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 강호 대전과 원정 강자 제주의 대결이 제주의 완승으로 끝났다.
3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K리그1 10라운드에서 제주유나이티드는 대전 하나 시티즌에 3-0 승리를 거뒀다. 제주는 원정 4연승, 대전은 올 시즌 홈 첫 패다.
앞서 대전은 홈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21년 7월부터 34경기를 치르는 동안 1패밖에 없었다. 올해도 디펜딩 챔피언 울산을 잡아내는 등 3승1무로 무서운 승률을 보여왔다.
제주는 반대로 집을 나서면 강해졌다. 지난해 8월 이후 홈 승리가 없지만, 최근 원정에선 승점을 쓸어 담고 있다. 이번 시즌 14점의 승점 중 13점을 원정 경기에서 얻었다.
제주는 강한 압박을 바탕으로 초반부터 대전을 몰아세웠다. 결국 선제골이 21분 터졌다. 대전 골키퍼 이창근의 선방이 이어지던 와중, 제주 수비수 김오규가 코너킥서 뒤로 흐른 공을 왼발 중거리로 마무리했다. 김오규의 시즌 첫 골.
제주는 기세를 올리면서 33분 추가골을 얻어냈다. 헤이스의 크로스를 정운이 헤더로 마무리했다.
대전도 반격에 나섰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점유율을 가져가면서 좋은 전개에도 좀처럼 유효 슈팅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대전은 선수 교체로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다. 제주도 후반 11분 부상이 우려되는 구자철 대신 김봉수를 투입했다. 김봉수는 이후 78분 쐐기골을 터뜨렸다.
대전은 막판 유강현과 전병관을 투입하면서 만회골을 노렸지만 끝내 제주의 골문을 여는 데는 실패했다. 친정팀을 상대한 제주 김동준 골키퍼는 90분 유강현의 슈팅을 선방해 내며 대전의 희망을 꺾었다.
이 경기로 대전은 5승2무3패, 승점 17를 유지하며 리그 4위에 머물렀다. 그 사이 제주는 4승 2무 4패(승점 14점) 5위로 따라붙었다. 대전은 다음 달 6일 광주 원정을 떠난다. 제주는 같은 날 포항을 홈으로 불러 11라운드를 치르게 된다.

한편, 이날 대전월드컵경기장엔 13,777명의 관중이 경기 내내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특히 대전이 패색이 짙어졌음에도 서포터즈들을 중심으로 야유 대신 박수와 함성으로 선수들의 힘을 북돋았다.
이에 이민성 대전 감독도 경기 뒤 "이게 대전의 분위기다. 그리고 대전만이 갖고 있는 색깔"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