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의 ‘판타지스타’가 팀을 패전의 위기에서 구했다.
14일 오후 4시 30분 김천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12라운드 김천 상무와 대구 FC의 경기에서 대구는 경기 종료 직전 터진 세징야의 극적인 동점골로 김천과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김천은 지난 제주 원정에서 패했지만, 홈에서는 3승 1패로 강했었다. 3라운드 대구 원정에서 시즌 첫 패배를 당했었기에 홈에서의 맞대결은 설욕의 기회였다. 연속골 행진이 5경기에서 무산됐지만, 스트라이커 조규성은 여전히 리그 득점 1위를 달리고 있었다.
대구는 지난 수원과의 홈 경기 완승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일정으로 인한 피로 후유증을 탈출했다. ACL에서 득점 폭격을 한 제카에 더해 3라운드 김천전 결승골의 주인공 고재현, 부상에서 복귀한 세징야까지 골 맛을 보면서 득점력이 절정에 오른 상태였다. 순위도 11위에서 8위로 반등을 시작했다. 다만, 원정경기 성적은 승리 없이 2무 3패로 약했다.
김천은 구성윤 골키퍼가 3경기만에 다시 선발 출장하면서 친정팀을 상대했고, 쓰리백의 한 자리에 송주훈이 올 시즌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제주전과 마찬가지로 좌우 윙백을 유인수와 강윤성이 맡았고, 조규성의 좌우에서 고승범과 김한길이 포진하면서 득점을 노렸다.
대구는 지난 수원전에서의 필승 라인업을 그대로 가동했다. 사실상 확정된 베스트 일레븐의 모양새다. 수비는 김진혁-홍정운-정태욱의 쓰리백이, 미드필더는 좌측은 노련한 홍철, 우측은 젊은 황재원이 책임졌다. 수원전에서 릴레이 골을 터뜨린 제카와 세징야, 고재현은 최전방을 맡았다.
경기 시작 후 ‘안방의 강자‘ 김천이 먼저 선제 유효슈팅을 날렸다. 전반 11분 김천 진영에서부터 드리블로 치고 나가던 고승범이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물러서던 대구 수비의 허점을 찔렀다. 그러나 대구의 수문장 오승훈 골키퍼가 몸을 날리면서 가까스로 실점을 막아냈다. 간간히 이어지는 대구의 역습과 크로스를 정승현이 끊어내면서 전열을 가다듬은 김천은 전반 21분 역습상황에서 조규성의 크로스를 유인수가 헤더로 연결하면서 선제골을 터뜨렸다. 대구 오승훈 골키퍼가 마지막까지 펀칭을 시도했지만 골문 밖으로 쳐내지 못했다. 유인수의 시즌 2호 골이었고, 조규성에게 몰리던 득점이 분산되기 시작한 의미 있는 골이었다. 조규성은 시즌 1호 도움을 기록하면서 견제에 대한 대응을 다른 공격포인트로 보여주기 시작했다. 김천은 1:0으로 앞서나갔다.
선제골을 기록한 김천의 공세는 이어졌고, 대구 수문장의 선방도 이어졌다.
전반 27분 이영재가 니어 포스트를 노린 왼발 프리킥으로 추가골을 노렸으나 오승훈 골키퍼가 몸을 날리면서 막아냈다. 이영재는 전반 33분 재차 이어진 프리킥 찬스에서 파 포스트도 노려봤지만, 이번에도 골문이 아닌 오승훈 골키퍼에게로 항했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김천은 후반 초반 역습상황에서 김한길이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몸을 날린 정태욱과 골포스트에 막히면서 추가골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수세에 몰린 대구 가마 감독은 이진용 대신 이용래 투입하면서, 전술에 변화를 꾀했다.
대구는 황재원의 패스를 받은 고재현이 문전에서 제대로 된 첫 번째 유효슈팅을 날리면서 분위기 전환을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후공을 시작한 대구는 후반 15분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지만, 세징야의 크로스에 이은 정태욱의 헤더가 나오면서 흐름을 이어갔다. 전반에 침묵했던 세징야는 김천 수비수 4명의 탈압박을 견뎌내며 고군분투했고, 그 과정에서 프리킥을 얻어내 직접 슈팅까지 날려봤지만, 아쉽게도 구성윤 골키퍼가 지키는 김천 골문을 뚫어내지 못했다.
대구는 이근호, 정치인, 케이타를 투입하면서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정규시간이 끝날때까지 동점골은 터지지 않았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마침내 극장골이 터졌다.
후반 추가시간 4분 문전에서의 혼전 상황에서 제카가 헤더로 띄워준 공을 세징야가 달려들어가면서 집념의 헤더로 김천 골문에 밀어 넣었다. 세징야도 골문으로 같이 빨려 들어가면서 세징야가 곧 골이 된 ’물아일체‘ 동점골의 순간이었다. 세징야의 시즌 4호골이었고, 제카의 시즌 2호 도움이었다. 세징야와 제카는 도움과 골을 주고받은 세 번째 합작품을 만들어내면서 절정에 오른 호흡을 과시했다. 세징야의 골을 끝으로 경기는 종료되었고, 치열했던 양 팀의 승부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대구는 김천과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순위를 뒤집지는 못했지만, 상대전적은 1승 1무로 우위를 유지했다.
오는 17일 13라운드 경기에서 김천은 수원 원정에서 순위 방어에 나서고, 대구는 인천으로 이동해 지난 맞대결에서 쓰라린 패배를 안긴 인천과 리턴매치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