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또 하나의 전설이 그라운드를 떠났다. 제주 SK FC의 ‘레전드’ 구자철이 30일 은퇴식을 치르고 빛나온 커리어에 쉼표를 찍었다. 구자철은 지난 2007년 제주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K리그를 평정하고 독일 분데스리가로 떠나 볼프스부르크, 아우크스부르크, 마인츠 등에서 전성기를 구가했다. 국가대표 미드필더로선 2011 아시안게임 득점왕,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의 주역이었으며 지난 2022년 선수생활의 황혼에 자신의 친정팀 제주로 돌아왔다. K리그에선 오직 제주 한 클럽에만 몸담으면서 팬들의 압도적인 지지와 사랑을 받았던 그다. 그런 구자철이 이날 공식 은퇴식을 갖고 축구화를 벗었다. 이날 수원FC와의 경기엔 10,778명의 관중이 찾았다. 같은 날 열린 다른 어떤 경기장보다 많은 숫자다. 은퇴식은 구자철의 제주 시절 활약상을 담은 특별 영상 송출로 시작됐다. 영상이 끝나자 자신의 은퇴 기념 티셔츠를 입고, 관중들의 연호 속에 단상으로 입장했다. 제주 팬들은 "고마웠어요, 제주의 빛 KOO"라고 쓰인 걸개를 들어보이며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120명이 넘는 제주느티나무라이온스클럽(회장 송상섭)은 자체 제작한
3라운드를 치른 하나은행 K리그1 2025가 초반 대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른 겨울 개막으로 인해 낮은 기온과 엉망인 잔디 상태가 변수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대구FC와 광주FC 등이 선전하며 치고 나왔고, '우승 후보'로 손꼽히던 전북 현대 모터즈와 FC서울은 주춤하는 모양새다.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김천 상무의 경기는 득점 없이 0:0 무승부로 종료됐다. 이번 라운드의 마지막 경기였던 이 경기는 심각한 잔디 상태 속에서 빈공과 아찔했던 부상 위기 순간만 남겼다. 김기동 감독은 "잔디 문제는 1라운드부터 나왔다"라면서 "린가드도 혼자 뛰다가 발목을 접질렀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날씨 변수 속 우연히도 남부 팀들의 선전이 눈에 띈다. 지난해 강등권 싸움을 했던 대구는 홈 개막 2연승을 엮으면서 선두로 치고 나왔다. 대전 하나 시티즌, 울산 HD 호랑이가 승점 6점으로 2위 그룹을 형성 중이다. 그 뒤를 광주FC가 쫓고 있다. 반면 '우승 후보'로 손꼽혔던 전북과 서울은 각각 6위와 9위로 쉽지 않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아직 선두와의 승점 차는 3점에 불과하지만 야심찬
대구FC가 시즌 초반 단독 선두에 올랐다. 대구는 22일 대구IM뱅크파크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라운드 수원FC와 홈경기서 3:1로 이겼다. 대구는 라마스-세징야-카이오 브라질 트리오의 연속골로 안데르손이 한 골 따라붙은 수원FC를 제쳤다. 대구는 앞서 개막전서도 지난해 준우승팀 강원FC를 2:1로 눌렀다. 단 두 경기가 진행됐을 뿐이지만 대구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강등권에서 힘겨운 플레이오프싸움을 한 팀이라고는 믿기 힘든 수준이다. 특히 유독 치열한 이번 시즌 K리그1 판도 속 결과라 더 눈에 띈다. 무려 7팀이 1승1패, 패배가 없는 두 팀은 대구와 전북 현대 모터즈 뿐이다. 대구는 이날 18분 세징야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라마스가 성공시켰고, 52분엔 정재상이 돌파 후 내준 공을 세징야가 추가골로 연결했다. 69분엔 카이오의 헤더로 3:0까지 앞서갔다. 후반 추가시간 안데르손에게 추격골을 허용했지만 경기는 이대로 끝났다. 포백으로 전환한 박창현 감독의 실험도 일단 성공을 거두는 중이다. 박 감독은 이날 경기 후 "백포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을 엄청나게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대구는 다음달 1일 포항 스틸야
리그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연고 전쟁'에서 FC서울이 한 판을 따냈다.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라운드에서 FC서울이 FC안양에 2:1로 승리했다. 서울과 안양은 연고지로 묶인 악연이다. 도시지역 연고제 실시 이후 1990년 LG 치타스라는 이름으로 서울에 자리를 잡은 FC서울은, 1995년 서울 연고 공동화정책으로 인해 안양으로 연고지를 옮겼다. 이후 2004년, FC서울은 안양 팬들의 대거 반발 속 다시 서울로 연고를 옮겼고 이후 안양은 2013년 FC안양을 시민구단으로 창단, 지난해 첫 승격을 이뤘다. 지난 13일 미디어데이에서 유병훈 안양 감독은 "연고 이전"이라는 표현을, 김기동 서울 감독은 "연고 복귀"라고 말하며 한 차례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이날 늦겨울 추위 속에서도 서울월드컵경기장엔 4만 명이 넘는 관중이 몰려 경기를 지켜봤다. 서울 팬들은 '1983'이라는 카드 섹션으로 원정 팬들을 맞이했다. 전반은 안양의 우세였다. 서울의 공세를 사전 차단하며 탄탄한 수비를 구축한 안양은, 오히려 22분 김정현의 헤더로 서울 골
부활을 선언한 녹색 전차가 시동을 걸었다. 1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1라운드에서 전북 현대 모터스가 김천 상무에 2:1로 승리했다. 전북은 앞서 지난 시즌 심각한 부진을 겪으며 승강 플레이오프를 겪었다. 간신히 승리하며 리그에 잔류하긴 했지만, 한때 '왕조'를 구성했던 리그 최다우승팀엔 걸맞지 않는 결과였다. 김천 상대로도 1무 2패를 기록, 한 차례도 이기지 못했었다. 절치부심한 전북은 거스 포옛 감독을 선임하고, 이탈리아 국가대표 출신 안드레아 콤파뇨를 데려오면서 명예회복을 선언했다. 팬들은 'GO UP' 이라는 카드 섹션과 함께 올 시즌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달아오른 전주성의 분위기에도 선제골은 김천의 몫이었다. 13분 김천 이동경이 오른쪽에서 올려준 낮은 크로슬르 유강현이 문전으로 쇄도, 넘어지면서 밀어넣었다. 이후 스코어를 리드당하게 된 전북은, 압박에도 불구하고 마무리에 어려움을 겪으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반면 김천은 빠른 역습으로 전북 수비진을 위협하며 추가골을 노렸다. 분위기를 바꾼 것은 전북의 주장 박진섭이었다. 박진섭은 전반 종료 직전, 김천 골문 앞 혼전 속에서 강한
다시 축구의 계절이다. '하나은행 K리그1 2025'가 15일 대장정의 막을 올린다. 프로축구 역사상 가장 빠른 개막이다. 겨울 잔설이 아직 남아 있는 계절부터, 다음 첫눈이 내릴 시기(12월 7일)까지 그라운드는 공과 사람, 함성과 이야기로 가득할 전망이다. <풋볼먼데이>가 올 시즌의 관전 포인트를 소개한다. 디펜딩 챔피언 울산, 리그 4연패 ‘왕조 도전’ 울산 HD FC는 지난 시즌 3연패를 달성했다. 염원하던 세 번째 별을 달자마자 파죽지세로 5번째 우승까지 이뤘다. 특히 지난 시즌엔 시즌 중 감독교체 등 여러 악재와, 강원의 거센 추격 등을 뿌리치며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소위 '왕조' 건설에 성공했다. 이번 시즌에도 울산은 강력한 우승후보다. 주포 주민규를 대전으로 떠나보냈지만, 윤종규와 허율 등 '알짜 보강'을 통해 전력을 보강했다. 오히려 스쿼드가 젊어졌다는 평가다. 아시아 무대에선 탈락했지만 울산 김판곤 감독은 지난 6일 미디어데이에서 "더블(리그와 코리아컵 우승)을 해내겠다"라고 출사표를 냈다. 울산의 4연패를 막을 후보로는 FC서울이 첫손에 꼽힌다.
힘든 시간을 보낸 명가 전북 현대 모터즈가 일단 생존에 성공하며 한숨돌렸다.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4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전북은 서울 이랜드를 상대로 2-1로 승리했다. 이랜드 브루노 실바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티아고의 동점골-문선민의 역전골까지 터지며 간신히 K리그1(1부)에 남았다. 지난 1일 1차전 서울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이미 한 차례 1-2로 패했던 서울 이랜드는 다음을 기약했다. 전북은 자타공인 21세기 리그 최강의 팀이다. 최다우승(9회), 5연패(2017~2021) 등 막강한 경기력을 앞세워 왕조를 세웠다. 지난해 기준 선수 연봉도 최고를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리그 제일의 '빅 클럽'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현대가 라이벌 울산 HD 호랑이의 약진과 함께 순차적으로 부진의 늪에 빠졌다. 급기야 이번 시즌엔 정규리그 10위를 기록, 1994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강등 위기에 몰렸다. 위기 속에서 전북은 창단 최초 승격을 노리는 서울 이랜드의 기세를 일단 잠재우고 다음 시즌 부활을 기약했다. 성적 부진으로 사임한 단 페트레스쿠 감독의 후임 김두현 전북 감독은 "팬 여러분의
대구의 투혼이 아산의 집념을 넘어섰다.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대구FC가 충남아산 프로축구단에 승리하며 내년 K리그1에 남게 됐다. 충남아산은 승격 한 발자국 앞에서 다음을 기약했다. 1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대구는 충남아산에 3:1로 승리했다. 치열한 혈투였다. 앞서 지난달 28일, 충남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1차전은 박대훈의 멀티골과 주닝요, 데니손을 앞세운 충남아산이 기선을 제압했다. 대구는 막판 세징야의 맹추격으로 점수차를 좁히며 총력전을 예고했다. '대구의 왕' 세징야는 이날도 전 경기의 기세를 이어갔다. 전반 추가시간, 페널티박스 앞에서 상대 수비수의 실책을 틈타 세징야가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공세를 이어나가던 대구는 83분 플레잉 코치 이용래의 중거리 슈팅을 에드가가 뒤꿈치로 살짝 돌려놓으며 합계 5-4로 역전, 잔류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후반 추가시간 충남아산은 최치원의 슈팅이 대구 에드가의 핸드볼 파울을 유도, 페널티킥(PK)을 얻어냈고, 주닝요가 골키퍼를 속이고 가볍게 성공시키면서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결국 두 팀의 사투는 연장까지 이어졌다. 충남아산은 연장 돌입 직
파란검정의 돛대가 잠시 부러졌다. 수많은 위기에도 절대 가라앉지 않을 것 같았던 인천이 결국 K리그2로 침몰했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10일 열린 2024 하나은행 K리그1 37라운드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는 대전하나시티즌에 1:2로 패했다. 같은시간 전북 현대 모터즈가 대구FC를 꺾으며 인천은 다음 시즌 다이렉트 강등이 확정됐다. 인천의 강등은 조금 더 특별하다. 유일하게 단 한 차례도 2부로 내려간적 없는 시민구단이다. 재정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와중에 늘 위기속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생존왕이다. 이번 시즌 역대급 강등 전쟁에선 그 생존왕조차 살아남는 데 실패했다. 거함 전북까지 내려와 벌어진 난장 속에서도 인천은 마지막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았지만, 지난 라운드가 두고두고 아쉬울 만 하다. 2점차의 11위 전북과의 맞대결이 허무한 무승부로 끝났다. 이날 경기에서도 이른 시간 대전의 마사와 안톤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일찌감치 끌려갔다. 전반 막판 제르소가 한 골을 만회하며 악착같이 따라갔지만 거기까지였다. 인천으로선 신들린듯한 선방을 펼친 대전 골키퍼 이창근이 야속할 만 하다. 경기 뒤 흥분한 대전 응원단의 함성을 뒤로하고 인천 선수
"안양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바보같은 녀석들에게 바친다" 안양의 승격을 이뤄낸 유병훈 감독의 소감이다. 열정적이기로 유명한 안양 팬들에게 보내는 헌사다. 달리 안양의 응원가 구절이기도 하다. FC안양이 창단 11년만에 K리그1 승격에 성공했다. 안양은 지난 2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부천FC와의 K리그2 38라운드에서 득점 없이 무승부를 거뒀다. 안양은 이로써 2부 리그 우승을 확정, 1부리그행 티켓을 획득했다. 안양은 2부에서도 가장 승격이 간절한 팀 중 하나였다. 지난 2013년 창단 이후 창단 11년만의 승격이지만, 안양 팬들이 기다린 시간은 20년이 넘었다. 지난 2004년, 안양LG치타스가 서울로 돌아가면서 한순간에 도시는 축구팀을 잃었다. 이후 안양은 서러움을 딛고, 분노를 열정으로 불사르며 시민구단으로 돌아왔다. 한편, 안양과 자리를 바꿀 K리그1의 다이렉트 강등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2경기가 남은 시점, 10위 대구(40), 11위 전북(38), 12위 인천(36)이 처절한 사투를 벌이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