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세계의 수많은 축구 리그가 휴식기에 들어갑니다. EPL등 유럽 축구 리그들을 제외하면, 12월부터 2월까지는 이른바 '축구의 겨울잠'이 시작됩니다. 이는 단순히 경기가 없는 시간이 아니라, 축구 팬과 구단 모두에게 중요한 시즌 전환기라 할 수 있습니다. 전지훈련과 스토브리그를 통해 다음 시즌의 성공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시기죠. 오늘은 축구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전지훈련과 스토브리그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축구는 야외에서 펼쳐지는 스포츠이기에, 북반구 기준 많은 리그들이 날씨가 비교적 온화한 봄(3월)부터 늦가을(12월)까지 진행됩니다. 이 기간 동안 구단은 치열한 경기 일정을 소화하며 최고의 성적을 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리고 시즌이 끝나면 각 구단은 전력 보강과 팀 재정비를 위해 분주해집니다. 선수의 이적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스토브리그는 바로 이 시기에 열기를 더하며 팬들의 관심을 끌지요. 동시에 팀은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합니다. 체력을 회복하고 전술을 다듬기 위해 필수적인 단계가 바로 전지훈련입니다. 특히 K리그는 몇몇 구단을 제외하고 국내외를 오가며 훈련 장소를 정합니다. 따뜻한 기후를 가진 동남아나 제주도와 같은 지역에
2025년 1월도 어느덧 중순에 접어들었습니다.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곳곳에서 꽃다발로 물든 졸업식이 열리고 있습니다. 졸업은 한 시대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상징적인 순간입니다. 선수들에게도 그러한 '졸업'이 있습니다. 바로, 그라운드를 떠나는 은퇴라는 과정이죠. 오늘은 2025년 1월 14일, 그라운드를 졸업하는 한 선수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주장 구자철 선수의 이야기입니다. 여러분은 구자철 선수를 생각할 때 어떤 장면이 떠오르시나요. 2011년 아시안컵에서 5골 3도움을 기록하며 득점왕에 오른 그의 모습일까요. 아니면 독일 분데스리가의 볼프스부르크, 마인츠, 아우크스부르크를 거치며 9년간 활약했던 기억일까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주장을 맡아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쐐기골을 터뜨리던 순간이 떠오를지도 모릅니다. 2019년 아시안컵을 끝으로 국가대표 경력을 마무리한 모습, 혹은 2022년 제주유나이티드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키며 해외 생활을 마무리한 그의 귀환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요. 각자의 기억 속에서 구자철 선수는 다양한 모습으로 남아 있을 겁니다. 제가 본 구자철 선수의 최대
한 해의 마지막 날입니다. 몇 시간 남지 않았네요. 똑같은 하루라도 일 년이 지나는 것처럼 느껴지는 오늘입니다. 내일부터는 걱정, 미움, 염려, 시기, 질투는 버리고 기쁨과 사랑이 넘쳐났으면 좋겠습니다. 2024년도 '김승현의 코너플래그'를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2025년에 다시 뵙겠습니다. 오늘은 고요히 보내봅니다. 새로운 첫날을 고요히 맞이해봅니다. <나의 마지막 날이 우리의 첫날이었다> 김승현 가끔은 고요한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 오늘은 당신의 날이네 생각은 하되 외로워하진 않았으면 좋겠어 괴로워하진 않았으면 좋겠어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시가 적힌 종이 한 장에 빈 공간이 많아 보여도 많은 감정과 사고로 채워져있는 걸 느낄 수 있어 오늘은 당신의 시로, 당신의 감정으로 가득 차길 바래 남들에겐 흔한 말과 특별한 생각 내가 바라보는 당신에겐 흔한 생각 특별한 말 당신에게 보내고 싶어요 사랑해요
오늘은 크리스마스이브입니다. 크리스마스는 연말의 휴일을 넘어 우리에게 평화와 사랑, 그리고 함께하는 기쁨의 의미를 상기시키는 날입니다. 거리 곳곳에는 캐럴이 울려 퍼지고, 초록과 빨강, 형형색색의 트리가 우리 몸과 마음을 따스하게 채웁니다. 크리스마스는 종교적 경계를 넘어 전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축제입니다. 이날은 인류애를 실천하고,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이들이 한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바로 그 인류애를 생생하게 증명한 사건이 1914년 12월 24일,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크리스마스 이브에 벌어졌습니다. 오늘은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를 뛰어넘는, 전쟁터에서 축구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당시 벨기에 전선의 영국 육군 런던 소총병 여단 장병들과 독일 작센 왕국군 2군단 104, 106연대 장병들의 이야기 입니다 . 그날은 전쟁 한가운데의 날이었습니다. 참호에 몸을 숨긴 영국과 독일 병사들은 총성과 긴장 속에서 서로를 대치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라는 특별한 날이 다가오자, 독일 병사들이 먼저 참호에서 크리스마스 캐럴을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이 캐럴은 곧 영국 병사들에게도 전달되었고, 그들은 노래로 화답하며 참호를 떠나 중간
축구라는 스포츠는 그 자체로 작은 사회입니다. 경기장에는 뛰는 선수들뿐만 아니라 코치, 의료진, 스카우트, 심지어 물리치료사까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갑니다. 각각의 역할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만 성과를 낼 수 있는 이 시스템에서, 모든 것을 조율하고 통합하는 리더십은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오늘은 바로 이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리더십(leadership)’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자연스레 군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강한 매력인 ‘카리스마’가 함께 연상됩니다. 하지만 진정한 리더십은 단순한 카리스마를 넘어 더 깊은 요건을 포함합니다. 첫 번째는 품위와 자존감입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이를 대표적으로 보여준 인물입니다. 데이비드 베컴의 헤어스타일을 지적하며 팀 전체의 규율을 세운 일화는 유명합니다. 때로는 독선적이라는 비판도 받았지만, 그의 품위와 권위는 스타 선수들이 그를 따르게 만들었습니다. 두 번째는 배려심입니다. 축구는 11명이 뛰는 경기이지만, 모든 선수가 그라운드에 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주전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때 리더의 배려가 빛을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 되었습니다. 축구 팬들에게는 이맘때가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죠. 2024 K리그도 승강 플레이오프 단 한 경기를 남겨두며 대단원의 막을 내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마무리의 종착역이라 할 수 있는 가장 상징적인 이벤트는 역시 시상식입니다. 지난 11월 26일, ‘하나은행 K리그 2024 대상’ 시상식이 개최되었습니다. 축구장을 누비며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자신의 노고와 열정을 인정받는 자리였죠. 수상의 의미와 상징 시상식은 선수와 구단에게 한 해를 돌아보고 성과를 기념하는 자리이며, 팬들에게는 응원하던 선수가 빛나는 순간을 지켜보는 감동의 무대입니다. 무엇보다 팬들의 존재는 이 모든 과정을 지탱하는 원동력입니다. 또한 다음 해를 기대하게 하는 희망의 자리이기도 합니다. 수상의 기쁨은 누구에게나 특별합니다. 내가 응원하는 선수가 수상을 했다면 마치 팬 본인이 수상한 것처럼 더할 나위 없이 기쁘고 감동스러울 거라 생각합니다. 글의 뒤에서 소개할 수상자들의 이름 중에 아는 이름이 있으신가요. 훨씬 더 반갑게 느껴지실 수 있습니다. 선수들은 팬들의 질책에 흔들리기도 하고, 용기를 얻어 다시 도약하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 왔습니다. 한 해의 뒷자락을 맞이하며 우리는 성숙의 계절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우리는 축구와 함께 많은 이야기를 쌓아왔습니다. 선수들도, 팬들도 1월부터 시작된 경기와 훈련의 시간들이 이제 막바지에 다다랐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선수들 중에서도 경력이 많은, 이른바 ‘베테랑’ 선수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축구계에서 흔히 33세에서 36세 이상의 선수들을 ‘베테랑’이라 부릅니다. 일반적으로 30대 후반에 은퇴하는 축구 선수들의 나이를 고려하면, 현역 선수로서의 나이로는 할아버지 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처음 축구화를 신고 그라운드에 섰을 때, 수많은 동료와 함께 뛰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이제는 그들 중 많은 이들이 그라운드를 떠났고, 남은 몇몇만이 여전히 현역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베테랑이라는 이름에는 단순히 나이를 의미하는 것 외에도 여러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우선, 오랜 시간을 축구에 바친 그들의 ‘헌신’이 있습니다. 그리고 축적된 ‘경험’이 그들의 관록을 더욱 빛나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
추석이 돌아왔습니다. 모두들 집에 가고 계시나요. 아직 도착하지 못하셨더라도 이미 마음은 고향에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영어로 ‘집’은 home(홈)과 house(하우스) 두 가지로 표기할 수 있습니다. 전자는 ‘가정’이라는 의미에 가깝고, 후자는 ‘건축’의 의미에 가깝습니다. 국내에서의 경기를 단순히 건축물(house)에서의 경기가 아닌 ‘Home’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이유가 있겠지요. 오늘은 한가위 특집으로 홈 어드벤티지에 대해 얘기해 봅니다. 홈경기의 이점은 ‘익숙함’이라는 단어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홈이라는 공간은 선수들에게 친숙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예선전이 홈 앤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되는 월드컵에서도 홈경기의 중요성은 크죠. 홈경기에서의 이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정서적 이점입니다. 홈에서는 선수 본인과 비슷한 모습과 언어를 사용하고, 선수와 동일한 유니폼을 입은 다수의 팬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강렬한 응원은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두 번째는 환경적 이점입니다. 경기장의 잔디 상태, 시설, 기후 조건 등 여러
지난 9월 6일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과의 월드컵 3차 예선 경기에서 86분 54초, 강력한 손흥민 선수의 슛이 골대를 강타했습니다. 허무한 표정의 선수 얼굴과 탄식으로 가득 찬 관중들의 함성이 울려 퍼졌습니다. 높이 2.44mm, 폭 7.32m, 지름 12cm, 원형의 크로스 바. 목표의 경계선. 오늘은 흔히 '골대'라고 부르는 골포스트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손흥민 선수의 아까웠던 슛처럼, 축구에서 가장 극적이고 다이나믹한 순간은 공이 골포스트에 맞고 튕겨 나가거나 골라인 안으로 들어가는 때일지도 모릅니다. 크로스 바를 맞고 들어가지 않는 상황이 오히려 공격하는 선수들에게 도전 의식을 더욱 불러일으켜 경기의 흐름을 바꾸기도 합니다. 희망과 절망, 성공과 실패의 갈림으로 바뀌는 찰나. 이 순간 선수와 팬들의 감정을 요동치게 만듭니다. 공격수들의 입장에서 보면, 골이 들어갈 높은 확률의 지점은 골키퍼와 가장 거리가 먼 골포스트 지점입니다. 일명 '야신 존'이라 부르는 골에어리어 상단 구석이 그곳입니다. 훈련이 끝날 즈음 선수들이 주로 하는 놀이 중 하나가 골포스트 맞추기입니다. 재미 요소를 넘어서 축구 선수들의 골에 대한 본
오늘은 스포츠와 관련된 조금은 무거운 주제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지난 7월 26일 시작된 파리 올림픽이 8월 11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올림픽은 평화와 화해와 인류애를 표방하는 스포츠 축제입니다. 이 대회는 순수한 스포츠 정신을 강조하며, 전 세계가 하나 되어 경쟁하면서도 서로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다른 측면으로 ‘존중을 바탕으로 한 대리전쟁’이라는 역설적인 표현으로 설명될 수도 있습니다. 국가 간 더비전이 흥미와 몰입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겠지요. 올림픽 헌장은 ‘어떠한 종류의 시위나 정치 종교 인종적 선전을 할 수 없다’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극도의 순수성과 보편적 인류애를 바탕으로 올림픽을 정치와 이념의 장으로 만들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49개국이 참가한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이 나치를 선전하는 장으로 활용되었던 과거를 떠올려본다면 이러한 규정의 필요성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 대회마다 이 규정과 관련된 이슈가 종종 발생합니다. 이번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브레이킹’ 종목에