1로 꺾었다.
전북은 지난 제주전에서 수적 열세 가운데 승리를 거뒀지만, 김상식 감독이 퇴장당하면서 지휘관 부재 상태로 대전을 맞이했다. 홍정호가 센터백으로 선발 출전한 가운데 맹성웅과 백승호가 중앙 미드필더로 호흡을 맞췄다. 퇴장 징계로 빠진 최전방 하파 실바의 자리에는 안드레 루이스가 출격했다.
대구에게 일격을 맞은 대전은 전북을 상대로 원정 3연패 탈출을 노렸다. 수비라인은 안톤-임은수-김현우로 올 시즌 첫 쓰리백을 가동했고, 미드필더 라인도 마사를 올 시즌 첫 선발 출전시키면서 변화를 줬다. 공격 라인에는 유강현과 전병관을 배치했다.
전반은 상호 위협적이지 못했다. 양 팀 모두 공격의 정교함이 발휘되지 못했고, 득점 기회를 많이 창출하지 못했다. 대전은 전반 12분 임덕근의 선제 유효슈팅으로 공격의 포문을 열었지만, 전북의 불안한 수비를 제대로 공략해내지 못했다. 상대 진영에서 공격을 주도하면서 실책을 유발했지만, 득점으로 마무리 짓지 못하면서 먼저 앞서나갈 기회를 놓쳤다.
전북은 수비가 불안했고, 패스도 매끄럽지 못했다. 전반 16분 백승호의 코너킥에 이은 안드레 루이스의 헤더가 유일하게 위협적인 장면이었다. 전반 38분 송민규와 아마노 준을 투입하면서 공격적인 변화를 시도했지만, 분위기는 단번에 살아나지 않았다. 양 팀은 전반을 0:0으로 마쳤다.
선수 교체 없이 시작한 후반 선제골의 기쁨은 대전이 맛봤다. 후반 5분 김지훈이 전북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공격에 가담한 안톤이 왼발을 갖다 대면서 득점을 성공시켰다. 전북 수비수들은 쇄도해 들어오던 안톤을 속수무책 놓치면서 실점을 허용했다. 퇴장 징계 복귀 경기를 치른 안톤은 K리그 데뷔골을 신고했고, 대전은 1:0으로 앞서나갔다.
실점을 허용하자 전북도 서둘러 반격을 감행했다. 후반 10분 한교원이 대전 수비수들을 모두 제치고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 깃발이 올라가면서 득점으로 판정받지 못했다. 양 팀은 본격적으로 교체카드도 사용했다. 리드를 잡은 대전이 후반 17분 이진현과 배준호를 투입하면서 공세에 박차를 가하자 전북은 후반 21분 최철순과 구스타보를 꺼내들었다. 대전은 후반 26분 공민현과 레안드로를 추가 투입하면서 앞서 있는 상황에서도 공격적인 태세를 늦추지 않았다.
이민성 감독의 공격적인 선수 교체는 적중했다. 후반 29분 코너킥 상황에서 키커로 나선 이진현이 전북의 골문을 직접 공략하면서 대전의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대전은 2:0으로 한 점 더 달아나면서 승기를 잡았고, 이진현은 시즌 3호골(4도움)을 기록하면서 수원 FC 라스와 함께 공격포인트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전북은 후반 40분 코너킥 상황에서 정태욱이 헤더로 만회골을 터뜨리면서 뒤늦게 추격을 개시했다. 그러나 후반 막바지 구스타보의 터닝 슈팅이 골문을 맞고 나오는 등 마무리에서 아쉬움을 남겼고 승점 1점 확보에도 실패했다. 최종 스코어는 2:1 대전의 승리였다.
전북 전 승리로 승점 17점을 달성한 대전은 포항을 승점 2점 차로 추격하면서 리그 3위로 뛰어올랐다. 원정 경기 연패도 2에서 마무리 지으면서 팀 분위기 정상화도 빠르게 성공시켰다. 전북은 시즌 5패째를 기록하면서 리그 최하위 수원(7패)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패배를 기록한 팀이 되는 수모를 겪게 됐다. 답답한 경기력과 속출하는 부상자들로 인해 시즌 전망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전북은 29일(토) 강원을 홈으로 불러들여 다시 한 번 명예 회복에 도전한다. 원정 2연전을 마무리한 대전도 30일(일) 홈에서 2연승에 도전한다. 10라운드 상대는 제주 유나이티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