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와의 홈 경기는 또 다시 강원 ‘뉴스타’의 화려한 데뷔무데가 됐다.
10일 오후 7시 30분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선 ‘하나원큐 K리그1 2022’ 강원 FC와 대구 FC의 24라운드 순연경기가 펼쳐졌다. 홈 팀 강원은 후반 막바지에 교체 투입된 갈레고의 중거리 결승골에 힘입어 대구를 1:0으로 제압했다.
최근 울산, 포항과의 동해안 원정경기에서 모두 패한 강원이지만, 춘천 홈에서는 2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7위는 하위 스플릿 중에서 가장 앞서 있는 순위지만, 분위기를 탄 만큼 상위 스플릿 합류가 다음 목표였다. 대구와의 올 시즌 두 차례 맞대결에서는 1승씩을 주고받았고, 강릉 홈에서 승리했던 4라운드는 양현준이 개인 통산 1호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경기였다. 대구는 최근 2연패에 8경기 연속 승리가 없었다. 설상가상 올 시즌 12번의 원정경기에서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김천에 승점 1점차로 쫓기면서 잔류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세징야, 홍철 등 주축 선수들까지 줄부상을 당했다. 차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일정까지 소화해야 하는 강행군 속에서의 스쿼드 운용은 가마 감독의 당면한 숙제였다.
강원은 지난 포항전 멤버에서 약간의 변화를 줬다. 김영빈이 빠진 센터백 자리에 케빈을 투입시켰고, 윤석영을 왼쪽 스토퍼로 다시 내리면서 정승용이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김대원과 양현준의 파트너로는 지난 경기 득점을 기록했던 이정협이 2경기 연속으로 나섰다. 부상자가 많은 대구도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홍정운을 대신해 김우석이 쓰리백의 한 축을 이뤘고, 홍철의 좌측면은 케이타가 맡았다. 김진혁은 최전방으로 올라가 세징야의 빈자리를 대체했다.
전반 대구는 높이를 앞세워 강원을 몰아붙였다. 전반 10분 페냐의 코너킥을 정태욱이 안면 헤더로 이어가는 투지를 보이면서 강원 골문을 위협했지만, 공은 골대 윗 그물로 향했다. 페냐-정태욱 조합은 후반 35분 프리킥 기회에서도 호흡을 이어갔지만, 정태욱의 회심의 헤더가 유상훈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득점으로 마무리되지 못했다. 강원도 볼 점유율을 앞세워 지속적으로 반격을 가했지만, 촘촘한 대구 수비에 번번이 막히면서 제대로 된 유효슈팅조차 날리지 못했다.
전반을 득점없이 0:0으로 마무리 한 양 팀은 교체선수 없이 후반전을 이어갔다. 강원은 후반 6분 서민우의 부상으로 인한 한국영 투입으로 먼저 선수구성에 변화를 주었다. 후반 14분에는 대구 수비의 집중 견제에 시달리던 이정협을 교체아웃 시키고, 발샤를 교체인했다. 강원은 후반 21분 프리킥 기회에서 김대원의 킥이 임창우의 머리에 맞았지만, 정확도가 떨어지면서 그대로 골라인 아웃이 됐다. 타이트한 대구 수비에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가장 위협적인 플레이였다.
대구는 지친 황재원과 이진용을 장성원과 김희승으로 바꿔주면서 강원에 대한 압박 수비를 계속 이어갔다. 후반 강원은 공중볼을 노린 크로스 공격을 시도했지만 장신의 대구 수비수들에게 번번이 막히면서 좀처럼 높이를 장악하지 못했다..
후반 39분 양 팀 벤치는 공격진 교체를 통한 최후의 승부수를 던졌다. 대구는 이근호와 정치인 투입, 강원은 양현준을 빼고, 지난 2경기에서 교체로 K리그에 데뷔한 갈레고를 교체인시켰다. 그리고 강원 최용수 감독의 교체카드가 ‘잭팟’을 터뜨렸다. 후반 41분 갈레고는 첫 터치 후 드리블로 수비를 살짝 떨어뜨려 놓은 뒤 누구도 예상치 못한 거리에서 왼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무회전으로 날아간 공은 바운드 타이밍을 예측할 수 없었고, 오승훈 골키퍼의 발에 맞으면서 대구 골문으로 들어갔다. 갈레고의 K리그 데뷔골이었고, 강원은 1:0으로 앞서나가면서 승기를 잡았다. 대구는 다시 공격에 가담한 김진혁이 몇차례 기회를 잡았지만, 강원 수비수들의 견제에 막히면서 만회에 실패했다. 갈레고의 원더골은 결승골이 되었고, 경기는 강원의 1:0 승리로 끝났다.
최용수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상대가 워낙 수비가 견고하고, 공격도 무섭기 떄문에 1골차의 힘든 경기를 예상했다. 양현준의 플레이 스타일이 간파당하면서 기술이 좋은 갈레고를 투입해 파울 유도 후 세트 피스를 노려볼 생각이었는데 예상이 빗나갔다.’며 농담 섞인 승리 소감을 밝혔다. 갈레고에 대해서는 ‘코로나 상황이라 직접 외국인 선수를 뽑을 수는 없었지만, 영상을 통해 슈팅력이 좋은 것은 알고 있었다’고 칭찬하면서 ‘갈레고, 발샤, 케빈 등 외국인 선수들이 잘해줘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런 모습들이 강팀으로 변모하는데 좋은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향후 좋은 성적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춘천 홈에서 3전 전승을 기록한 강원은 홈 6경기 연속 무패 기록 또한 이어갔다. 승점 33점을 달성하면서 6위 수원 FC와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다. 대구는 올 시즌 첫 3연패를 기록하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다. 원정경기 무승의 징크스도 깨지 못했다. 최근 5경기 중 4경기에서 후반 종료 직전 실점을 하면서 경기 막바지 집중력 부족에 대한 우려도 자아냈다.
강원은 4일을 쉬고 15일 춘천에서 수원 FC와 피할 수 없는 6위 쟁탈전을 펼친다. 대구는 이틀을 쉬고 13일 힘겨운 울산 원정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