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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8강] ‘거함 울산 격침’ 제주. 10년만에 FA컵 준결승 입성

리그 1위 울산 상대 접전 끝 승부차기 스코어 6:5 승리
전북, 포항, 인천도 광주, 강원, 수원 제치고 4강행 확정

FA컵 4강 진출 팀들이 확정됐다.

 

28일 오후 7시 ‘2023 하나원큐 FA컵’ 8강전 4경기가 전국 4개 경기장에서 펼쳐졌다. 제주가 울산을 꺾고 2년 연속 상스팀의 클래스를 증명한 가운데 지난 시즌 리그 2~4위 구(舊)관인 전북, 포항, 인천도 광주, 강원, 수원의 언더독들을 물리치고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공교롭게도 준결승 진출팀이 지난 시즌 리그 2~5위로 구성되면서 2023 FA컵 4강전은 2022 시즌 리그 성적 컷 그림이 됐다.

 

FA컵 8강 울산 현대와의 승부차기에서 슈팅을 막아내고 있는 제주 김근배 골키퍼 ©연합뉴스=대한축구협회 제공

 

FA컵 8강전의 주인공은 제주였다. 제주는 올 시즌 두 차례 리그 맞대결 완패의 굴욕을 안겨줬던 울산을 승부차기 스코어 6:5로 꺾고 가장 마지막으로 4강행을 확정지었다. 정규 시간에는 팽팽한 균형이 유지됐다. 전반 26분 울산 마틴 아담이 선제 헤더골을 터뜨리자, 전반 종료 직전 제주 김승섭이 만회골을 터뜨리면서 1:1로 하프타임을 맞이했다.

 

후반에도 양 팀은 리그 경기를 잊은 듯이 총력전을 펼쳤다. 울산은 이청용 제주는 헤이스가 투입됐고, 울산 이명재의 왼발 크로스와 제주 유리 조나탄의 헤더가 수시로 위력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이어진 연장전부터는 제주의 끈질김이 본격 빛을 발했다. 울산 선수들의 체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기 시작했고, 제주 유리 조나탄에게 수차례 좋은 기회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울산 조현우 골키퍼의 선방 속 득점은 터지지 않았고 승패 결정은 승부차기로 넘어갔다.

 

제주 키커들의 침착한 득점 속 김근배 골키퍼가 울산 박용우의 슈팅을 막아냈고, 제주의 7번째 키커로 나선 연제운이 득점에 성공하면서 4강행의 주인공은 제주로 확정됐다. 승부차기 스코어 6:5. 제주의 집중력은 울산이라는 대어를 낚았고, 무려 10년만의 FA컵 준결승행을 견인했다. 120분의 혈투 끝 패배를 맞본 울산은 4년 연속 FA컵 준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광주 FC와의 '2023 하나원큐 FA컵' 8강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전북 조규성(왼쪽) ©연합뉴스=대한축구협회 제공

 

전북은 전(前)관의 위력을 증명하며 FA컵 2연패를 향한 순항을 계속했다. FA컵 8강 광주전은 직전 주말 리그 맞대결의 리턴매치였다. 당시 0:2로 완패를 당했던 전북은 조규성의 멀티골을 앞세워 광주를 4:0으로 대파, 설욕에 성공했다. 김문환, 백승호의 복귀로 전력을 끌어올린 전북은 전반 내내 파상공세를 펼치며 경기를 주도했다. 득점포는 후반에 불을 뿜었다. 후반 11분 송민규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10분 동안 조규성, 아마노 준의 연속골이 터지면서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조규성은 경기 종료 직전 멀티골을 터뜨리면서 FA컵 4강 진출의 대미를 장식했다. 단 페트레스쿠 감독 또한 전북에서의 첫 승을 신고했다. 주말 울산전을 대비해 로테이션을 가동한 광주는 전반을 잘 버텨냈지만, 후반 시작된 전북의 화력을 버텨내지 못했다. 구단 역사상 첫 FA컵 준결승 진출은 다음으로 미뤄졌다.

 

포항은 경기 종료 10분을 남기고 제카와 박찬용의 연속골이 터지면서 강원에 역전승을 거뒀다. 2019시즌 부임 후 2번째 FA컵 4강행을 이룩한 김기동 감독은 커리어 첫 FA컵 결승행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과정은 아슬아슬했다. 리그 전력을 그대로 가동한 포항은 로테이션 라인업을 가동한 강원에게 전반 37분 선제골을 허용했다. 실점 후 후반 35분까지 만회골을 터뜨리지 못하면서 패색이 짙어진 상황. 그러나 후반 36분 제카의 헤더 동점골, 5분 뒤 박찬용의 역전 결승골이 터지면서 극적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포항은 홈 4연승을 FA컵 4강 진출로 장식했다. 강원은 유인수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면서 4강행이 좌절됐다. 리그 성적 딜레마로 로테이션을 가동할 수밖에 없었고, 불가피한 차선책으로 인해 아쉬움을 삼켰다. 윤정환 감독의 강원 부임 첫 승은 리그 경기로 미뤄지게 됐다.

 

 

결승골로 인천의 '2023 하나원큐 FA컵' 4강행을 이끈 천성훈 ©연합뉴스=대한축구협회 제공

 

인천은 수원을 꺾고, 준결승행을 확정지었다. FA컵 4강은 준우승을 차지했던 지난 2015년 이후 8년만이다. 인천은 외국인 공격수 3명에 더해 부상에서 돌아온 천성훈을 선발명단에 올리는 물량 공세를 선보였고 전략은 적중했다. 전반 22분 수원에 선제 실점을 허용했지만 에르난데스가 전반 31분 만회골을 터뜨렸다. 전반 41분 또 다시 수원에 실점하며 위기에 몰렸지만, 추가시간 천성훈이 동점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8분 제르소와-천성훈이 깔끔하게 결승골을 합작하면서 최종 스코어 3:2를 만들었고, 리드를 지켜내며 8강의 고비를 넘었다. 수원은 김주원-민상기-장호익의 베테랑들로 수비라인을 구성하고, 명준재가 멀티골로 분전했지만 역전패를 막지 못했다. 강등 위기의 리그 순위를 신경 쓸 수밖에 없었던 로테이션 라인업이 아쉬웠다. 수원은 8시즌 연속 8강 진출이라는 성적표로 FA컵을 마감했다.

 

'2023 하나원큐 FA컵' 4강은 전북-포항-인천-제주로 확정됐다.

 

인천 유나이티드와 제주 유나이티드는 각각 8년(인천), 10년(제주)만에 밟는 준결승 무대로 승리시 양 팀 모두 구단 역사상 2번째 결승 진출이라는 의미를 갖게 된다. 우승시 새로운 역사다.

 

전북과 포항은 FA컵 최다 우승팀에 도전한다. 전북은 지난해에 이어 FA컵 2연패 달성 시 통산 6회 우승으로 단독 최다 우승팀이 된다. 4개의 FA컵 왕관이 있는 포항은 5번째 우승 도전이다. 달성 시 전북, 수원과 함께 공동 최다 우승팀 반열에 올라선다. 구단 역사상 10년 만의 FA컵 우승과 김기동 감독의 첫 우승컵이라는 의미도 담긴다.

 

FA컵 준결승 대진 추첨은 오는 7월 18일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