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하위 성남이 ‘골리앗’ 울산을 꺾으면서 반등을 시작했다.
4일 오후 7시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22’ 성남 FC와 울산 현대의 경기에서 리그 최하위 성남은 리그 선두 울산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2:0으로 승리를 거뒀다.
3연패를 탈출하며 다시 생존 호흡을 시작한 성남은 홈에서 2연승에 도전했다. 11위 김천과의 승점 격차는 6점으로 파이널 분리 후 남은 경기까지 생각해보면 아직 포기할 단계는 아니었다. 우승이 목표인 울산은 성남을 제물로 10경기 연속 무패에 도전했다. ‘준산’ 이라 불리는 수모를 겪으며 우승 4수에 도전하는 울산으로서도 인정사정 봐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올 시즌 2차례 맞대결은 울산이 1승 1무로 우세했다.
성남은 김영광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고, 권완규와 곽광선 두 베테랑이 조성욱과 함께 쓰리백을 담당했다. 미드필더 라인은 장효준과 양시후 2명의 22세 이하 자원과 안진범, 이시영으로 출발했다. 전방은 이재원과 김민혁, 22세 이하 강재우를 배치했다. 울산은 조현우 골키퍼가 변함없이 선발 출전한 가운데 김영광과 김기희가 센터백을 책임졌다. 설영우가 오른쪽 풀백으로 이동하면서 왼쪽 풀백은 윤일록이 나섰고, 3선 원두재의 파트너는 박용우로 낙점됐다. 2선은 황재환과 아마노, 엄원상이 출격했고, 레오나르도가 4경기만에 선발로 출전해 최전방에서의 골 사냥 임무를 부여받았다.
성남은 전반 초반부터 최전방에서 압박을 가하면서 울산을 위협했고, 울산은 골을 터뜨리지 못한 상태로 전반 20분 바코를 투입하면서 공격의 활로를 모색했다. 선제골은 더 절실했던 성남에서 먼저 터졌다. 전반 36분 오른쪽 측면에서의 안진범의 크로스를 강재우가 헤더로 뒤로 넘겨주었고, 자리를 잡고 있던 김민혁이 환상적인 바이시클 슈팅을 울산 골문을 향해 날렸다. 바운드 된 공에 조현우 골키퍼의 반응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울산의 골문이 뚫렸고, 성남은 1:0으로 앞서나갔다. 지난 7라운드 수원 FC전에서 중거리 슈팅으로 성남의 첫 승을 가져왔었던 김민혁은 중요한 경기에서 2호골을 터뜨리면서 부주장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울산은 전반 종료 직전 성남 문전에서 레오나르도의 힐패스를 받은 아마노가 슈팅을 날리면서 만회골을 노렸지만, 김영광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을 1:0으로 앞서면서 마친 성남은 후반 권순형과 구본철, 강의빈을 투입하면서 압박을 통해 소진된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했다. 그리고 교체 선수들은 바로 제 몫을 해냈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잡은 코너킥 기회에서 강의빈이 헤더로 공을 떨궈주자 권순형이 지체 없이 오른발 슈팅을 날리면서 울산의 골망을 갈랐다. 주장 권순형의 시즌 1호 골이자 개인 통산 20호 골이었고 성남은 2:0으로 한 걸음 더 앞서나갔다.
성남은 추가 득점 후에도 공격에서 주도권을 가져갔고, 이에 맞서 울산은 후반 7분 원두재를 빼고 마틴 아담을 투입하는 공격적인 카드를 꺼내들었다. 울산은 후반 11분 아마노의 프리킥을 임종은이 발을 갖다대 득점으로 연결했지만, 확인 결과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면서 무효처리됐다. 아마노와 임종은은 10분 뒤에도 프리킥 기회에서 호흡을 맞췄지만, 임종은의 헤더가 골문을 많이 벗어났고, 후반 28분 코너킥 기회에서의 임종은의 헤더는 김영광 골키퍼가 선방해냈다.
성남은 한 번씩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내면서 울산을 위협했다. 후반 31분 안진범의 패스를 받은 구본철이 울산 박스 안에서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조현우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고 골대에 맞으면서 쐐기골로 마무리되지 못했다. 양 팀은 성남 박수일, 울산은 이청용을 투입하면서 상대를 흔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 이어갔다. 성남은 뮬리치까지 투입시키면서 마지막 카드까지 아낌없이 사용했다. 울산은 후반 40분 마틴 아담의 헤더 패스를 받은 레오나르도의 바운드 슈팅이 골대를 맞으면서 득점 불운을 이겨내지 못했다. 성남은 교체 투입한 뮬리치를 활용한 역습으로 마지막까지 울산을 위협했지만 조현우 골키퍼의 선방으로 추가 득점까지는 만들어내지 못했다. 경기는 그렇게 성남의 2:0 승리로 마무리됐다.
결승골을 터뜨린 김민혁은 ‘크로스가 올라올 때부터 공이 올 것 같았고,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골로 연결된 것 같다. 연습때도 크로스 훈련을 많이 했었기에 그 부분이 결과로 잘 나타난 것 같다.’고 골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팀 승리에 대한 질문에는 ‘팬분들이 걸어준 걸개의 문구를 보고 울컥했고, 감동을 많이 받았다. 감독님 이하 선수들이 느낀점이 있어서 더 열심히 뛰었던 것 같다’며 응원해 준 팬분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2연승을 달린 성남은 잔류를 위한 희망을 계속 이어갔다. 승점 24점을 확보하면서 10위 김천과 11위 대구에 승점 4점차로 따라붙었다. 최하위 성남에게 덜미를 잡힌 울산은 10경기 무패행진이 무산됐고, 전북을 확실하게 떨쳐내지 못하면서 준우승 트라우마를 계속 가져가게 됐다.
성남은 7일 대구 원정에서 강등 탈출의 분수령이 될 맞대결을 펼친다. 같은 날 울산은 올 시즌 첫 패배를 안겼고, 2차례 맞대결에서 1승씩을 주고받았던 상승세의 수원 FC를 홈에서 상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