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이 정신력을 앞세워 승점 3점을 획득했다. K리그1 강등 구도도 더욱 흥미진진해졌다.
12일 오후 2시 수원 종합운동장에서는 ‘하나원큐 K리그1 2023’ 수원 FC와 수원 삼성의 시즌 4번째 ‘수원 더비’이자 36라운드 경기가 펼쳐졌다. 수원은 전반 카즈키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몰렸지만, 아코스티의 동점골, 안병준의 역전골, 김주찬의 재역전골이 터지면서 수원 FC에 3:2로 승리했다.
수원 FC와 수원 삼성 모두에게 승리가 절실한 경기였다. 전날 10위 강원이 승전보를 울리면서 강등권 3팀(수원 FC, 강원, 수원)의 강등 탈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 상황이었다. 강원에 승점 2점차로 쫓기게 된 수원 FC(승점 32점)는 승리 시 다이렉트 강등 후보 탈출이 가능했다, 12위 수원 삼성(승점 26점)은 남은 경기 자력 생존의 길을 밟기 위해서 승리가 필수였다.
라이벌전을 반영하듯 양 팀의 전반은 드라마틱했다. 먼저 웃은 쪽은 수원 FC였다. 전반 15분 수원 카즈키가 비신사적인 행동으로 다이렉트 퇴장을 당하면서 전반 초반부터 수적 우위를 점했다. 수적 우위는 세트 플레이 상황에서 빛을 발했다. 전반 30분 코너킥 상황에서 윤빛가람의 크로스가 문전으로 향했고, 우고 고메스가 헤더로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우고 고메스의 K리그 데뷔골이었고, 수원 FC는 1:0으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수원은 절실함으로 수적 열세를 돌파했다. 수원 FC의 공세를 막아내던 수원은 전반 추가 시간 코너킥 기회를 잡았다. 바사니의 킥은 수원 FC 골키퍼와 수비수를 맞고 반대편 포스트로 흘렀고, 아코스티가 이를 놓치지 않으면서 수원의 동점골이 만들어졌다. 전반 종료 직전 동점골로 양 팀의 경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수원의 위기 대응 능력은 후반 본격 빛을 발했다. 후반 8분 수원 FC 문전에서 아코스티가 세컨드 볼을 만들어주자 안병준이 지체 없는 중거리 슈팅으로 역전골을 작렬시켰다. 수원은 수적 열세 속 역전 성공으로 2:1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실점을 허용하자 수원 FC의 결정력도 발휘되기 시작했다. 후반 20분 이영재의 크로스가 김현의 머리에 제대로 걸렸고 경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스코어 2:2가 되면서 수적 열세로 체력 소진이 빠른 수원의 승리는 요원해보였다.
하지만 수원은 김주찬, 전진우, 뮬리치를 투입하며 공격진에 화력을 더욱 배가했다. 수원의 전략은 적중했다. 후반 34분 뮬리치가 문전 앞에서 공중볼 패스를 연결했고, 김주찬이 단 한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살려내면서 수원의 3번째 골을 완성시켰다. 수원은 이 날 경기 2번째 역전에 성공했고, 스코어 3:2를 만들면서 마침내 승기를 잡았다. 남은 시간 수비수들이 수원 FC의 파상공세를 잘 막아냈고 수원은 극적으로 승점 3점을 챙겼다.
수원 염기훈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카즈키 퇴장 시 머리가 하얘졌지만, 전반 종료 직전 동점 골이 터졌던 게 승리의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면서 ‘오늘 승리는 선수들이 찬스를 잘 살려준 덕분이다’며 승리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천금 같은 승점 3점을 확보한 수원은 다이렉트 강등 탈출의 희망을 다음 라운드로 이어갔다. 승점 29점 확보함으로써 10위 수원 FC와의 승점 차를 3점으로 좁혔고, 잔류 가능성에 다시 불을 지폈다.
수원 FC는 수원에게 덜미를 잡힘으로써 다이렉트 강등 후보에서 자신들의 이름을 지우지 못했다. 파이널 라운드 3경기에서 9실점의 수비불안을 노출하면서 시즌 막바지 스스로 위기에 빠져들었다.
양 팀은 2주 후 운명의 37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수원은 25일(토) FC 서울과의 시즌 4번째 슈퍼 매치를 펼친다. 라이벌전 승리 시 다이렉트 강등의 블랙홀에 수원 FC와 강원을 다시 한 번 끌어들일 수 있다. 수원 FC도 같은 날 11위 강원과 운명의 대결을 펼친다. 강원과의 승점차는 2점으로 패할 시 10위 자리를 빼앗기는 것은 물론 다이렉트 강등의 위기도 한층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