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이 16강을 지나 8강의 윤곽을 드러냈다.
24일 오후 7시 전국 8개 경기장에서는 ‘2023 하나원큐 FA컵’ 16강 경기가 일제히 펼쳐졌다. K리그1 10팀 중 8팀이 승리하면서 8강전은 1부 팀들간의 진검승부로 전환된다. K리그2 5팀과 K3 유일한 생존팀인 파주시민축구단은 16강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울산, 연장 끝 전남 꺾고 ‘2년 전 패배 설욕’
울산은 전남을 2:1로 꺾고, 2년 전 FA컵 4강전 패배를 되돌려줬다. 울산은 마틴 아담과 루빅손, 보야니치와 아타루 4명의 외국인 선수를 선발 기용했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17분 전남의 하남에게 헤더 선제골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이했다. 실점 후 바코와 주민규를 추가 투입했지만, 정규시간 종료시까지 동점골이 터지지 않았고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후반 추가시간 임종은이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면서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갔고, 연장 시작하자마자 마틴 아담의 결승골이 터지면서 아슬아슬하게 승리를 챙겼다 챙겼다. 8강 진출에 성공한 울산 홍명보 감독은 부임 후 3시즌 연속 4강 진출에 도전한다. 전남은 하남이 FA컵 2경기 연속골을 터뜨렸지만 패배에 빛이 바랬고, 김다솔 골키퍼의 부상과 아스나위의 경련 등의 악재를 더하게 됐다.
포항, 2년 연속 성남을 제물 삼아 8강행
‘혈통 축구’ 2세인 이호재(성남 이기형 감독 子)와 김준호(포항 김기동 감독 子)를 모두 선발로 내세운 포항은 성남을 3:0으로 대파했다. 이날 경기는 2부자(父子)가 1경기에 감독과 선수로, 2세 선수 3명(성남 신재원 포함)이 동시에 선발로 출전해 FA컵에 새로운 역사를 남겼다. 베스트 멤버의 포항을 상대로 성남이 수비 라인에 로테이션을 가동하면서 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흘렀다. 포항은 전반 8분 하창래의 헤더 선제골에 이어 전반 27분과 후반 13분 이호재가 연속골이 터지면서 성남을 가볍게 꺾었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 성남 상대 득점을 기록한 바 있는 고영준(2도움)과 김승대(1도움) 또한 팀 승리를 조력했다.
광주, 서울 이랜드 꺾고 구단 역사상 2번째 FA컵 8강행 달성
광주는 서울이랜드를 2:1로 꺾으면서 상대 전적의 유효성을 재확인했다. 로테이션을 가동하면서 라인업에 힘을 뺀 광주는 브루노와 호난 등 주전급 선수들이 상당수 나선 서울이랜드와 90분 동안 득점 없는 경기를 펼쳤다. 후반 교체 투입된 허율이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실리적인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허율은 FA컵 매경기 승리를 결정짓는 영양가 있는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면서 광주의 FA컵 전진을 이끌고 있다. 허율의 FA컵 2경기 공격포인트(1골 2도움)는 리그(2골)보다 더 많다. 서울 이랜드와의 통산 11차례 맞대결에서 단 한 번도 패한적이 없었던 광주는 FA컵에서도 천적 관계를 써내려갔다.

‘갈레고 부활’ 강원, 김포에 올 시즌 첫 패배 선사
FA컵 3라운드를 승부차기 끝에 힘겹게 통과했던 강원은 16강에서는 득점포가 터지면서 2부 최강 김포를 스코어 3:2로 기분 좋게 따돌렸다. 경기는 치열했다. 주말 휴식 라운드를 치른 김포는 베스트 11을 가동했고, 리그 득점 1위 루이스가 멀티골을 터뜨리면서 강원을 위협했다. 갈레고와 한국영의 골로 균형을 맞춘 강원은 후반 추가시간 갈레고가 골문 앞에서 집념의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팀의 8강행을 확정 지었다. 강원은 지난 2021시즌에 이어 통산 2번째 4강행에 도전한다. 김포는 16강에 오른 K리그2 팀들중 가장 유력한 8강행 후보로 꼽혔지만, 아쉬운 패배로 돌풍을 마무리했다.

‘FA컵 강자’ 수원, 대구 꺾고 8시즌 연속 FA컵 8강
최근 7시즌 FA컵에서 도합 3개의 우승컵을 나눠가진 팀들의 대결에서는 우승컵이 하나 더 많은 수원이 승리했다. 수원은 전반 25분 김보경의 패스를 받은 김주찬이 신구조화 결승골을 완성시키면서 대구를 1:0으로 꺾었다. 수원은 부상에서 복귀한 민상기가 고명석과 함께 후방을 책임지면서 선제골을 지켜냈다. 리그에서 홈 경기 승리가 없었던 수원은 팬들에게 FA컵 8강과 시즌 첫 홈 승리를 동시에 선사하는 기쁨을 맛봤다. 로테이션으로 경기에 나선 대구는 후반 세징야와 에드가를 투입하면서 반격에 나섰지만,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경남 완파한 인천, ‘7시즌 만에 FA컵 8강행’
인천은 로테이션을 가동한 가운데 전반에만 3골을 터뜨리면서 경남에 3:0 완승을 거뒀다. 부상에서 돌아온 음포쿠가 전반 23분 선제골을 터뜨렸고, 홍시후(전반 38분), 정동윤(전반 40분)은 시즌 마수걸이 골을 신고했다. 지난 7번의 리그 홈 경기에서 승리 없이 단 4골에 그쳤던 인천은 3골차 홈 승리로 8강행을 자축했다. 경남도 인천과 마찬가지로 로테이션을 가동했지만 22세 이하 선수만 5명을 투입하고, 리그와 철저하게 분리된 라인업을 가용하면서 승산없는 경기를 펼쳤다.
제주, 90분 7골 난타전 끝 대전에 자책골 승리
제주는 대전과 7골을 주고받은 끝에 4:3으로 힘겹게 승리했다. 제주는 리그 10라운드 대전전(승 3:0) 득점자인 정운, 김봉수를 비롯 김주원, 이주용, 이창민, 안태현 등 승리 주역들이 선발로 출격했다. 전반 15분 이기혁, 28분 김승섭의 골로 앞서가던 제주는 후반 대전 마사-레안드로의 호흡에 동점을 허용했다. 유리 조나탄(후반 14)의 골로 다시 리드를 잡는 듯했던 경기는 대전 변준수의 동점골(후반 20분)로 다시 접전으로 변했다. 그러나 후반 27분 대전 수비수의 자책골이 터지면서 8강행의 주인공은 제주가 됐다. 대전은 22세 이하 선수 4명 사용하는 등 로테이션을 가동하고도 제주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통한의 자책골에 무릎을 꿇었다.
90분 진땀 뺀 전북, 연장전은 ‘구스타보 화력쇼’
구스타보가 4골로 폭발한 전북이 연장전까지 이어진 파주시민축구단과의 경기를 5:2 승리로 장식했다. 정규시간은 고전했다. 전반 구스타보의 2골을 앞세워 2:1로 앞서갔지만, 후반 22분 파주시민축구단 성정윤에게 헤더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위기를 맞이했다. 동점 허용 후 조규성, 문선민 등을 투입하면서 반격에 나섰지만, 남은 시간 역전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경기를 연장에서 마무리한 건 구스타보였다. 구스타보는 연장 전반 12분 헤더 결승골로 해트트릭을 완성했고, 연장 후반 9분 조규성의 컷백을 쐐기골로 마무리지으면서 경기를 매조지했다. 박진섭의 헤더골을 더한 전북은 시즌 최다인 5골을 터뜨리며 FA컵 8강에 안착했다. 파주시민축구단은 전북을 상대로 연장까지 경기를 끌고 갔지만, 전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FA컵 일정을 마무리했다.
8강행에 성공한 K리그1 8팀은 6월 28일(수) ‘2023 하나원큐 FA컵’ 8강전을 치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