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환점을 돌면서 수원 FC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25일 오후 7시 수원 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22’ 18라운드 수원 FC와 수원 삼성의 ‘수원 더비’에서 수원 FC는 전반에만 3골을 몰아치는 극강의 득점력으로 수원에 3:0으로 승리했다.
지난 2라운드 수원 더비 패배의 설욕에 나선 수원 FC는 최근 2연승으로 상승세였다. 순위도 8위까지 끌어올렸다. 상대적으로 낮은 순위에도 불구하고 23골로 득점 3위를 기록중인 수원 FC의 공격력은 위력적이었다. 이승우는 3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7골로 득점 공동 5위에 올라섰고, 라스는 2경기 연속 도움으로 공격포인트를 올리면서 올 시즌은 이타적인 플레이로 팀 승리를 견인하고 있었다. 김동우의 급작스러운 부상으로 신세계가 센터백으로 출전했고, 정동호가 오른쪽 풀백으로 나섰다. 박주호가 휴식을 취하면서 장혁진으로 로테이션이 돌았고, 최전방 라스의 파트너로는 이영준이 오랜만에 낙점됐다.
수원 삼성은 2연패에 4경기 연속 무승으로 위기에 빠진 상태였다. 원정경기에서는 8경기 연속으로 승리가 없었다. 김건희의 부상과 그로닝의 부진은 공격의 무게감을 떨어뜨렸고, 오현규와 전진우 등 젊은 공격수들의 마무리는 노련함이 부족했다. 리그 순위는 10위로 전통의 라이벌 서울에 이어 연고지 라이벌 수원 FC에게도 밀리면서 강등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올 시즌 수원 FC와의 맞대결을 승리한 전적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캡틴 민상기가 3경기만에 선발출전하면서 불투이스와 중앙수비를 책임졌고, 이기제가 왼쪽 풀백으로 나서 정교한 크로스의 임무를 부여받았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한석종의 자리는 이한도가 나섰고, 부상에서 복귀한 김건희는 벤치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최전방에는 전진우와 오현규, 류승우가 배치됐다.
골은 경기 시작하자마자 빠르게 터졌다. 첫 골을 합작한 주인공들은 수원 FC의 라스와 무릴로였다. 수원 문전에서 원터치 패스로 기회를 만들어 가던 수원 FC는 라스가 밀어준 패스를 무릴로가 놓치지 않고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 하면서 경기 시작 1분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무릴로의 시즌 1호골이었고, 라스의 3경기 연속 도움이었다. 수원 종합운동장에서는 올 시즌 처음으로 라스와 무릴로의 악수 셀레브레이션이 연출됐다. 선제골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수원 FC는 몰아치기를 시전했다. 전반 5분 코너킥 상황에서 공이 흘러나오자 장혁진이 이를 놓치지 않고 왼발 바운드 슈팅으로 수원 골문 안으로 밀어넣었다. 수원 FC가 2:0으로 앞서나가는 추가골이었고, 장혁진도 시즌 1호골을 신고했다. 일격을 맞은 수원은 반격에 나서면서 측면을 통한 공격을 시도했지만 수원 FC는 탄탄한 수비로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수원 FC는 전반 20분 높이에서 잘 싸워줬던 이영준과 날카로운 패스를 보여줬던 이기혁의 22세 이하 자원을 김승준과 이승우로 교체하면서 2점 이상의 승리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그 결과는 바로 나타났다. 전반 27분 역습상황에서 공을 받은 라스가 뛰어 들어가는 이승우를 보고 침투 패스를 넣어줬고, 이승우가 골키퍼를 넘기는 칩샷으로 여지없이 골을 성공시키면서 수원 FC의 세 번째 골이 만들어졌다. 이승우는 4경기 연속골에 시즌 8호골을 터뜨리며 득점 공동 4위로 올라섰고, 라스는 이날 경기에서 도움 2개를 기록하면서 도움 5개로 도움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수원은 이기제의 크로스를 통한 공격으로 득점을 노렸지만, 공격수들의 마무리가 좋지 못했다. 전반 남은 시간 수원의 만회골은 터지지 않았고, 수원 FC가 3:0으로 앞선 채 전반이 종료됐다.
후반 수원은 염기훈과 한석종, 고명석을 투입하면서 쓰리백을 바탕으로 한 공격으로 전환을 꾀했다. 후반 10분에는 강현묵과 김건희마저 교체인 시키면서 공격에 모든 방점을 찍었다. 불투이스마저 공격에 가담하기 시작하자 이에 맞서 수원 FC도 김현을 센터백으로 투입하면서 크로스를 통한 높이 공격의 예봉 차단에 나섰다. 거기에 더해 박배종 골키퍼의 선방까지 이어지면서 수원의 무실점 행진은 후반에도 이어졌다. 수원 FC는 3점을 앞섰지만 라스를 향한 패스와 크로스를 끊임없이 시도하며 추가득점을 노리는 것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후반 막바지에 니실라와 잭슨을 투입하면서 공백기가 있었던 선수들의 경기 감각 회복을 위한 시간을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수원은 김건희와 불투이스가 한 차례씩 슈팅 기회를 잡았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위력적인 득점기회로 이어지지 못했다. 경기종료 직전 불투이스가 얻어낸 패널티킥 마저 오프사이드가 먼저 선언되면서 수원은 영패를 확정했다. 올 시즌 두 번째 수원 더비는 수원 FC의 3:0 승리로 끝났다.
쐐기골의 주인공 이승우는 ‘팬들이 좋은 분위기에서 응원가를 펼쳐줌으로써 90분 동안 집중할 수 있었고, ’수원 더비‘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서 기쁘다’고 승리 소감을 밝히면서 ‘라스와는 훈련때도 축구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을 지속적으로 공유한다. 워낙 좋은 패스를 줘서 다시 한 번 밥을 사야할 것 같다’고 도움을 준 라스에게 골의 영광을 돌렸다.
전반에 득점한 3점을 후반 내내 잘 지켜낸 수원 FC는 수원 더비 승리와 3연승이라는 의미에 더해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수비의 안정화라는 성과를 거뒀다. 순위도 단독 8위로 올라섰다.
수원은 3연패에 9경기 연속 원정경기 무승이 이어지면서 10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무엇보다 득점력 부족으로 인해 반등의 모멘텀을 얻지 못하면서 향후 공격력에 큰 숙제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