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천이 무결점에 가까운 결정력을 과시하며 시즌 3승을 챙겼다. 시즌 초반 선두를 질주하면서 올 시즌 K리그1 판도에도 돌풍을 예고했다.
30일 오후 4시 30분 수원 종합운동장에서는 ‘하나은행 K리그1 2024’ 수원 FC와 김천 상무의 4라운드 경기가 펼쳐졌다. 김천은 전반에만 3골을 몰아치는 화력을 과시하며 수원 FC를 4:1로 제압했다.
3라운드까지 2승 1패를 거뒀던 김천은 대구 원정 승리에 이은 원정 2연승을 노렸다.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오갔던 원두재의 빈자리는 김동현이 채웠고, 2경기 연속골로 팀 공격을 이끌고 있는 김현욱의 파트너로 정치인과 이중민을 내세웠다
수원 FC는 시즌 첫 홈 경기 승리를 노렸다. 노동건이 부상 당한 안준수 골키퍼의 자리를 대체했고, 이승우가 선발로 출격하면서 공격적인 경기를 예고했다.
경기의 승패는 결정력의 차이에서 갈렸다.
김천은 전반 7분 정치인이 인터셉트-왼쪽 측면 돌파 후 올린 땅볼 크로스를 김현욱이 놓치지 않으면서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시즌 초반 커리어 하이를 찍은 김현욱의 3경기 연속골이자 시즌 4호골로 김천은 1:0으로 앞서나갔다. 실점한 수원 FC가 유효슈팅을 만들어내지 못하며 고전하는 동안 김천의 문전 앞에서의 집중력은 이어졌다. 전반 23분 프리킥 상황에서 김재우의 헤더가 노동건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지만, 이중민이 세컨드 볼을 놓치지 않으면서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김천은 2:0으로 앞서면서 리드를 이어갔다. 수원 FC는 전반 28분에도 기회를 놓쳤다. 안데르손의 크로스가 윤빛가람의 머리에 정확히 배달됐지만, 이번에도 헤더가 골문을 벗어났다. 수원 FC가 놓친 기회는 그대로 김천에게 돌아갔다. 또 이중민이었다. 이중민은 전반 31분 김진규의 파 포스트로 향한 프리킥을 헤더로 이어가면서 팀의 3번째 골을 완성시켰다. 김천은 이중민의 멀티골로 전반을 3:0으로 앞선 채 마무리했다.
양 팀은 선수 교체를 통해 후반 전략을 펼쳤다. 김천은 박승욱 투입으로 안정감을, 수원 FC는 정재민 투입으로 슈퍼 조커 효과를 노렸다. 후반 초반까지 팽팽한 경기를 펼친 가운데 후반 10분 연이어 교체가 이어졌다. 김천은 유강현과 이진용, 김태한 등 김천 상무에 새로 입대한 선수들에게 실전 감각을 쌓을 기회를 제공했고, 수원 FC는 체력 소진이 많았던 정승원을 트린다지로 교체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수원 FC는 후반에도 헤더 결정력에서 애를 먹었다. 후반 12분 윤빛가람의 크로스를 받은 정재민의 헤더는 골대를 벗어났고, 후반 15분 박철우의 크로스에 이은 윤빛가람의 헤더마저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불운에 울었다. 후반 17분 지동원과 김주엽 카드까지 사용하며 만회골에 도전했지만, 한 골이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승기를 잡은 김천은 후반 36분 서민우와 최기윤에게도 출전 시간을 배분하면서 경기를 매듭짓기 위해 달렸고, 후반 추가시간 유강현이 패널티킥(PK) 골을 추가하면서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수원 FC는 지동원이 헤더로 1골을 만회하면서 영패를 피하고 자존심을 지켰지만 대량실점을 허용하며 체면을 구겼다. 최종 스코어 4:1 김천의 완승이었다.
수훈선수로 선정된 이중민은 ‘A매치 휴식기에 잘 쉬면서 준비한 결과 승리해서 기쁘다. 전반부터 공격적으로 득점을 노렸던 게 효과를 본 것 같다’면서 ‘프로 데뷔 후 첫 멀티골이었지만 만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더 준비를 잘해서 다음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4경기 3승으로 승점 9점을 획득한 김천은 다득점에서 포항에 앞서며 리그 1위로 올라섰다. 두터운 선수층으로 8득점 4실점의 공수 밸런스를 선보인 김천은 지난 시즌 K리그2 우승에 이어 K리그1에서도 정정용 감독 체제가 경쟁력이 있음을 빠르게 증명해냈다.
시즌 첫 패를 당한 수원 FC는 골 결정력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2R 전북전 무승부에 이어 김천에게도 패하면서 홈 경기 첫 승 신고 기회는 7R로 미뤄졌다.
K리그는 이번 주 주중 5R, 주말 6R 일정이 진행된다.
수원 FC는 동해안 원정 2연전에 나선다. 2일(화)에는 현재 리그 2위를 기록 중인 포항, 6일(토)에는 디펜딩 챔피언인 울산을 상대하는 험난한 일정이다. 김천은 3일(수) 상암에서 김기동 감독의 FC 서울을 상대한 뒤 6일(토) 홈에서 이정효 감독의 광주를 맞이한다. 전술로 정평이 나 있는 감독의 팀들을 상대로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