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이 4개월만의 리그 홈 경기 승리를 거두며 반등에 성공했다. 순위는 2위로 도약했다.
22일 오후 7시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는 ‘하나원큐 K리그1 2022’ 17라운드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올 시즌 두 번째 맞대결이 펼쳐졌다.
전북은 울산과의 지난 ‘현대가 더비’ 원정경기에서 완승하며 하반기 1위 탈환 레이스의 시작을 알렸다. 1골만 넣으면 최소 무승부를 이끌어내는 리그 1위 수비력은 단연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아쉬운 점은 득점력과 홈 경기에서의 부진이다. 득점력은 울산전에서 희망을 봤지만, 홈 경기 성적은 개막전 승리 이후 3무 3패로 6경기째 승리가 없었다. 원정 경기 7연승과 비교하면 아쉬운 부분이었다. 수원과는 8라운드에서 맞대결을 펼쳤었고, 당시 김진규의 결승골로 승리한 바 있다. 선발 라인업은 지난 울산전과 동일했다. 수비는 김진수-박진섭-홍정호-김문환 포백이 나섰고, 2선은 쿠니모토-류재문-백승호를 배치했다. 좌우 윙포워드는 바로우와 이준호, 최전방 스트라이커는 구스타보였다.
수원은 홈에서 열린 ‘슈퍼 매치’마저 패하면서 올 시즌 서울전 2연패라는 수모를 당했었다. 충격에서 벗어날 틈도 없이 원정길에 올랐고, 다음 상대는 울산을 잡고 기가 살아난 3위 전북이었다. 전북과는 29일 같은 장소에서 FA컵 8강전 맞대결도 예정되어 있기에 이기던지던 전력 탐색과 분석이 필요했다. 홈 경기에 약한 전북을 상대하는 수원도 원정경기에서 아직까지 승리가 없는 상황은 아이러니했다. 선발 라인업은 지난 서울전 대비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이기제의 왼쪽 풀백자리는 박형진이 선발 출전했고, 오른쪽 풀백은 구대영이 나섰다. 미드필더는 사리치의 자리를 정승원이 대체했고, 오른쪽 윙포워드는 류승우 대신 김태환이 나섰다.
전북의 좋은 분위기와 컨디션은 초반부터 경기에 반영됐다. 전반 5분 오른쪽 측면에서 김문환-구스타보-쿠니모토가 삼각패스를 주고받으며 순식간에 수원 문전을 돌파해 들어갔다. 구스타보의 마무리 슈팅이 득점으로 연결됐다면 더 빛났을 패스 빌드업 장면이었다. 전북의 탄탄한 수비에 막혀있던 수원은 전반 15분 전진우가 문전에서 결정적인 슈팅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쿠니모토의 태클을 피해 날린 슈팅이 백승호의 발에 걸렸고,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의 오현규의 슈팅도 골문을 넘어가면서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팽팽한 경기 가운데 수원 중앙 수비수들의 플레이는 빛났다. 고명석은 류재문의 슈팅을 골문 앞에서 머리로 막아냈고, 불투이스는 구스타보에게 향하는 패스들을 수시로 차단했다. 전북은 바로우와 김문환이 좌우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기회를 만들었으나, 구스타보의 마무리가 번번이 좋지 못했다. 전북이 기회를 잘 살려내지 못하면서 전반은 0:0으로 마무리됐다.
전반에 아쉬웠던 전북의 선취골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터졌다. 후반 3분 패널티 에어리어 왼쪽 모서리에서 김진수가 수원의 파울을 유도해내면서 전북에게 프리킥 기회가 주어졌다. 키커로 나선 백승호가 올려준 공은 홍정호의 머리로 향했고, 방향만 틀어준 헤더는 수원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홍정호의 올 시즌 첫 번째 골이었고, 전북은 1:0으로 앞서나갔다. 실점 후 수원은 류승우와 사리치 장호익을 투입하면서 바로 반격에 나섰고, 만회골은 곧바로 터졌다. 후반 9분 코너킥 상황에서 전북 백승호가 핸들링 파울을 범하면서 수원에게 패널티 킥(PK) 기회가 주어졌고, 교체 투입되자마자 키커로 나선 사리치가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사리치는 시즌 3호골을 신고했고, 1:1이 되면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왔다.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4개월간 리그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던 전북은 후반 15분 문선민을 투입하면서 승점 3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구스타보에게는 전반에 이어 꾸준히 찬스가 이어졌지만, 좀처럼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7경기 연속 홈 경기 무승의 불안이 감돌던 후반 26분 패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오버래핑해 들어가던 김문환이 류재문의 침투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으로 수원 골문의 안쪽 그물을 갈랐다. 2:1로 전북의 리드를 가져오는 역전 골이었다. 김문환은 시즌 1호 골을 기록했고, 전반에 구스타보와 동선이 꼬이면서 득점 기회를 놓쳤던 아쉬움을 해소했다. 이후 수원은 그로닝을 투입하며 마지막까지 동점골을 노렸지만 득점은 터지지 않았고, 김문환의 역전골이 그대로 결승골이 되면서 경기는 마무리되었다. 전북은 2연승, 수원은 2연패를 기록하게 됐고, 양 팀의 올 시즌 상대 전적도 전북이 2승으로 앞서게됐다.
결승골을 터뜨린 김문환은 “홈 경기 성적이 좋지 않아서 경기 전 승리를 다짐했었고, 그 경기에서 골을 넣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고 좋다”고 소감을 밝히면서, “미국에서 귀국 후 전북 현대라는 좋은 팀에서 뛸 수 있어서 영광이고, 훌륭한 팬들이 응원해주는 팀이기 때문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뛰도록 하겠다”고 팀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승리한 전북은 제주를 제치고 리그 단독 2위에 올라서면서 1위 울산과의 승점 차이를 8점으로 좁혔다. 홈 경기에 약한 징크스도 떨쳐냈다.
수원은 2연패에 부진에 빠졌다. 순위도 10위로 추락하면서 강등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수원 FC와의 18라운드 경기가 더욱 중요해졌다.
전북의 승리로 끝난 양 팀의 리턴 매치는 다소 빠르게 찾아온다.
29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FA컵 8강전이 그 무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