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컵 준결승 2경기가 마침내 시작된다. FA컵 우승컵의 향방도 오는 주말 결정될 예정이다.
지난 8월 치러질 예정이던 ‘2023 하나원큐 FA컵’ 준결승 2경기가 순연된지 약 3개월만인 오는 1일 오후 7시 전주와 제주에서 동시에 치러진다.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는 전북 현대와 인천 유나이티드가 격돌한다. 두 팀은 각각 리그 4위(전북)와 5위(인천)로 승점 1점차 박빙의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팀의 목표는 동일하다. FA컵 우승이다. 리그 2위 경쟁의 앞선을 포항과 광주에게 내어준 두 팀은 FA컵 우승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FA컵 우승은 단순 우승을 의미하지 않는다. 상금에 더해 내년부터 재편되는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출전 티켓도 걸려있다. 협회별 할당량이 4장에서 3장으로 줄면서 1장의 티켓이 걸린 FA컵의 가치는 더욱 상승했다. 두 팀 입장에서는 3경기 전승을 거둬도 2위 탈환이 불확실한 리그보다는 2경기 승리 시 우승이 가능한 FA컵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올 시즌 리그에서의 상대 전적은 전북이 앞서 있다. 3경기 2승 1무로 홈 2경기는 모두 2:0으로 완승했다. 통산 성적도 우세하다. 57전 23승 20무 14패로 우위를 점했고, 홈에서는 2016시즌 이래 단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다.
FA컵에서 양 팀의 공격력은 백중세다. 16강, 8강 2경기에서 각각 9골(전북), 6골(인천)을 터뜨리며 경기당 3골 이상의 화력을 과시했다. 최근 리그에서의 폼도 팽팽하다. 전북은 최근 3경기 무패, 인천은 6경기 연속 무패다. 전북은 송민규, 백승호 등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 선수들의 복귀로 8강 대비 전력이 올라간 상태다.
인천도 지난 광주와의 리그 경기에서 터진 22세 이하 선수들의 득점포로 뜻밖의 수확을 거뒀다. 기존 무고사-제르소-에르난데스 외국인 공격수 3인방의 체력을 아껴놓은 부분이 무기다. 약점도 존재한다. 전북은 최근 10경기 평균 득점이 단 1점에 불과하다. 정교한 공격 전개보다는 PK나 상대 세컨드 볼 기반의 골이 많다는 점에서 매끄러움이 떨어진다. 인천은 핵심 선수들의 부상 공백이 문제다. 신진호-델브리지-이명주 등 팀의 베테랑 선수들이 사실상 시즌 아웃되면서 스쿼드 운용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전북은 FA컵 통산 5번(2000, 2003, 2005, 2020, 2022)의 우승과 2번(1999, 2013)의 준우승을 경험했다. 결승 진출 시 2년 연속 우승과 통산 FA컵 최다 우승팀에 도전할 수 있다.
인천은 지난 2015시즌 준우승 이후 통산 2번째 결승 진출을 목전에 뒀다. 8시즌만의 FA컵 결승 진출과 전북 원정 승리를 동시에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서는 제주 유나이티드와 포항 스틸러스가 만난다. 제주(9위)와 포항(2위)의 관심 무게추도 나란히 FA컵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제주는 정조국 대행체제에서의 유종의 미이자 남은 과업으로 FA컵 우승에 도전한다. 포항은 지난 35R 몰수패 여부가 결론이 나지 않으면서 현재로서는 2위를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리그 전망에 안개가 낀만큼 FA컵 우승을 통한 ACLE 출전 티켓 확보라는 활로 개척에 나선다.
제주는 FA컵에서 우승한 역사가 없다. 승리한다면 2004년 이후 19년만의 결승행이다. 포항은 FA컵에서 4차례(1996, 2008, 2012, 2013)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준결승을 통과한다면 10년만의 결승진출이다. 우승 시 수원, 전북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FA컵 최다 우승팀에 공동으로 등극한다.
준결승의 승자들은 오는 4일 결승전에서 단판으로 우승팀을 가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