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의 주장 이청용이 2022시즌 팀 우승에 더해 최우수선수가 되는 기쁨을 누렸다
24일 오후 4시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22’ 대상 시상식은 17년 만에 우승한 울산을 위한 시간이었다. 팀을 맡은지 2년만에 우승컵을 안긴 홍명보 감독은 최우수감독상을 수상했고, 이청용(MF), 김영권(DF), 김태환(DF), 조현우(GK)가 포지션별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렸다. 김대원(강원), 신진호(포항), 김진수(전북), 이청용(울산)이 후보로 경합한 최우수선수상도 이청용에게 돌아갔다.
이청용(3골 2도움)의 표면적인 성적은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돋보이지 않았다. 공격포인트는 김대원(12골 13도움), 신진호(4골 10도움)에 미치지 못했고, 측면 수비수로 공격포인트 획득에 한계가 있는 김진수(2골 3도움)도 앞서지 못했다. 교체 투입되는 경기가 많다 보니 경기당 평균 출전 시간(68분)도 신진호(92분), 김대원(88분), 김진수(85분)에 못 미쳤다. 팀 내만 봐도 엄원상(12골 6도움), 레오나르도(11골 4도움), 마틴 아담(9골 4도움), 아마노(9골 1도움)등 임팩트 있는 활약을 한 선수들이 즐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산 합류 3년, 주장 선임 후 2년만에 팀의 우승 갈증을 풀어낸 이청용에게 팀원들과 팬들은 강력한 신뢰와 지지를 보냈다. 울산은 지난 2년간 시즌 막바지에 우승 문턱에서 미끄러지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올 시즌 이청용은 필드 안팎에서 팀을 조율하면서 끝까지 흔들림 없이 1위를 지켜냈고, 2022시즌 최우수선수상 수상으로 그 공로를 인정받게 됐다.
이청용은 팀이 위기에 처한 순간 빛을 발했다. 8라운드 제주전이 한 예다. 울산은 7라운드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개막 후 6연승이 중단됐었다. 선제골을 넣었지만, 전반 막바지에 수비의 핵심인 김영권이 퇴장당하면서 수적 열세에 처했고,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불안하게 후반 45분을 버텨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패한다면 팀의 초반 상승세가 꺾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 경기에서 이청용은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팀을 추슬렀고, 후반 초반 날카로운 침투패스 도움으로 엄원상의 결승골을 이끌어냈다. 24라운드 김천전에서도 크로스로 마틴 아담의 헤더 결승골을 도우면서 팀을 연승으로 밀어올렸다.
울산 현대의 파죽지세 우승에는 올 시즌부터 합류한 엄원상의 활약도 있었다. 그런 엄원상은 울산 현대 다큐멘터리 ‘푸른파도’를 통해 “롤 모델이 청용이 형이다. 형이 와서 꼭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해 줬을 때 마음이 울산으로 이미 갔던 것 같다”고 입단 배경을 밝힌 바 있다. 울산의 ‘복덩이’ 엄원상의 영입에도 지대한 역할을 한 셈이다.
이청용은 수상 후 “이런 큰 상을 받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 이번 시즌 저보다 더 큰 활약을 해준 (김)진수, (신)진호, (김)대원이가 MVP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겸손하게 후보자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이어 “무엇보다 우리 팀에서 이 상이 제일 잘 어울리는 선수는 가장 많은 골과 도움을 기록한 원상이라고 생각한다. 내 개인적인 MVP는 원상이다. 팀을 위해 열심히 뛰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며 애정과 고마움을 전했다.
K리그 복귀 3년만에 이청용은 많은 것들을 이뤘다. 2020시즌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컵을 들어 올리면서 아시아를 제패했다. 올 시즌에는 개인 통산 첫 번째 리그 우승컵과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했다. 유럽무대와 월드컵도 경험했다. 이청용의 다음 목표는 무엇이 될까? “한국축구를 위해서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고 MVP를 받겠다”는 소감속에 큰 그림이, “트로피를 쥐기까지 많이 어려웠지만, 손에 쥐고 놓치지 않는 게 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 어려운 것을 저희들이 해보겠다”는 김영권의 인터뷰 속에 다음 스텝이 있다.
한편 강성진(서울), 고영준(포항), 양현준(강원), 황재원(대구)이 경쟁한 ‘K리그1 영플레이어 상’은 올 시즌 ‘이 달의 영플레이어 상’을 4번이나 수상했던 강원 양현준에게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