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7 나상호의 날이었다.
29일 오후 2시 수원 종합운동장에서는 ‘하나원큐 K리그1 2023’ 10라운드 수원 FC와 FC 서울의 시즌 첫 맞대결이 펼쳐졌다. 원정팀 FC 서울은 한찬희의 선제골과 나상호의 멀티골을 앞세워 홈 무패 방어전에 나선 수원 FC를 3:0으로 완파했다.
6위 수원 FC는 4경기 연속 무패였다. 올 시즌 홈 5경기 성적은 3승 1무 1패로 안방에서 특히 강한 면모를 드러냈다. 라스, 이광혁, 무릴로, 윤빛가람의 다채로워진 득점 루트는 수원 FC 상승세의 원동력이었다. 주중 경기 여파로 수원 FC는 라스와 이승우를 제외한 명단을 들고나왔다. 박주호와 김선민을 3선에 배치하며 수비를 강화했고, 이대광과 김주엽의 젊은 선수들로 최전방을 구성했다. 공격수들을 뒷받침 하는 역할은 윤빛가람에게 맡겼다.
지난 강원 전 오심에 울었던 서울은 대전에게 승점 1점차로 밀리며 4위로 내려앉았다. 원정에서는 3경기 연속 승리가 없었지만, 수원 FC와의 2021년 이후 상대 전적은 4승 2무 1패로 앞서있었다. 서울은 최철원 골키퍼가 6경기 만에 선발로 출전했고, 포백에는 이태석-김주성-이한범-김진야의 젊은 선수들을 배치했다. 지난 경기 멀티골의 주인공 임상협과 득점 공동 1위 나상호, 올 시즌 첫 선발 출전한 김신진이 공격을 이끌었다.
전반 수원 FC는 수비 라인과 미드필더 라인을 촘촘하게 유지하면서 서울의 공격에 대한 방어에 집중했다. 이에 맞서 서울은 점유율을 유지하며 공격을 주도했다. 수비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던 수원 FC의 한계를 서울은 놓치지 않았다. 전반 21분 팔로세비치의 크로스-김신진의 패스를 받은 한찬희가 공을 골문 구석으로 침착하게 차 넣으면서 서울의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한찬희의 시즌 마수걸이 골로 서울은 1:0으로 앞서나갔다. 첫 선발 출전 경기를 소화한 김신진 또한 도움으로 올 시즌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실점 후 수원 FC는 반격에 나섰지만, 김주엽의 헤더는 골문을 크게 넘어갔고, 이대광의 슈팅은 수비를 맞고 굴절되면서 서울을 위협하지 못했다. 오히려 서울이 전반 33분 오프사이드로 판정된 임상협의 슈팅이 수원 FC의 골망을 흔드는 등 지속적인 위협을 가했다. 수원 FC 장재웅 투입 외에 선수 변화는 없었던 양 팀의 전반은 서울의 리드로 마무리됐다.
수원 FC는 후반 양동현과 무릴로를 투입하면서 공격라인을 재정비했다. 교체 투입은 수원 FC가 아닌 서울에게 유의미한 결과를 가져왔다. 후반 5분 수원 FC 무릴로가 수비 가담 중 핸들링 파울로 패널티 킥(PK)을 허용했고, 이를 나상호가 성공시키면서 서울의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서울은 2:0으로 한 걸음 더 달아났고, 나상호는 시즌 6호골을 기록하면서 득점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서울은 추가 골 이후에도 후반 14분 박동진과 박수일의 교체인 하면서 선수들의 경기력과 체력을 안배했다. 그리고 경기의 쐐기를 박는 세 번째 골을 완성했다. 후반 27분 스로인 상황에서 박동진이 원터치 패스를 연결했고, 공을 받은 나상호가 문전으로 파고들어 왼발 슈팅을 날렸다. 공은 수비수와 노동건 골키퍼를 맞고 굴절되며 수원 FC의 골망을 흔들었다. 스코어는 3:0까지 벌어졌다. 나상호는 멀티골을 터뜨리며 시즌 7호포를 자축했다. 박동진 또한 도움으로 안익수 감독의 교체카드 적중을 확인시켰다.
서울은 남은 시간 팔로세비치의 프리킥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등 추가 골 기회까지 창출하면서 끝까지 날카로운 공격력을 보여줬다. 교체 카드 5장을 골고루 사용하는 여유로운 경기운영을 펼치면서 강팀의 조건 또한 확인시켰다. 수원 FC는 플레잉코치 양동현까지 투입할만큼 처절한 라인업으로 맞섰지만, 라스와 이승우의 결장으로 인해 물러진 공격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없었다. 선수들의 패스 호흡마저 맞지 않으면서 남은시간 만회골 없이 무기력한 경기를 펼쳤다. 결국 경기는 서울의 3:0 완승을 끝났다.
승리한 서울은 올 시즌 단 한 차례도 연패를 허용하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회복력'을 과시했다. 무실점 완승으로 지난 강원전 오심 패배의 아쉬움도 달랬다. 순위는 이날 경기가 없었던 포항을 다득점으로 제치면서 2위 자리까지 치고 올라갔다.
수원 FC는 라스와 이승우의 부재를 절실히 체감했다. 연속경기 무패와 홈 무패 기록 또한 4에서 마감했다. 나머지 10라운드 경기 결과에 따라 6위 자리를 내어놓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11라운드 경기는 5월 5~6일 양 일간 치러진다. 서울은 5일(금) 오후 2시 홈에서 전북 현대를 맞아들인다. 수원 FC는 6일(토) 역시나 홈에서 주중에 FA컵 경기까지 소화하는 바쁜 일정의 강원을 상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