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유나이티드가 광주에서 받은 굴욕을 홈에서 되돌려줄 수 있을까.
20일 오후 2시 인천 전용경기장에선 ‘하나원큐 K리그1 2023’ 14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광주 FC의 경기가 펼쳐진다. 13라운드 소화 시점 홈 팀 인천은 10위(3승 4무 6패), 원정팀 광주는 9위(4승 2무 7패)다. 양 팀의 승점 차는 1점이다.
인천으로서는 설욕 기회다. 인천은 지난 4라운드 광주 원정에서 0:5로 대패했다. 13라운드 제주와 수원 FC 경기에서 동일 스코어가 나오기 전까지 올 시즌 리그 최다 점수 차였다. 당시 패배는 2경기 연속 무패를 중단과 원정 2연패를 남겼다. 그 충격은 이후에도 이어져 6라운드까지 무득점에 원정경기 연패 숫자도 3까지 늘어났다.
최근 상황도 좋지 않다. 3경기 연속 무득점, 홈 5경기 연속 무승의 우울한 초반 성적표다. 지난해 4위를 기록하며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 티켓까지 따냈지만, 올해는 10위로 승강 플레이오프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절박한 상황에서 광주와의 홈 리턴매치다. 명분도 좋고, 승리에 목마른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좋은 무대다. 실제 인천 구단은 경기를 이틀 앞둔 18일(목) 19시 30분에 조성환 감독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개최, 팬들과 소통하며 승리를 다짐했다.
관건은 막혀있는 득점력을 어떻게 뚫어내느냐다. 인천의 팀 득점은 11점으로 정확히 팀 순위(10위)에 수렴했다. 오프시즌 제르소와 신진호 등을 영입하면서 공격력 강화에 힘썼지만, 기대만큼 득점력은 터지지 않고 있다. 결국 공격수들이 해결해줘야 한다. 에르난데스(2골 2도움), 제르소(2골 1도움), 천성훈(3골)이 결정력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김보섭의 분발이 요구된다.
인천 유스인 대건고 출신으로 2017년 인천에서 데뷔한 김보섭은 2022시즌을 공격포인트 9개(5골 4도움)로 장식하며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9개의 공격포인트 중 8개를 무고사 이적 후에 기록했을 만큼 알토란같은 활약이었다. 올 시즌도 기대를 받으며 7경기에 선발 출전했지만 아직까지 득점이 없다. 김보섭의 마수걸이 골은 인천 골 가뭄 극복의 단비가 될 수 있다.

이에 맞서 광주는 대승의 좋은 기억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킬 태세다. 승리 당시 아사니(3골)는 해트트릭, 엄지성(1골 1도움)은 멀티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는 등 주축 선수들의 활약도가 좋았다. 그로 인해 광주의 공격축구 색깔도 제대로 각인시킬 수 있었고 3연패 위기에서도 벗어났다. 그러나 최근 페이스는 좋지 않았다. 2연패에 6경기 연속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그런 위기 상황에서 인천을 다시 만났다. 광주에게 인천은 이번에도 위기 탈출의 타겟이다.

팀의 에이스 엄지성의 복귀 후에도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는 가운데 키는 이정효 감독이 쥐고 있다. 광주의 공격축구는 시즌 초반 K리그에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지만, 상대팀들이 대응책을 마련한 2라운드 로빈부터는 고전중이다. 당장 12~13라운드 2연패가 그 결과다. 인천전은 이 감독 축구의 유연성을 검증받게 되는 무대다. 상대팀의 역습 카운터를 대비하는 것이 과제다.
원정 경기 대량 실점도 이슈다. 광주는 홈(7경기 5실점) 대비 원정(6경기 12실점) 실점이 2배 이상 많다. 개막 라운드를 제외하고는 원정 매 경기에서 멀티실점을 허용 중이다. 공격만큼이나 수비 안정화가 승리의 필수요건이 되고 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선수들은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 인천전에서 팀의 3번째 골을 기록했던 이희균은 “선수단 모두 이번 인천 원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더 간절하게 임할 것이다. 꼭 승점 3점을 가져와 팬들에게 보답하겠다“며 승리 결의를 다졌다.
매 시즌 힘겹게 리그에 잔류했던 인천은 지난해 4위를 기록하며 2005년(2위) 이후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광주 또한 지난해 K리그2 최다승 기록(25승)을 세우며 K리그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이미 검증된 양 팀의 시즌 두 번째 정면충돌이 임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