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이 승부차기까지 가는 사투 끝에 제주를 꺾고 FA컵 결승행을 확정했다.
1일 오후 7시 30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선 ‘2023 하나원큐 FA컵’ 제주 유나이티드와 포항 스틸러스의 준결승이 열렸다. 양팀은 연장전까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에 돌입, 포항이 승부차기 결과 4:3으로 승리했다.
홈팀 제주는 4-4-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서진수와 김봉수가 투톱을 구성했고, 그 뒤를 헤이스, 김건웅, 최영준, 조나탄 링이 받쳤다. 정운과 임채민, 연제운, 임창우가 포백을 형성했다. 김동준이 골키퍼로 출전했다.
원정팀 포항은 4-2-3-1로 스타팅 포메이션을 짰다. 최전방원톱으로 제카, 그 뒤로 김승대, 고영준, 김인성이 공격진을 구성했다. 한찬희와 김종우가 허리를 지탱하고 박승욱과 그랜트, 하창래, 신광훈이 포백을 구성했다. 황인재가 골문을 지켰다.
전반은 다소 신중한 탐색전 양상이 짙었다. 서로 위협적인 모습을 만들지 못하면서 공을 주고받았다.
긴장감만 돌던 그라운드의 균형은 제주의 역습으로 깨졌다. 전반 42분 제주는 김봉수를 앞세워 포항의 오른쪽을 허물고 공을 반대로 보냈다. 쇄도하던 김진수는 바운드된 공을 왼발로 차넣으면서 선제골을 만들었다.
후반은 포항이 총 공세를 펼쳤다. 강한 전방압박을 앞세워 제주의 골문을 두들기던 포항은 기어코 후반 14분 김인성의 중거리 하프발리슛으로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포항의 공격을 막아내기 급급하던 제주는 후반 16분 김승섭, 후반 30분 유리를 잇달아 투입하면서 반전을 노렸다. 그러나 기대했던 극적 효과는 없었고, 이렇다할 찬스를 만들어내진 못했다.
경기가 과열되면서 양팀 선수들의 신경전도 치열했다.
포항도 이호재를 투입하면서 경기를 어떻게든 정규시간 내에 끝내려 했지만 김동준 키퍼의 선방을 곁들인 제주의 필사적 방어를 뚫지 못했다.
경기가 과열되면서 양 팀 선수들의 신경전도 벌어졌다. 포항 이호재는 위험한 태클로 경고와 함께 야유를 받기도 했다.
결국 양 팀은 연장전에 돌입, 후반과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갔다. 포항은 결정력 부족에 땅을 쳤고 제주는 체력이 바닥나며 역습도 무뎠다. 양팀은 결국 스코어를 바꾸지 못한 채 승부차기로 향했다.

선축 제주가 먼저 웃었다. 1번 키커 정운이 시원한 슈팅으로 성공시킨 반면, 제카의 실축을 김동준이 막아내며 홈 구장의 환성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두 번쨰 키커, 제주 임채민이 실축하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포항 박찬용은 성공시키면서 스코어는 동률.
세 번째 키커인 제주 유리와 포항 심상민이 모두 성공시킨 가운데, 제주의 네 번째 키커 김오규의 킥이 황인재에게 걸리면서 전세가 기울었다. 포항은 한찬희가 성공시키면서 스코어는 2:3으로 포항이 앞섰다.
제주의 마지막 키커 연제운이 킥을 가볍게 성공시키며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지만, 포항 이호재가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포항의 승리로 끝났다.
이날 승리로 포항은 오는 4일 스틸야드에서 5번째 FA컵 우승에 도전한다. 지난 2013년 이후 10년 만의 결승전이다. 상대는 전북 현대 모터즈로 결정됐다.
반면 제주는 19년만의 결승 도전이 무산됐다. 평일 저녁에도 열렬한 성원을 보낸 홈팬들은 아쉬움을 안고 돌아섰다.
포항 김기동 감독은 "선수들이 리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A컵 일정을 모두 소화하느라 힘들 텐데, 모두 집중력을 유지해 줘서 고맙다"라면서 "어쨋든 결승전은 스틸야드에서 열린다. 쥐어 짜내서라도 우승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 정조국 감독대행은 "선수들은 끝까지 최선 다하고 잘해줬다. 책임은 오롯이 제가 진다. 평일인데도 제주팬들이 많이 와주셨는데 죄송스럽다"라면서 "남은 경기 (잔류에) 최선을 다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