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수가 이끄는 김천의 수비는 단단했고, 신병들의 패기는 넘쳤다
6일 오후 7시 30분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30R 강원 FC와 김천 상무의 경기에서 김천은 강원의 자책골을 잘 지켜내면서 1:0으로 승리했다. 올 시즌 강원과의 상대전적에서도 2승 1패로 우위를 점했다.
최근 2연승으로 6위로 올라선 강원 FC는 파이널 A 합류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진 상태였다. 이번 시즌 리그에서 유일하게 10(득점)-10(도움)에 도달한 김대원(10골 11도움)과 지난 경기 결승골로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를 달성한 양현준(6골 4도움)의 기세는 꺼질 줄 몰랐다. 더해 신예 김진호(3골 2도움)도 ‘레모나 이달의 영 플레이어상’ 8월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었다. 10위 김천은 잔류를 위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었다. 세대교체를 마무리 한 라인업에 고승범도 합류했고, 지난 전북전 무승부로 다시 단단하게 팀웍을 다져가고 있었다. 강원과의 올 시즌 2차례 맞대결에서는 1승씩을 주고 받았지만, 당시 득점을 터뜨렸던 선수들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다.
강원은 스타팅 라인업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유상훈 골키퍼와 윤석영-김영빈-임창우 쓰리백이 후방을 담당했고, 중원은 왼쪽부터 정승용-서민우-김동현-김진호가 나섰다. 전방은 김대원과 발샤, 양현준의 삼각편대가 출격했다. 김천은 선발명단에 변화를 줬다. 김정훈 골키퍼가 선발 출전했고, 5경기 연속 호흡을 맞추고 있는 임승겸과 박지수의 센터백 라인에 더해 이유현과 최병찬이 좌우 풀백으로 배치됐다. 돌아온 고승범이 윤석주와 김준범 두 신병과 허리를 담당했고, 공격진은 김경민의 좌우로 22세 이하 이준석과 이지훈이 포진했다.
젊은 신병들을 많이 내세운 김천은 전반 높은 볼 점유율을 가져가면서 기회를 노렸다. 왼쪽 측면 이준석의 돌파와 이유현의 움직임이 날카로웠다. 공격의 주도권은 김천이 가져갔지만, 유효한 공격기회는 강원이 먼저 잡았다. 전반 21분 김천 문전에서 수비수의 헤더 세컨드볼이 김대원 앞에 떨어졌고, 김대원이 드리블 후 강력한 왼발 슈팅을 날렸다. 공은 김천 오른쪽 골포스트를 살짝 벗어나면서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강원의 기회는 이어졌다. 전반 34분 이번에도 김천의 패스 미스로 기회가 찾아왔고 양현준이 박스 안에서 한 번 접고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골대 위로 넘어갔다. 강원은 전반 38분 김대원의 코너킥을 김영빈이 헤더로 이어가면서 공격의 부활을 알렸다. 선제골은 김천이 터뜨렸다. 전반 42분 고승범의 크로스를 받은 이준석이 강원 문전에서 수비진을 흔들었다. 혼전 상황에서 이지훈에게 패스가 연결됐고 서민우가 걷어낸 공이 골문 안으로 들어가면서 강원의 자책골이 만들어졌다. 김천은 1:0으로 앞서나갔고, 새로운 영건들인 이준석과 이지훈은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득점에 기여했다. 이 후 추가득점 없이 양 팀의 전반은 김천이 1:0으로 앞선 가운데 종료됐다.
강원은 김천 점유율에 맞서기 위해 케빈을 교체투입하면서 후반을 시작했다. 후반 2분 김대원의 침투패스로 공격을 개시했지만, 양현준에게 향한 패스는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이에 맞서 김천은 후반에도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경기를 이끌어나갔다. 박지수가 중심을 잡은 수비진은 강원에게 좀처럼 기회를 허용하지 않았다.
후반 중반을 넘어서면서 양 팀은 교체카드를 사용했다. 김천은 권창훈과 김지현, 강윤성이 강원은 이정협과 황문기, 이웅희가 투입됐다. 후반 김천은 고승범의 활약이 돋보였다. 후반 34분 하프라인에서 김경민을 향한 날카로운 침투패스를 선보였고, 후반 40분 역습상황에서는 간결한 패스로 권창훈의 왼발 슈팅을 이끌어 냈다. 강원은 김천의 기회와 맞물려 유상훈 골키퍼의 선방이 빛났다. 고승범의 패스로 만들어진 기회들을 다 막아냈고, 후반 45분 김지현의 결정적인 바운딩 헤더마저 반사신경으로 선방해냈다. 눈부신 선방에도 불구하고 강원은 결국 만회골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경기는 김천의 1:0 승리로 끝났다.
무실점을 이끈 박지수 병장은 이날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승리해 기쁘다. 김대원과 발샤, 갈레고 선수를 많이 분석했다"라면서 "지난 전북전에서 실점이 많았던 관계로 임승겸 선수와 힘내서 무실점을 만들자고 얘기를 나눈게 주효했던 것 같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팀의 현 상황에 대해선 "경기가 얼마남지 않았다. 올해 전역이기 때문에 팀을 잔류시키고 높은 순위를 기록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책임감을 드러냈다.
승리한 김천은 승점 31점을 기록하면서 9위 수원(승점 33점)에 승점 2점차로 따라붙었다. 신병들이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서 남은 경기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 3연승이 무산된 강원은 홈에서 연패를 기록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수원 FC에게 6위 자리를 내어주면서 다시 하위 스플릿인 7위로 내려왔다.
안전한 잔류를 원하는 김천은 추석 당일인 10일 올 시즌 1승씩을 주고받으며 호각세를 보인 제주를 홈에서 상대한다. 강원은 바닥을 찍고 반등중인 성남을 상대로 시즌 3전 전승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