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Legend)’. 이 단어는 뛰어난 능력과 업적을 지닌 한 분야의 아이콘을 뜻합니다. 스포츠 세계에서 '레전드'라 불리기 위해서는 탁월한 실력뿐만 아니라 눈에 띄는 업적과 사회적 존경을 받아야 합니다. 특히, 도덕적인 결격 사유가 없어야 하기에 모든 조건을 충족한 이들은 드물죠. 그만큼 전설의 존재는 우리에게 특별한 감동을 줍니다. 지난 19일과 20일, 한국 축구팬들은 넥슨이 마련한 축구 레전드들의 축제, ‘2024 넥슨 아이콘 매치’를 통해 이러한 전설들의 감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024 넥슨 아이콘 매치’는 팬들에게 축구 경기 이상의 의미를 전달했습니다. 이번 이벤트 매치는 양일간 무려 360만 명이 관람하고, 최대 27만 명이 동시에 경기를 지켜보며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현장에선 MD 상품이 품절되고, TV 시청률이 3%를 넘어서는 등 팬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죠. 특히 6만 명 이상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직접 '전설'들의 플레이를 감상하는 진풍경을 연출했습니다. 이날의 백미는 후반전에 있었던 박지성 선수의 출전과 득점이었습니다. 그의
인간은 자신이 기억되길 원합니다. 기억의 매개는 보통 이름이죠. 어느 한 분야에서 드러나는 특정한 기술을 보며, 특정 사용자의 이름을 떠올리게 된다면, 그만큼 영예로운 일은 없을 것입니다. 축구를 비롯한 스포츠에서도 '시그니처'라는 개념이 자주 언급됩니다. 시그니처는 그 선수를 상징하는 기술이나 스타일을 의미하며, 많은 팬들이 선수들의 개성과 실력을 직관적으로 느끼게 해줍니다. 선수의 시그니처는 단순히 한 가지 기술로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그 선수의 모든 플레이에서 묻어나는 독특한 특징일 수 있습니다. 특정 기술을 보면서 그 기술을 사용하는 선수의 이름을 떠올리게 되는 순간, 그 선수는 이미 축구 역사에 깊이 새겨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숙달을 넘어서, 그 자체로서 그 선수의 상징이 되는 영예로운 일입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 축구의 전설적인 미드필더 지네딘 지단은 ‘마르세유 턴’으로 유명합니다. 마르세유 턴은 지단의 유연한 플레이 스타일을 상징하며, 그의 경기를 본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 우리나라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멕시코의 콰우테모크 블랑코는 축구 팬들에게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 왔습니다. 한 해의 뒷자락을 맞이하며 우리는 성숙의 계절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우리는 축구와 함께 많은 이야기를 쌓아왔습니다. 선수들도, 팬들도 1월부터 시작된 경기와 훈련의 시간들이 이제 막바지에 다다랐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선수들 중에서도 경력이 많은, 이른바 ‘베테랑’ 선수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축구계에서 흔히 33세에서 36세 이상의 선수들을 ‘베테랑’이라 부릅니다. 일반적으로 30대 후반에 은퇴하는 축구 선수들의 나이를 고려하면, 현역 선수로서의 나이로는 할아버지 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처음 축구화를 신고 그라운드에 섰을 때, 수많은 동료와 함께 뛰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이제는 그들 중 많은 이들이 그라운드를 떠났고, 남은 몇몇만이 여전히 현역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베테랑이라는 이름에는 단순히 나이를 의미하는 것 외에도 여러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우선, 오랜 시간을 축구에 바친 그들의 ‘헌신’이 있습니다. 그리고 축적된 ‘경험’이 그들의 관록을 더욱 빛나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
추석이 돌아왔습니다. 모두들 집에 가고 계시나요. 아직 도착하지 못하셨더라도 이미 마음은 고향에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영어로 ‘집’은 home(홈)과 house(하우스) 두 가지로 표기할 수 있습니다. 전자는 ‘가정’이라는 의미에 가깝고, 후자는 ‘건축’의 의미에 가깝습니다. 국내에서의 경기를 단순히 건축물(house)에서의 경기가 아닌 ‘Home’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이유가 있겠지요. 오늘은 한가위 특집으로 홈 어드벤티지에 대해 얘기해 봅니다. 홈경기의 이점은 ‘익숙함’이라는 단어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홈이라는 공간은 선수들에게 친숙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예선전이 홈 앤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되는 월드컵에서도 홈경기의 중요성은 크죠. 홈경기에서의 이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정서적 이점입니다. 홈에서는 선수 본인과 비슷한 모습과 언어를 사용하고, 선수와 동일한 유니폼을 입은 다수의 팬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강렬한 응원은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두 번째는 환경적 이점입니다. 경기장의 잔디 상태, 시설, 기후 조건 등 여러
오늘은 스포츠와 관련된 조금은 무거운 주제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지난 7월 26일 시작된 파리 올림픽이 8월 11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올림픽은 평화와 화해와 인류애를 표방하는 스포츠 축제입니다. 이 대회는 순수한 스포츠 정신을 강조하며, 전 세계가 하나 되어 경쟁하면서도 서로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다른 측면으로 ‘존중을 바탕으로 한 대리전쟁’이라는 역설적인 표현으로 설명될 수도 있습니다. 국가 간 더비전이 흥미와 몰입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겠지요. 올림픽 헌장은 ‘어떠한 종류의 시위나 정치 종교 인종적 선전을 할 수 없다’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극도의 순수성과 보편적 인류애를 바탕으로 올림픽을 정치와 이념의 장으로 만들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49개국이 참가한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이 나치를 선전하는 장으로 활용되었던 과거를 떠올려본다면 이러한 규정의 필요성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 대회마다 이 규정과 관련된 이슈가 종종 발생합니다. 이번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브레이킹’ 종목에
2024 파리올림픽이 한창입니다. 세계인의 축제, 올림픽의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오늘은 올림픽 축구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올림픽은 단순히 여러 경기 종목의 합만이 아닙니다. 그 이상의 다양한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종목인 축구에선 더욱 그렇습니다. 국가적인 측면에서 볼 땐 국위를 선양하고, 국민들의 마음이 한데 모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개인적 측면으로는 선수들의 '로망'인 국가대표로서 인정을 받습니다. 여러 클럽 스카우터들의 주목을 받으며 자신의 기량을 선보일 기회를 얻기도 합니다. 3명의 와일드카드(연령 외 선수)가 있긴 하지만, 23세 이하의 선수들이 대다수이기에 실력 발휘 가능성도 높습니다. 동메달 이상을 획득하면 군 면제 혜택이 주어집니다. 선수의 연봉 협상이나 구단 선택 시 군필 부분은 큰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군 면제는 수입이나 선수의 성장에서 큰 동기 부여가 됩니다. 한국 축구의 역사에서도 올림픽은 큰 영향을 미쳐 왔습니다.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높아지면서 '000키즈'라는 이름하에 많은 어린이들이 축구를 시작하게 됩니다. 이는 인재 양성과 동시에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 중 '여성들이 싫어하는 세 가지 이야기'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첫째는 군대 이야기, 둘째는 축구 이야기, 그리고 셋째는 군대에서 축구 한 이야기랍니다. 이런 부담을 무릅쓰고서, 오늘은 이 세 가지를 모두 아우르는 주제, 바로 군대에서 축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의 모든 남성은 일정 기간 국방의 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현재 복무 기간은 대체로 18개월에서 21개월 사이로, 이 기간 동안 많은 젊은이들이 군인으로서의 삶을 체험하게 됩니다. 축구 선수들도 예외 없이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모두 군 복무를 이행해야 합니다. 여기서 신체 나이가 생업에 큰 영향을 끼치는 스포츠 선수들에게 특정 유형의 전문적인 복무가 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 한국인들에겐 낯선 단어가 아니죠. 바로 상무(尙武), 국군체육부대입니다. 과거엔 현 김천상무와 무궁화축구단(경찰)이 대표적인 군 복무 축구단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무궁화축구단은 2019년도를 마지막으로 해체됐고, 현재는 김천상무가 상위 리그에서 유일한 군 복무 축구단으로 남아있습니다. 이외에도 공익근무요원 등으로 복무하며 4부 리그 시민축구단에서 활동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